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8·2대책 세네,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호재 '약발'도 안먹혀"

뉴스 고성민 기자
입력 2017.08.23 06:36

[발품 리포트-광진구 구의동] ①동서울터미널 개발 호재에도 시장 썰렁…“실수요층은 탄탄”

“8·2 대책이 세기는 센가 봅니다. 동서울터미널 현대화사업이 2019년 착공한다는 뉴스가 나왔는데도, 매수 문의가 없어요. 시간이 지나면 동서울터미널 현대화사업 효과가 구의동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당분간은 부동산 대책 악재가 더 크다고 봐야죠.” (이정관 구의동 부동산랜드부동산 대표)

한강 남쪽에서 바라본 광진구 구의동 일대. 왼쪽으로 우뚝 솟은 테크노마트가 보인다. 오른쪽은 현대프라임 아파트. /심기환 인턴기자


지난 22일 조선일보 땅집고(realty.chosun.com) 취재팀이 찾은 서울 광진구 구의동 부동산 시장은 ‘터미널 개발’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예상 외로 잠잠했다. 지난 17일 서울시에서 깜짝 발표를 했다.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을 위해 땅주인인 한진중공업과 사전협상을 시작하겠다고 한 것. 서울시는 내년 상반기까지 협상을 마무리 짓고 도시관리계획 입안·결정 단계 등을 거쳐 이르면 2019년 착공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은 예전 같으면 대형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주변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구의동의 부동산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터미널이 고급스럽게 바뀌면 구의동 부동산 시장에 좋겠지만, 지금은 부동산 대책의 여파가 너무 커서 시장이 조용하다”며 “8·2 대책 이전에는 거래 문의나 상담 전화가 하루에 10통씩 왔는데 지금은 하루 한 통도 안온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 중개업소에선 시간이 지나면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이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동서울터미널 개발이 가져올 ‘나비효과’

지은 지 30년이 넘으면서 노후화된 동서울터미널. /네이버 거리뷰 캡처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사업은 구의동 일대 부동산 시장에 다양한 직·간접적인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가장 큰 효과는 터미널을 오가는 버스들의 동선(動線)이 정리돼 주변 차량 정체가 해소된다는 점이다. 1990년 완공된 동서울터미널은 차량 동선이 비효율적이어서 진출입하려는 고속버스와 택시 등 차량이 뒤엉켜 일대 교통 혼잡이 잦았다.

서울시는 현재 지하 3층~지상 7층인 동서울터미널 건물을 지하 5층~지상 32층(130m) 규모의 복합시설로 재건축할 계획이다. 터미널 혼잡을 막기 위해 현재 지상 1층 터미널 승하차장과 주차장은 모두 지하로 돌린다. 터미널 시설 규모도 현재와 비교해 120% 이상으로 확보해 내부 혼잡을 줄일 계획이다.

주변 상권 활성화도 기대된다. 재래시장 분위기가 물씬 나는 기존 터미널 건물을 허물고 고층 복합시설을 지으면 지역 상권이 살아날 수 있다는 것. 현재 터미널 건물은 지은 지 30여년이 다 돼 가면서 노후화됐고, 입점해 있는 상가와 식당도 시설이 낙후돼 있다. 하지만 고층 건물로 새롭게 단장하면 이곳에 업무용 오피스는 물론 호텔, 쇼핑시설, 문화·공연시설이 새롭게 들어설 예정이다.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의 일부인 ‘센트럴시티’도 2000년 현대화 사업을 통해 지역의 랜드마크로 변신하면서 반포 상권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센트럴시티 지하에는 호남선 고속버스터미널이 있고, 지상에는 33층 건물에 신세계백화점과 메리어트호텔 등이 입점해 있다.

■‘구의동 대장주’ 현대프라임 1년새 1억원 올라

지난해 이후 주택 경기가 활기를 띠면서 구의동 일대 아파트 가격도 제법 올랐다. 지하철 강변역 동쪽은 광장동 광장현대아파트 등과 함께 대규모 아파트촌을 이루고 있다. 구의동에서 아파트 가격이 가장 높게 형성된 곳도 강변역 동쪽이다.

구의동 주요 아파트 단지 실거래가격



구의동의 ‘대장주’ 아파트는 한강변에 있는 ‘현대프라임’이다. 현대프라임과 동서울터미널은 직선 거리로 200~300m 정도 떨어져 있다. 강변역 1번 출구로 나와 테크노마트를 지나 5분 정도 걸어가면 바로 현대프라임 아파트가 나온다. 현대프라임 아파트 12~15동(棟)에서는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

현대프라임 아파트 84㎡는 지난 6월 7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국토교통부가 2006년 실거래가를 공개한 이래 이 아파트 84㎡의 최고가다. 작년 5월(6억8000만원)과 비교하면 집값이 거의 1억원 가량 올랐다.

이 아파트와 도로 하나를 두고 마주보는 구의현대2단지와 6단지도 구의동에선 가격이 높다. 지난달에 구의현대2단지(1606가구)와 구의현대6단지는 84㎡가 각각 7억원, 6억68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이들 단지 해당 면적의 역대 최고가다.

■“8·2대책으로 문의 끊겨…실수요 많아 급락은 없을 것”

‘8·2 부동산 대책’ 영향으로 구의동 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하지만 구의동 일대 아파트는 투자 목적보다 실거주 수요층이 탄탄해 집값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태식 구의현대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구의동은 강남처럼 투자 수요가 많지 않고, 상대적으로 실거주를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당장은 매수자도 없지만, 부동산 대책이 나왔다고 싼값에 급매물로 팔려고 집을 내놓은 경우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구의동 위치/네이버 지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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