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부동산 플랫폼 땅집고(realty.chosun.com)가 투명한 부동산 거래 문화 정착을 위해 국내 최초로 ‘진짜 집값’ 뉴스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매일 올라오는 최신 실거래가 정보를 바탕으로 단순 호가(呼價)가 아닌 아파트의 진짜 집값을 알려드립니다.
[발품 리포트-송파구 송파동] ③ “노선은 많은데 지하철역이 너무 멀어요”
서울시 송파구 송파동은 서울에서도 ‘살기 좋은 동네’ 중 하나로 꼽힌다. 송파동 북쪽으로는 국내 최고층(123층) 건물인 롯데월드타워를 비롯해 롯데월드몰·롯데백화점·롯데마트 등 ‘롯데타운’이 있다. 송파구청은 물론 석촌호수도 바로 옆이다. 송파동 남쪽에서도 이곳까지 차로 10여분이면 닿는다. 송파동 일대 아파트들은 단지 규모가 크다 보니 웬만한 장보기도 동네 마트에서 가능하다.
아파트가 평지에 있다는 점도 송파동의 장점이다. 가락삼익맨숀과 송파삼성래미안아파트 사잇길에 약간의 경사가 있지만 걸어다니는데 큰 무리가 없다. 오래된 동네여서 가로수도 크고 울창해 산책하기에도 좋다. 송파대로·양재대로 등 넓고 일직선으로 뻗은 도로가 송파동을 감싸고 있어 차량 이용도 수월하다.
그러나 이렇게 살기 좋은 송파동에도 치명적 단점이 있다. 바로 역세권 아파트가 없다는 것. 송파동 주변에는 지하철 2·8호선 잠실역, 3·5호선 오금역, 5호선 방이역, 8호선 송파역·석촌역 등 지하철 노선만 4개가 지난다. 문제는 아파트 단지에서 대부분 10분 이상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통상 지하철역까지 반경 500m 이내,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해야 역세권 아파트라고 부른다.
■“지하철 4개 노선 지나도 역세권 아파트는 없어”
조선일보 땅집고 취재팀 최근 송파동 곳곳을 직접 걸어다니면서 아파트 단지에서 지하철역까지 거리를 측정했다. 그 결과, 송파동의 아파트 가운데 가까운 지하철역까지 도보로 10분 이내에 닿을 수 있는 단지는 없었다.
먼저 오금역에서 가장 가까운 아파트는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인 가락삼익맨숀이다. 오금역 6번 출구에서 나와 방이육교를 건너면 가락삼익맨숀이 나온다. 지도에서 보면 가까워 보인다. 그러나 막상 걸어보면 성인 걸음으로 가락삼익맨숀 216동까지 10분 정도 걸렸다. 송파미성맨션과 송파삼성래미안, 래미안송파파인탑은 이보다 2~5분씩 더 소요됐다.
송파한양1·2차도 마찬가지다. 8호선 송파역 1번 출구를 나와 송파대로를 따라 북쪽으로 걷다보면 가락로가 나오는데, 이 가락로 동쪽에 송한양파1·2차가 마주보고 있다. 송파한양2차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28동까지는 걸어서 13분 걸렸다. 송파한양1차에서 가장 외곽인 7동까지는 11분 걸렸다.
석촌호수변을 따라 고급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서 있는데, 이곳도 역세권은 아니었다. 그나마 지하철역에서 가장 가까운 잠실아르누보팰리스의 경우 석촌역까지 도보 8분, 잠실역까지 도보 12분 걸린다. 경남레이크파크, 여흥레이크빌, 현대레이크빌 등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소요시간은 더욱 길어진다.
■9호선 연장 개통돼도 역세권 단지 거의 없어
송파동에는 내년 3월이면 9호선 연장 구간도 개통된다. 8호선 석촌역이 9호선 환승역으로 바뀐다. 백제고분로와 오금로 교차 지점에 방이사거리역이 신설된다. 그러나 9호선 역세권 아파트 타이틀을 얻게 될 아파트는 소수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9호선이 들어서는 곳은 송파동 북쪽이지만 아파트는 대부분 송파동 남쪽에 몰려있는 탓이다. 가장 가까운 곳은 송파한진로즈힐레이크로 방이사거리역까지 도보 5분 거리여서 역세권 아파트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 아파트는75가구 규모의 ‘나홀로’ 단지다. 주상복합 아파트인 잠실대우레이크월드는 도보 6분, 현대레이크빌은 도보 8분 소요돼 간신히 역세권에 진입한다. 대단지 가운데 송파한양1차가 가장 가깝다. 이 아파트 외곽의 2동과 5동에서 출발하면 방이사거리역까지 걸어서 9분 소요된다.
송파동의 A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송파동에는 재건축 사업이 몰려 있지만 그게 아니어도 주민 생활 수준이 높고 동네 분위기가 조용해 평가가 좋은 곳”이라며 “역세권 아파트도 아닌 지금도 가격이 높은 편인데, 지하철이 가까웠으면 가치가 더욱 상승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