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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긴 평면, 그래도 신혼부부들이 반한 아파트-당산동 '쌍용예가 클래식'

    입력 : 2016.10.24 03:00 | 수정 : 2017.02.03 13:35

    아파트를 살 때 꼭 따져봐야 할 요소 중 하나가 환금성이다. 아파트를 팔고 싶을 때 잘 팔리느냐는 것이다. 환금성은 거래 회전율로 알수 있다. 전체 가구 중 매매된 가구의 비율이다. 조선닷컴의 부동산 콘텐츠 플랫폼 땅집go는 올 상반기 국토교통부의 아파트 실거래가 통계를 전수(全數) 분석해 서울에서 가장 환금성이 높았던 아파트 10곳을 찾아냈다. 이 아파트들을 집중 분석해 본다.

    [서울 끓는 아파트 Top 10] ④당산동 쌍용예가 클래식

    국내 최초 수직 증축 리모델링 단지
    영등구청역 도보 5분, 코스트코 바로 옆
    신혼부부들 교통·편의시설, 조경·외관에 반해
    전용 88㎡ 5억4000만원…주변보다 2억 저렴
    납작한 평면에 주변 술집 많은 건 약점

    영등포구 당산동 ‘쌍용예가 클래식’은 사실 이 지역에서 대장주는 아니다. 단지 규모가 284가구로 작은데다 시세도 주변 아파트보다 저렴하다. 집값면에서 가장 높은 지하철 2·9호선 인근 당산래미안4차와 비교하면 2억원 정도 낮다.

    그런데 올 상반기 이 아파트는 사실상 당산동의 대장주나 마찬가지였다. 단지 규모 대비 거래량이 당산래미안4차을 제친 것은 물론이고 영등포구 전체에서 1위였다. 그만큼 수요가 몰렸다는 것이다.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가격도 1년전과 비교해 10% 이상 뛰었다. 2015년 1분기 4억8500만원(전용면적 88㎡)이던 매매가격이 최근 5억4000만원까지 올랐다. 그나마 이제는 나와있는 매물도 없다.

    ■여의도 옆 당산동…젊은 수요자층에 인기

    ‘쌍용예가 클래식’이 인기를 끈 가장 큰 이유는 전세금 상승에 지친 실수요자들 중 교통과 쾌적한 단지 환경을 중시하는 이들이 주변보다 저렴한 이 아파트를 눈여겨 본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당산동 지역은 비즈니스 중심지인 여의도와 가깝지만 상대적으로 집값이 싼 편이다. 특히 지하철 노선 2~3개가 지나는 등 대중교통이 편리해 신혼부부 등 젊은 주택 실수요자층에 인기가 높다.


    당산동의 주거 중심지는 지하철 2·9호선 환승역인 당산역 주변(빨간색 네모 지역)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곳에서는 ‘당산삼성래미안 4차’(전용 84㎡)가 현재 7억원 초중반대 시세로 사실상 대장주 역할을 한다.

    반면 이곳에서 한 정거장 떨어진 2·5호선 환승역인 영등포구청역 주변(파란색 네모 지역)의 ‘쌍용예가 클래식’(전용 88㎡)은 5억 초중반으로 2억원쯤 저렴하다.

    ■화려한 외관과 널찍한 정원


    ‘쌍용예가 클래식’의 옛 이름은 평화아파트였다. 2010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수직 증축(增築) 방식을 적용한 리모델링을 통해 지금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지하 2층까지 주차장을 새로 만들고, 지상 12층에서 1개층을 더 올려 13층을 만들었다. 좌우가 아닌 위로 더 올렸다는 의미에서 수직 증축으로 불린다.

    리모델링을 통해 이 아파트는 호화 빌라를 연상할 만큼 외관이 고급스럽다. 화려한 외관과 조경은 단지 규모가 작은데도 이 아파트가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들에게 인기를 끈 이유로 분석된다.

    이 아파트는 가운데 넓은 정원을 두고 3개 동(棟)이 ‘ㄷ’자 모양으로 둘러서 있다. 기존 아파트 지상 주차장을 그대로 정원으로 만들어 크기가 학교 운동장만하다. 주차장은 모두 지하에 들어갔다. 정원·어린이 놀이터·쉼터 등이 잘 갖춰져 있고 관리도 잘 되는 편이다.

    ■리모델링으로 잃은 것-못생긴 평면

    신축이나 재건축이 아닌 ‘리모델링’ 아파트여서 단점도 있다. 아파트 구조 안전을 걱정하는 수요자들도 있지만 신축과 리모델링에 차이가 없는 만큼 불필요한 걱정이다. 주차장·상수도관 등도 신축에 비해 부족함이 없다.


    아쉬운 대목이 바로 평면이다. 왼쪽이 이 아파트 전용 63㎡, 오른쪽이 93㎡ 평면이다. 93㎡ 평면을 보면 납작하면서 기형적인 모습이다. 리모델링의 경우 구조 안전에 필수적인 내력벽(붉은 색 동그라미)를 건드릴 수 없기 때문에 옆으로만 확장한 것이다.

    이 아파트 관계자는 “내력벽을 손댈 수 있었다면 수평과 수직, 양방향으로 발코니를 넓혀 더 효율적인 평면이 나왔을 것”이라고 아쉬워한다.

    ■영등포구청역이 도보 5분…유흥시설 많은 건 약점
    ‘당산동 쌍용예가 클래식’의 장점은 지하철 2·5호선 환승역인 영등포구청역이 걸어서 5분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은 역세권 아파트다. 5호선을 타면 여의도역까지 세 정거장이다. 10분이면 닿는다. 단지 바로 앞에 있는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를 단지 내 상가처럼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초등학교(당중초)도 바로 길 건너에 있다.

    다만 단지 근처에 식당과 술집 등 유흥시설이 많은 것은 주거지로서 약점이 될수 있다. 주변에 오래된 상가 건물이 많아 낙후된 동네로 보이는 것도 마이너스 요인이다.

    ■“매매는 활발, 가격은 저평가”
    ‘쌍용예가 클래식’은 주변 아파트와 비교하면 아직 저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이 아파트 바로 옆 ‘당산금호어울림2차’(125가구)의 전용면적 84㎡ 매매가는 5억3500만원으로 비슷하다. 다만 금호어울림2차가 1년 먼저 입주했다.

    당산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쌍용예가 클래식’이 외관이나 단지 규모에서 앞서는데도 가격이 비슷한 것은 아무래도 가격 면에서 저평가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비교 단지로는 ‘당산반도유보라팰리스’(2010년 3월 입주·총 299가구)가 있다. 지하철역까지 거리는 쌍용예가 클랙식과 거의 비슷하다. 이 단지는 현재 84㎡ 매매가격이 7억원 초반이다. 쌍용예가 클래식보다 1억7000만원쯤 비싸다. 이 가격 차이는 주거 환경의 차이에서 온다고 봐야 한다.

    쌍용예가 클래식은 아직 저평가됐다는 평가는 많지만 못생긴 평면, 주변 개발 호재가 없다는 점 등이 약점으로 작용하는 만큼 시세차익 보다 신혼부부 등의 생애 첫 주택(first home)으로 고려해볼만하다는 평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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