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품 리포트- 마곡지구] ①아파트·기업 속속 입주…공정률도 80% 넘겨
LG그룹의 국내 최대 융복합 연구단지 'LG사이언스파크' 입주를 두 달여 앞두고 땅집고 (realty.chosun.com) 취재팀이 지난 1일 찾은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는 곳곳에서 공사로 분주했다. 대형 타워크레인이 군데군데 우뚝 서 있고, 레미콘과 덤프트럭이 바쁘게 오갔다.
마곡지구는 강서구 마곡·가양동 일대 336만㎡를 미래지식산업단지(R&D)와 국제업무단지로 조성하는 사업. 아파트 등 주택 1만여가구도 짓는다.
사업시행자인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 따르면 2009년 첫삽을 뜬 마곡지구 전체 공정률은 81%다. 도로·택지조성 등 기반시설 공사는 공정률 98%로 거의 완성됐다. 토지 매각도 순조롭다. 연구소 등이 들어서는 산업시설용지는 전체 73만여㎡ 중 70% 정도 팔렸다. 상업용지는 100% 매각이 끝났다. 업무용지는 30만여㎡ 중 65%가 주인을 찾았다.
■아파트 대부분 입주…낮에도 한산한 거리
지하철 5호선 마곡역 1·2번 출구 방향으로 나오니 마곡지구가 한눈에 들어왔다. 왼편으로 아파트 단지가 보였다. 총 16개 단지(1만2000여가구) 가운데 14개 단지가 입주를 마쳤다. 9단지, 10-2단지 등 2개 단지가 입주하지 않았다. 9단지는 올 초 착공했지만 공공분양 아파트로 후분양제를 도입해 내년쯤 분양한다. 10-2단지는 군부대 이전 문제로 아직 미착공 상태다. 오는 2018년 부대 이전 이후 착공할 것으로 보인다.
눈길을 오른편으로 돌리면 연구소 등 산업단지가 보인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곳은 LG사이언스파크. 흰색 외관의 LG전자 연구소 4개동이 오는 10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골조 공사는 끝났고 내부 공사에 한창이었다. LG사이언스파크는 축구장 24개 크기인 17만여㎡ 부지로 국내에서 단일 연구개발(R&D)단지 중 가장 크다. LG전자를 시작으로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10개 LG 계열사의 연구소 18개동이 차례로 들어선다.
마곡지구에 현재 입주한 기업은 롯데와 대한해운 등 14곳. 연구소 인근 거리는 점심시간에도 인적이 드물었다. 주변 1층 상가도 빈곳이 많았다. 앞으로 기업들이 추가로 들어와야 유동인구가 늘어날 전망이다. 코오롱(코오롱 미래기술원), 넥센타이어(넥센 중앙연구소) 등이 100여개 기업이 추가로 들어선다.
마곡역 1·2번 출구에서 한강 방향으로 마곡중앙로를 따라 걸으면 50만3000㎡ 규모 서울식물원(보타닉공원) 공사 현장이 나타난다. 2015년 11월 착공해 이달 기준으로 공정률 60%를 보이고 있다. 내년 5월 완공 예정이다.
■최고 알짜 특별계획구역, 누가 가져갈까
현재 마곡지구의 최대 관심사는 특별계획구역. 마곡역 1·2번 출구 기준으로 왼편 아파트 단지와 오른편 연구소 사이에 있다. 마곡에서도 최고 알짜로 꼽힌다. 3개 블록에 부지 면적은 8만2724㎡로 마이스(MICE) 시설과 5성급 호텔, 면세점 등을 갖춘 랜드마크로 개발될 예정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 땅을 누가 가져가서 어떻게 개발하느냐에 따라 마곡지구의 향후 가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특별계획구역은 매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황량하게 방치돼 있다. 이유는 고도제한 탓이다. 마곡지구는 김포공항과 가까워 건축물 높이가 57.86m로 제한된다. SH공사는 현재 기준의 두 배인 119m까지 높이 제한을 풀어 초고층 건물을 세우겠다는 의도다. 고도 제한이 풀리면 사업성이 높아져 매각가격도 오를 수 있다.
일단 2015년 5월 항공법이 개정되면서 고도 제한을 완화할 법적 근거는 생겼지만 아직 구체적인 기준과 방법이 나오지 않았다. 국토부는 이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용역을 진행 중이다.
국토부 용역이 끝나고 국내 기준이 마련돼도 공항 주변 고도 제한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규정도 준수해야 하기 때문에 또 하나의 산을 넘어야 한다.
이로 인해 애초 6월쯤 나올 것으로 전망된 SH공사의 특별계획구역 매각 공모지침도 지연되고 있다. SH공사 관계자는 “이르면 10월에 나올 것”이라고 했다. SH공사는 현재 고도 제한 조건으로 우선 매각한 뒤 추후 규제가 완화되면 사업자의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조건을 내세울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SH공사는 “아직 완성된 공모지침은 없다”면서 “추후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안을 포함해 공모지침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