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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장동 집값, 오를까 말까' 시장서도 헷갈린다

    입력 : 2017.09.03 06:50

    [발품 리포트-성동구 마장동] ② “오를까, 아닐까” 헷갈리는 집값

    서울시 성동구 마장동은 시장에서도 미래 가치에 대한 판단이 엇갈리는 지역이다. 먼저 인근 옥수동, 응봉동, 금호동 등의 집값이 상승하면서 이 여파가 왕십리를 비롯한 마장동까지 북상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마장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마장동은 지금 투자하면 초반에는 수익을 내기 어려워도 워낙 저평가된 상태에서 들어가는 것이어서 장기적으로는 가치 상승을 예상해 볼만하다"고 했다.

    반면 '마장동은 결국 마장동'이라는 부정론도 있다. 재건축·재개발 같은 호재가 있다고 해도 사업 추진 속도가 굉장히 더딘 데다, 축산물시장 등 지역 개발의 장애 요인이 있어 큰 수익을 거두긴 어렵다는 것이다.

    땅집고 취재팀이 현장을 둘러본 결과, 수십년간 재개발 논의만 이어가다 최근 주민들이 직접 정비구역 해제를 신청한 곳이 있는가 하면, 주민 80%의 높은 동의율로 재건축 추진에 탄력을 받은 아파트도 있었다.

    ■마장2구역, 주민들이 사업 포기 신청
    최근 주민들이 정비구역 해제를 신청한 마장제2구역. /김리영 인턴기자

    지하철 마장역 4번 출구로 나와 바로 앞 골목으로 30m 정도 걸어가면 낡은 주택과 상가가 빽빽하게 뒤엉킨 골목길이 눈에 들어온다. 건물 간판은 페인트칠이 벗겨지고 빛이 바랬고 수십년 전에 올린 듯한 슬레이트 지붕이 곳곳에 보인다. 이곳은 마장동 793-1 일대 마장2구역 주택재개발정비구역이다.

    당장이라도 개발이 필요해 보이는 마장2구역의 재개발은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1990년대부터 재개발 논의가 진행돼 2005년 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출범했지만 토지 관련 분쟁 때문에 2013년에야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마장2구역을 둘러싼 소송은 수십 건에 달하고,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상당수의 토지가 주인을 여러명 둔 '공유지'라는 점도 주민 의견 수렴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게다가 추진위와 주민간 갈등이 깊어져 결국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정비구역 지정 해제를 신청한 상태다. 성동구청 담당자는 "재개발에 찬성하는 주민이 50% 이하일 경우 정비구역 해제가 가능하다"며 "해제 신청은 조합원의 3분의 1 이상이 동의하면 낼 수 있는데, 이번엔 주민의 44%가 구역 해제에 동의했다"고 했다. 성동구는 서울시 자문을 거쳐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밟고 있다.

    ■“한전 부지 이전? 개발 그림 안나와 好材 안돼”

    지하철 마장역 인근 한국전력 물류센터 입구. /김리영 인턴기자

    마장역 일대 개발을 가로막았던 한국전력 마장물류센터 이전 소식도 지역엔 큰 호재가 되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국전력 마장물류센터는 2018년 1월까지 김포산업단지로 이전한다. 부지 매입, 설계 등을 감안하면 2020년이 돼야 완전히 짐을 뺄 것으로 보인다.

    성동구청은 한전 부지를 포함한 마장역 일대를 마장동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해 개발할 계획이지만 아직 세부 계획이 나오지 않아 주민 관심은 많이 떨어졌다. 집값도 약세다.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한전 부지 바로 옆 삼성아파트 84㎡는 지난 7월 5억4800만원(6층)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2월 5억2000만원(10층)과 비교하면 2700만원 오른 것. 하지만 마장동 금호어울림 84㎡가 지난 5월 6억2750만원(8층)~6억9000만원(12층)대에서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최대 2억원 싸다. 인근 대성유니드 84㎡의 경우 지난 3월 5억원(6층)이 마지막 거래였는데, 지난 1월 5억500만원(6층)고 비교하면 하락한 것이다.

    마장역 인근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한전 부지가 이전은 예전부터 나왔던 얘기여서 큰 영향이 없다"며 "구체적인 개발 윤곽이 드러나야 주변 아파트값도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호재 겹친 마장세림·금호어울림은 강세

    최근 재건축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마장세림아파트. /김리영 인턴기자

    마장동 일대 아파트값은 전체적으로 보합세지만 최근 강세를 보이는 곳도 있다. 바로 1986년 입주한 811가구 규모의 마장세림아파트다. 마장세림아파트는 2000년대 후반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다 실패한 바 있지만, 현재 주민 80% 동의 하에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아파트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 측은 이달 안으로 성동구청에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할 예정이다.

    마장세림아파트은 재건축 추진에 힘입어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이 아파트 84㎡의 경우 2014년 4월 처음 4억원을 돌파했는데, 이후 3억원대 후반~4억원 초반 등락을 반복하며 보합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4억원 후반대에서 거래되기 시작하더니, 올해 5월엔 5억1000만원(11층)에 거래되며 약 3년만에 앞자리를 갈아치웠다. 지난 7월엔 5억2000만원(3층)에 거래됐다.

    지하철 4개 노선이 지나는 왕십리 민자역사. /김리영 인턴기자

    마장금호어울림아파트 역시 가치가 오르고 있다. 이 아파트는 5호선 마장역, 2·5호선과 경의중앙·분당선 환승역인 왕십리역이 각각 도보 6분 정도 거리에 있어 마장동에서 최고의 입지로 꼽혔다.

    마장금호어울림아파트는 367가구의 소규모 단지인데도 84㎡가 지난 5월 6억9000만원(12층)에 팔리면서 마장동의 최고가 아파트로 올라섰다. 이 가격은 지난해 4월 5억9500만원(21층), 6억3800만원(15층) 등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최대 1억원 오른 것이다. 이 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84㎡ 호가는 7억원을 넘었고,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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