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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의 개포동'에 강남 아줌마들도 기웃

    입력 : 2016.10.26 11:16 | 수정 : 2016.11.30 22:25

    아파트를 살 때 꼭 따져봐야 할 요소 중 하나가 환금성이다. 아파트를 팔고 싶을 때 잘 팔리느냐는 것이다. 환금성은 거래 회전율로 알수 있다. 전체 가구 중 매매된 가구의 비율이다. 조선닷컴의 부동산 콘텐츠 플랫폼 땅집go는 올 상반기 국토교통부의 아파트 실거래가 통계를 전수(全數) 분석해 서울에서 가장 환금성이 높았던 아파트 10곳을 찾아냈다. 이 아파트들을 집중 분석해 본다.

    [서울 끓는 아파트 Top 10] ⑥노원구 상계동 주공8단지

    상계동 1호 재건축 추진…내년 초 관리처분
    올해 5000만원 오르며 강남 아줌마도 ‘기웃’
    마들역 도보 5분, 학원가 밀집 교육에 유리
    창동역 일대에 ‘제2마곡지구’ 개발 구체화
    재건축 프리미엄 있지만 큰폭 상승 힘들어

    노원구 상계동 '주공 8단지' 아파트/한상혁 기자
    노원구 상계동 주공8단지 아파트가 들어선 상계동 일대는 대표적인 서민 아파트촌으로 불린다. 옛 주택공사가 1988~1989년 건설한 총 16개 단지, 4만여가구가 들어서 있다. 최근 재건축 과열 양상이 빚어진 강남 개포동의 저층 아파트 단지와 비슷한 목적, 즉 서민용 베드타운으로 기획됐던 곳이다

    그동안 서울 개발이 강남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지만 상계동 주공8단지는 상계동에서 최초로 재건축이 추진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매 거래가 66건 이뤄져 전체 830가구 중 7.9%의 주인이 바뀌었다. 가격도 1년 전 2억원(전용 31.95㎡)대에서 현재 2억5000만원으로 5000만원(25%) 올랐다.

    최근 강남 재건축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정부 규제 움직임이 나오면서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상계동의 재건축 시장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상계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재건축이 구체화하면서 서울 강남의 아줌마들도 가격 동향을 물어보며 기웃거리고 있다”고 말했다.

    ■상계동 1호 재건축…59㎡ 4억6000만원 수준
    재건축 시공사 선정된 한화건설의 현수막이 걸려있다./한상혁 기자
    상계동 주공8단지는 1988년 입주한 5층짜리 아파트로 상계동에서 유일하게 조립식 건물로 지어졌다. 현재 사업계획에 따르면 기존 5층짜리 아파트 830가구가 최고 30층 총 1062가구의 현대식 아파트로 변신한다. 내년 초 관리처분 총회, 상반기 주민 이주 목표다. 시공은 한화건설이 맡는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주공8단지 아파트 개요.
    상계동 주공8단지는 일반 분양 물량이 거의 없다. 기존 아파트가 전용 37~52㎡로 면적이 작은데 새로 짓는 아파트는 49~114㎡로 넓어지는 탓이다. 임대(158가구) 물량을 제외하면 일반 분양은 74가구밖에 되지 않는다. 게다가 일반 분양 물량은 조합원 분양 물량보다 층이 좋지 않다. 조합원들에게는 발코니 무료 확장, 각종 빌트인(붙박이) 가전 등 혜택(총 3000만원 정도)을 제공한다.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일반 분양 물량을 기다리는 대신 조합원 물량을 사는 게 낫다는 분석이 많다.

    조합원 물량을 살 경우 다른 재건축 단지보다 초기 투자금액이 크지 않다. 전용 31.95㎡를 2억5000만원에 대출 1억2000만원 끼고 사면 초기 투자금액은 1억3000만원대다.

    물론 추가 분담금이 있다. 전용 31.95㎡를 보유한 조합원이 전용 59㎡를 받으려면 2억1000만원, 84㎡는 3억1000만원으로 부담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59㎡는 4억6000만원, 84㎡는 5억6000만원 정도에 새 아파트를 분양받는 것과 비슷하다.

    ■강북의 대표 베드타운…창동역 개발 기대감
    상계동 주공8단지 아파트의 위치/구글지도
    상계동 주공8단지가 들어선 상계동 일대는 개포·목동과 동시에 개발된 베드타운이다. 조용한 주거 환경과 학교·학원이 발달돼 학구열이 높기로 유명하다.

    지하철 교통도 편리하다. 단지에서 7호선 마들역까지 걸어서 5분쯤 걸린다. 대로변에서 떨어져 조용하고 마들역 인근에 학원가가 밀집해 자녀 교육에 유리하다. 마들역에서 한 정거장 떨어진 노원역(4·7호선 환승역)에는 백화점 등 노원구의 핵심 상업시설이 있다. 흔히 중계동 학원가로 불리는 은행사거리까지 차로 15분 정도 걸린다.
    상계동 주공8단지 주변 학원가/한상혁 기자
    이 아파트의 약점은 주변에 업무시설이 없다는 것. 다만 창동역과 노원역 사이의 시유지 97만㎡에 추진 중인 ‘창동·상계 신경제중심지 조성’ 프로젝트가 구체화하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는 코엑스를 본떠 복합환승센터, 유통센터, K-팝 테마로 한 대규모 공연장과 관련 기업들이 입주하는 산업단지 등 총 20개 개발 사업을 내년부터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차량기지와 면허시험장이 이전하는 것을 포함해 총 8만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현지 주민들은 최근 집값이 급등한 마곡지구나 상암동DMC 일대처럼 상당한 후광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이 민간 투자유치 사업이어서 부동산 경기에 성공 여부가 좌우될 수있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새 아파트 프리미엄 충분” vs. “많이 오르기 어렵다”

    상계동 일대는 새 아파트 공급이 거의 없었던 곳인만큼 헌 아파트에서 새 아파트로 옮기려는 이른바 교체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 중 상당수는 저렴한 집값 때문에 잠시 머물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변에 비해 지나치게 가격이 높아질 경우에는 새 아파트라도 생각보다 인기가 없을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상계동 일대의 준공 20년 전후 아파트는 전용 84㎡ 기준으로 4억원 정도다. 중계동·상계동 일대에서 가장 최근에 지어 입주한 중계동 ‘한화꿈에그린더퍼스트(2014년 입주)’는 상계역 역세권에 있는데 현재 전용 84㎡ 시세가 5억6000만원대로, ‘상계동 주공8단지’의 재건축 후 예상 시세와 거의 비슷하다. 8단지 바로 옆에 있는 9단지(1988년 입주)는 전용 58㎡ 3억2000만원, 79㎡ 4억2000만원에 매물이 나와있다.
    상계동 주공8단지 아파트 과거 거래 가격/자료=KB부동산

    상계동 주공8단지 시세는 연초보다 3000만원 정도 올랐다. 결과적으로 주변 새 아파트 시세인 5억원 후반대로 분양가가 맞춰진 셈이다. 요즘 대단지·새 아파트 선호 현상이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실 거주 목적의 수요가 시세를 어느 정도 받쳐 줄 것으로 예상된다. 거기다 주변 단지 재건축이 어렵고 가능하더라도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유일한 새 아파트로서 희소성을 오래 가져갈 수도 있다.

    단, 상계동 특성상 집값이 너무 높아질 경우 차라리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고자 마음을 돌리는 수요자가 나타날 수 있기에 어느 정도 상방 경직성이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실 거주 목적의 수요와 달리 투자 목적에서 매입에는 더 신중해야 한다. 이 지역에 상업·교육 등 기반 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주거 환경도 좋다는 장점이 있지만 서울 변두리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가치 상승이 있으려면 창동·노원역 일대 개발이 가시적인 효과를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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