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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가는 방배동…점점 뜨거워지는 재건축

뉴스 김리영 인턴기자
입력 2017.09.19 06:31 수정 2017.09.1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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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품 리포트-서초구 방배동] ②나이드는 방배동…점점 뜨거워지는 재건축

서울 서초구 방배동을 하늘에서 본 모습. /네이버 항공뷰 캡쳐


서울 서초구 방배동은 동광지구의 값비싼 단독주택들과 몇몇 대형 건설사가 지은 아파트를 제외하면 대부분 낡고 오래된 단독주택이나 빌라가 밀집해 있다. 서울 강남에 상업시설과 빌딩이 대거 들어설 무렵 방배동은 상가나 업무시설이 아닌 주택 중심으로 개발됐다.

방배동은 유흥시설이 많지 않고 주거 환경이 좋기로 소문나 있다. 방배동의 한 주민은 “한번 이사오면 쾌적하고 살기 좋아 오래 눌러앉아 사는 경우가 많다”면서 “서울 한복판이지만 이웃이 누군지 다 알고, 시골스런 정서가 느껴질 정도”라고 했다.

실제 방배동은 매봉재산과 서리풀공원 등 녹지로 둘러싸여 있다. 교통도 편리하다. 2·4·7호선 등 지하철 노선만 3개가 지난다. 학군도 좋아 자녀 교육열이 높은 맹모(孟母)들에게도 인기다.

하지만 1970년대 말 이후 개발이 본격화됐던 방배동은 점점 늙어가면서 주택가의 노후화가 빨라지고 있다. 특히 방배동은 아파트가 거의 없고, 단독·다가구주택이나 저층 빌라(다세대주택)가 밀집해 있다. 이 주택들은 대부분 주차공간이 크게 부족하고 도로 역시 차 2대가 교차하기 힘든 곳이 많다.

하지만 재건축 사업 추진 속도가 더딘 편이다. 노후 주택 재건축만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방배동의 주거 환경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속속 추진되는 재건축 사업

방배동에서도 지은 지 30년 넘은 아파트의 재건축이 속속 추진되고 있다. 방배경남(1980년 6월 입주)과 삼익(1981년 12월 입주), 삼호 1·2·3 차(1975~76년 입주) 아파트가 대표적이다.

방배경남은 지난해 GS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고 최근 관리처분총회를 마쳐 연내 주민 이주가 시작된다. 지상 최고 20층 752가구 가운데 210가구를 내년 7~8월쯤 일반분양할 계획이다. 방배삼익은 지난 5월 재건축정비계획변경안이 통과돼 사업 추진이 본격화되고 있다. 최고 28층 698가구를 새로 짓는다. 방배삼호는 한국토지신탁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해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방배동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방배동에는 아파트가 많지 않다”면서 “아파트 재건축만으로는 방배동 전체 주택 노후화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방배동 주요 재건축. /서울시 제공


서울시에 따르면 아파트를 제외하고 현재 방배동 일대에는 15개의 주택재건축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이 가운데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5구역과 13구역이다.

두 곳 모두 방배동에서 가장 낙후된 동네로 평가된다. 방배13구역에 사는 한 주민은 “재건축이 결정돼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여기는 언덕 경사가 가파르고 길도 비좁아 대형차가 진입할 수 없다. 화재가 나면 정말 위험하다”고 했다.

방배5구역은 방배2동 946-8 일대 17만6496㎡ 크기로 서초대로 인근 주택가다. 서리풀터널이 개통되면 최대 수혜지로 꼽힌다. 오래된 단독주택과 빌라가 빽빽하게 모여 있는 이곳은 현재 재건축 관리처분인가를 받았다. 앞으로 2557가구 규모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초구 방배5구역. /김리영 인턴기자


하지만 올 초부터 시공사 변경으로 다소 마찰이 있었다. 조합원들이 사업자와 사업 진행 방식 등 의견 불일치를 보인 끝에 시공사를 변경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방배5구역 재정비 조합은 지난 3월 GS건설·포스코건설·롯데건설과 맺은 시공 계약을 해지했다. 시공사가 조합운영비 등을 계획대로 대여해주지 않고, 사업비에 대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지급 보증을 거부했다는 이유에서다. 시공사 측은 현재 5구역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방배5구역은 지난 6일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다시 뽑았다.

방배13구역은 방배동 541-2 일대로 지난 2일 조합원 총회에서 GS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현재 단독·다가구주택을 보유한 조합원 1600명으로 이뤄졌다. 재건축을 통해 2543가구의 대단지 아파트가 탈바꿈한다.

방배13구역은 5구역보다 더 달동네로 꼽힌다. 5구역보다 사업단계는 늦지만 진행 속도는 더 빠르다. 2016년 4월 조합이 설립되고 이달에 시공사가 결정되기까지 단 17개월 걸렸다. 이는 일반 재건축 진행 속도를 감안해도 상당히 빠른 것이다.

방배13구역은 서초구에서도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꼽힌다. /김리영 인턴기자


내년에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부활하고 여러 규제를 고려할 때 속도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방배13구역 성흥구 조합장은 “이번 8·2 대책으로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돼 조합원들이 다소 타격을 받았다”면서 “지금까지 순조롭게 진행한 만큼 연내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하기 위해 더 속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했다.

방배6구역은 지난 7월 대림산업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방배동의 B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8·2 대책은 방배동 재건축 진행 속도를 좌우하는 요인이 됐다. 5구역과 13구역은 방배동에서 사업성이 가장 높은 곳이지만 규제를 피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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