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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에서 주거 만족도 최고...전세는 대기표 받고 기다려야

뉴스 한상혁 기자
입력 2016.11.02 09:43 수정 2016.11.30 22:22

아파트를 살 때 꼭 따져봐야 할 요소 중 하나가 환금성이다. 아파트를 팔고 싶을 때 잘 팔리느냐는 것이다. 환금성은 거래 회전율로 알수 있다. 전체 가구 중 매매된 가구의 비율이다. 조선닷컴의 부동산 콘텐츠 플랫폼 땅집go는 올 상반기 국토교통부의 아파트 실거래가 통계를 전수(全數) 분석해 서울에서 가장 환금성이 높았던 아파트 10곳을 찾아냈다. 이 아파트들을 집중 분석해 본다.

[서울 끓는 아파트 Top 10] ⑦구로동 신구로자이

지상 36층 주상복합…단지에서 백화점 바로 연결
구로역까지 도보 5분…구로구의 만족도 1위 단지
실수요자 많아 매물 품귀, 전세는 대기수요 넘쳐
그런데 집값은 저평가? “주변이 다문화 동네” 단점

구로구 구로동 ‘신구로자이’를 아래에서 바라본 모습/한상혁 기자


구로구 구로동 신구로자이 아파트는 2007년 완공된 지상 36층짜리 주상복합 아파트다. 주상복합 아파트는 2000년대 후반 이후 인기가 다소 떨어지는 추세다.

그런데 이 아파트는 조금 다르다. 올 상반기 299가구 중 22가구(7.3%)가 거래되며 높은 거래 회전율을 기록했다. 가격도 1년전보다 3000만원쯤 올랐다. 지하철 구로역 교통으로 대표되는 생활 편의성이 높고, 전용 84㎡ 기준 매매가격이 4억3000만원 정도로 역세권의 입주 9년차 아파트 치고는 저렴해 가격대비 만족도가 우수하다고 평가된다.

구로동 신구로자이 아파트 개요.

■단지에서 백화점 바로 연결…구로역 걸어서 5분

구로구 구로동 ‘신구로자이’는 지하철 1호선 구로역까지 걸어서 5분 거리다. 구로역은 하행선 기준으로 인천행과 수원행을 모두 이용 가능하다. 인천행이나 수원행만 있는 역에 비해 활용도가 높다. 이 아파트는 단지 안에서 백화점(AK플라자)으로 이어지는 연결통로(구름 다리)가 있다. 백화점 영업 시간에는 지하철역까지도 바로 이동할 수 있다. 단지 내 지상 9층에는 정원이 있고 헬스장 등 주민 커뮤니티시설도 갖췄다.

지하 주차장이 있고 주상복합이지만 아파트 출입구는 분리돼 있고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는 경비원도 있다. 백화점과 마트에서 쇼핑하고 카트 끌고 집까지 올 수 있다는 점은 주부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다. 주변에 시야를 가리는 건물이 없어 조망이 좋은 것도 장점이다.

구로동 ‘신구로자이’에서 AK플라자로 연결되는 통로

주변 부동산 공인중개사들이 “구로구에서 주거 만족도가 가장 높은 아파트”라고 평가할 만큼 교통과 생활편의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 이 같은 사실은 높은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금 비율)로 나타난다. 현재 이 아파트 매물은 거의 없다. 매물이 나오면 4억3000만원 정도를 호가하는데 전세가 최근 3억7000만원에 거래됐고 현재 3억9000만원에도 매물이 없어 전세는 대기표를 받을 만큼 수요가 많다. 최근 매매 시세가 꽤 올랐는데도 전세가율이 90%에 육박할 만큼 높다.

구로동 '신구로자이' 아파트 출입구와 주차장 입구

주상복합이 가진 단점도 있다. 우선 관리비가 월 21만~22만원으로 비교적 많은 편이다. 아파트 평면 역시 일반적인 아파트에 적용하는 안목치수(벽의 안쪽을 기준으로 잰 면적) 대신 중심선 치수(외벽 중심선을 기준으로 잰 면적)를 적용했기 때문에 같은 전용면적 아파트보다 10㎡ 정도 실사용 면적이 작다. 30평대이지만 일반 아파트의 20평대 넓이로 느껴진다.

투자 측면에서는 대지 지분도 중요한데 ‘신구로자이’는 10 ㎡ 정도로 같은 면적 일반 아파트에 비해 작은 편이다. 신구로자이 아파트 건너편에 있는 ‘중앙구로하이츠’(1987년 입주·546가구)의 전용 79㎡ 매매가격이 3억8000만원으로 신구로자이와 5000만원밖에 차이가 안 나는 것은 재건축 연한에 가까워지면서 대지지분(약 40㎡)에 높은 값어치가 매겨지기 때문이다.

■저평가된 이유? “주변이 다문화 동네”

역세권에 생활 편의성이 뛰어난 아파트이지만 자녀가 있는 가정은 다소 불편할 수 있다. 단지 바로 앞에 공립 어린이집이 있지만 대기자가 많아 입학이 어렵다. 걸어서 10분쯤 떨어진 구로초교까지 가는 길에는 높은 언덕과 큰길이 있다. 또 구로초교는 조선족 등 중국인 다문화 학생 비율이 25%로 많은 편이다.

구로동 일대가 교통 등 입지여건이 나쁘지 않은데도 저평가 받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중국인 다문화 지역이라는 점이 꼽힌다. 구로구에서 조선족 거주자가 가장 많은 지역은 가리봉동이지만 구로동 역시 구로1동을 제외하고는 많은 편이다. 실제로 이 아파트에서 조금만 걸어나가면 중국어로 쓰여진 간판을 쉽게 볼 수 있다.

구로구 신도림동 ‘SK뷰’(2006년 입주·304가구)는 신구로자이보다 구로역이 더 멀다. 주상복합 아파트에 단지 규모와 입주시기도 비슷하지만 집값은 더 비싸다. 전용 84㎡ 기준으로 5억3000만원까지 거래된다.

비슷한 조건이라도 구로동과 신도림동으로 갈리면 시세가 달라지는 이유는 신도림역 주변 기반시설이 더 좋은 탓이다. 그런데 신도림동의 집값이 더 비싸다 보니 조선족이 구로동으로 몰리기 시작했고, 그 결과 두 지역간 집값 격차는 더 벌어지는 양상이라고 주변 공인중개사들은 분석한다.

■“실수요층 탄탄해 전세금 추가 상승 가능성”

가파른 전세 상승에 비해 큰 변화가 없는 전세금/자료=국민은행

신구로자이는 비 인기 학군에 주상복합이 가진 단점들로 인해 집값 상승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전세금이 매매가격의 90%에 달하고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세금이 매매가를 밀어올릴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한다. 준공한 지 30년된 ‘중앙구로하이츠’(전용 79㎡)의 전세금이 2억8000만원 정도라는 것은 현재 3억9000만원 정도인 신구로자이의 전세금이 더 오를 여지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상반기 거래가 많았던 이유도 높은 전세가율로 인해 세입자가 매매 수요로 돌아섰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신구로자이는 매매가격에서 큰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월세 투자도 고려할 수 있다. 올해 6월 보증금 1억원, 월 110만원에 월세 계약이 체결됐는데 이를 연 수익률로 계산하면 4%쯤 된다. 전·월세금이 오르면 투자 수익률도 더 높아질 전망이다.

구로동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지난 9월 기준 81.4%로 성북구(84.1%)에 이어 서울에서 두번째로 높다. 그만큼 전세 수요 대비 매매가격이 저평가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다문화 지역에 대한 국내 정서가 개선된다면 구로동 지역 집값의 저평가도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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