땅집고

"뉴타운 덕에 흑(黑)석동이 금(金)석동 됐죠"

뉴스 이윤정 기자
입력 2017.09.25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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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품 리포트-동작구 흑석동] ②서울 재개발 대장주 '흑석뉴타운'

서울시 동작구 흑석동 일대. 재개발을 마치고 입주한 신축아파트와 재개발을 앞둔 단독·다가구주택이 뒤엉켜있다. /이윤정 기자


서울시 동작구 흑석뉴타운은 서울에서 추진 중인 뉴타운 중에서도 '대장주'로 꼽힌다. 한강변에 있는데다 강남과 여의도가 가까워 출퇴근 여건이 좋다. 최근엔 재개발 사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몸값이 뛰고 있다. 정비사업을 마치고 분양에 나선 아파트 단지의 입주권은 1년 만에 최초 분양가보다 2억원 가까이 웃돈이 붙었다. 낙후된 환경 탓에 저평받됐던 '흑석(黑石)'동이 재뉴타운 사업으로 '금석(金石)'동 됐다는 얘기는 주민들 사이에도 이미 흔한 얘기다.

흑석뉴타운은 2005년 서울시 3차 뉴타운 사업지구 선정 때 막차탄 곳이다. 당시 서울시는 ▲성북구 장위동 ▲노원구 상계동 ▲은평구 수색·증산동 ▲서대문구 북아현동 ▲영등포구 신길동 등 7곳을 3차 뉴타운으로 먼저 지정했다가 이후 금천구 시흥동과 흑석동을 추가했다. 이전부터 지하철 9호선 개통과 한강 조망권으로 주목받았지만 뉴타운 선정으로 단숨에 투자 유망지로 떠오른 것이다.

흑석뉴타운은 총 11개 구역이다. 4·5·6구역은 각각 흑석한강푸르지오, 흑석한강센트레빌1차와 2차아파트로 개발돼 2012년까지 입주를 마쳤다.

■속도 빠른 3구역…사업성 좋은 9구역

흑석3구역은 흑석동 뉴타운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남쪽 서달산과 맞닿아 지대가 높은 편이다. /이윤정 기자


현재 정비구역 중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3구역. 지난달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이주를 앞두고 있다. 이주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했던 주택담보대출비율(LTV)도 투기과열지구 지정 이전인 60%를 그대로 적용받게 돼 사업 진행에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3구역은 흑석뉴타운 내에서도 가장 규모가 크다. 흑석동 남쪽 서달산과 맞닿은 비교적 고지대다. 지하철 9호선 흑석역이 좀 멀지만 조망권이 좋다는 것은 장점이다. 시공사는 GS건설로 최고 20층 26개동에 1772가구로 재탄생한다.

흑석9구역. 규모는 3구역보다 작지만 지하철 9호선과 가깝고 지대가 낮아 입지가 좋다. /이윤정 기자


9구역은 최근 사업시행인가를 위한 주민공람까지 마쳤다. 조합 관계자는 "11월은 돼야 사업시행인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최고 25층 21개동에 1536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흑석동 일대 부동산 공인중개사들은 “사업성은 3구역보다 9구역이 낫다”고 입을 모은다. 3구역은 조합원이 1060여명에 달해 일반분양 물량이 적다. 9구역은 조합원이 3구역의 절반 수준인 750여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입지도 차이난다. 흑석동 H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9구역은 걸어서 지하철 9호선을 이용할 수 있지만, 3구역은 마을버스를 갈아타고 가야 한다"며 "흑석동은 지대가 낮고 지하철역이 가까울수록 아파트 가격이 올라간다"고 했다.

11구역은 아직 초기 단계다. 지난 6월 한국토지신탁을 사업대행사로 선정해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재개발을 신탁 방식으로 진행하는 곳은 흑석11구역이 처음이다. 동작구청으로부터 사업진행자 지정 고시를 받고 2022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웃돈 치솟은 7·8구역…8·2대책으로 거래 급감

흑석8구역에 짓고 있는 '롯데캐슬 에듀포레' 아파트. /이윤정 기자


흑석뉴타운7·8구역은 이미 분양을 마쳤는데 분양권에 상당한 웃돈이 붙어서 거래된다. 이렇게 프리미엄이 '억' 소리 날 정도로 뛰어나다보니, 나머지 지역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7구역은 지난해 '흑석뉴타운 아크로 리버하임'(1073가구)으로 분양했다. 당시 84㎡ 분양가는 6억6690만원~8억4900만원이었다. 현재 이 아파트 84㎡ 입주권은 지난달 10억3500만원(12층)에 실거래 신고됐다. 1년만에 2억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작년 비슷한 시기에 롯데건설이 분양한 8구역 '흑석뉴타운 롯데캐슬 에듀포레'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달에 84㎡ 분양권의 실거래가격은 8억9477만원(6층)이었다. 분양가(6억6100만원~7억2600만원)와 비교하면 2억원 이상 웃돈이 붙은 것이다.

그러나 8·2부동산 대책 이후로는 7·8구역 거래가 뚝 끊겼다. 흑석동 N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8·2대책 이전엔 매도자가 부르는 가격에 매수자가 따라붙는 형국이었지만, 지금은 정반대"라며 "매도자와 매수자간 눈치싸움이 치열하다"고 했다. 실제로 두 단지에서는 올 7월에만 총 12건의 분양·입주권이 매매됐는데 8월엔 3분의 1 수준인 4건으로 줄었다.

3·9구역 역시 문의는 꾸준하지만 실거래는 활발하지 않다. 8·2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 내 재개발 사업장은 입주권 전매 거래 제한 규제를 적용받지만, 3·9구역과 같이 법 개정 이전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한 구역은 규제에서 자유롭다. 흑석동 K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9구역은 아직 거래가 많지 않지만, 사업시행인가만 나면 늘어날 것"이라며 "3구역은 9구역보다 사업성이 낮아 거래가 잘 안된다"고 했다.

■상가 많은 1·2구역은 사업 난항

흑석2구역과 3구역의 조합 현수막이 걸려있는 흑석동 일대 한 건물. 왼쪽엔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은 3구역의 관리처분인가 축하 내용이, 오른쪽엔 구역 지정 해제 절차를 밟고 있는 2구역의 사업 추진 촉구 내용이 걸려있다. /이윤정 기자


1·2구역은 난항을 겪고 있다. 이 구역들은 지하철 9호선 흑석역 바로 앞이어서 입지 조건은 가장 좋다. 하지만 상당수가 음식점 등 상가여서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다. 1구역은 조합설립추진위원회마저 와해됐고, 2구역은 현재 정비구역 해제 절차를 밟고 있다.

흑석동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인근 중앙대 학생들을 비롯해 유동인구가 많아 상가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며 "1·2구역은 상가 조합원들의 반대가 심해 앞으로도 재개발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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