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10.18 12:08 | 수정 : 2016.11.30 22:29
아파트를 살 때 꼭 따져봐야 할 요소 중 하나가 환금성이다. 아파트를 팔고 싶을 때 잘 팔리느냐는 것이다. 환금성은 거래 회전율로 알수 있다. 전체 가구 중 매매된 가구의 비율이다. 조선닷컴의 부동산 콘텐츠 플랫폼 땅집go는 올 상반기 국토교통부의 아파트 실거래가 통계를 전수(全數) 분석해 서울에서 가장 환금성이 높았던 아파트 10곳을 찾아냈다. 이 아파트들을 집중 분석해 본다.
[서울 끓는 아파트 Top 10] ③도봉구 쌍문동 경남
입주 28년됐고 지하주차장 없어도 인기
1년새 25% 올랐지만 18평 1억7천만원
서울서 이보다 싼 아파트 찾는 건 불가능
월세수요 많아 수익률 4%대…서울 평균 2배
시세 급등해 차익 노린 추격 매수는 ‘글쎄’
[서울 끓는 아파트 Top 10] ③도봉구 쌍문동 경남
입주 28년됐고 지하주차장 없어도 인기
1년새 25% 올랐지만 18평 1억7천만원
서울서 이보다 싼 아파트 찾는 건 불가능
월세수요 많아 수익률 4%대…서울 평균 2배
시세 급등해 차익 노린 추격 매수는 ‘글쎄’
서울 북쪽 끝자락에 붙은 도봉구 쌍문동 경남아파트. 264가구로 이뤄진 작은 아파트인데 올해 상반기 22건의 매매가 이뤄졌다. 거래 회전율로 치면 8.3%나 된다.
서울시내 아파트 가운데 단연 높은 수치다. 그만큼 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았다는 것이다.
사실 이 아파트는 상당히 낡았다. 지은 지 28년 됐다. 그런데 올 들어 거래도 늘고, 가격도 크게 올랐다. 수요자들에게 인기를 끈 비결이 뭘까.
이유는 두 가지다. 정말 싸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44.5㎡(공급면적 62㎡·18평) 실거래가는 1억7000만원이다. 서울에서 이보다 더 싼 아파트 찾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그런데 주변 아파트보다 교통 여건은 뛰어나다. 결국 가격 대비 성능, 이른바 가성비(價性比)가 뛰어난 게 인기 요인으로 풀이된다.
■1년새 집값 25% 껑충…갭투자로 2000만원 차익
쌍문동 경남아파트(전용면적 44.5㎡)는 찾는 이가 늘어나면서 가격도 치솟았다. 작년 초 1억3500만원에서 최근 1억7000만원으로 3500만원 뛰었다. 상승률로 치면 25%다. 지금은 매물도 거의 없다. 나오는 매물은 호가(부르는 가격)가 1억8000만원까지 높아졌다.
주변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투자 수요와 실거주 수요가 한꺼번에 몰렸던 것으로 본다. 쌍문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전세금이 치솟는 가운데 서울에서 1억5000만원으로 내집 마련 가능한 소형 아파트는 실수요자에게 상당한 매력”이라고 말했다.
월세 임대사업 목적으로 산 투자자도 꽤 있다. 여기에 이른바 ‘갭(gap) 투자’도 붙었다. 갭 투자는 매매가와 전세금 차이가 없을 경우 전세끼고 집을 샀다가 나중에 되팔아 시세차익을 올리는 투자 방식이다.
작년에 갭투자로 이 아파트를 구입했다면 현재 2000만원 정도 차익을 거뒀다.
■지하철 가깝고 광화문까지 버스로 40분
쌍문동은 강북에서 대표적 아파트 밀집지역이다. 경남아파트 주변으로 쌍문동 한양(1~7차)와 세라믹 등 총 6000여가구가 몰려 있다. 그런데 아래 지도에서 보는 것처럼 경남아파트는 인근 단지와 비교해 교통 여건이 가장 좋은 편이다.
지하철 4호선 쌍문역에서 경남아파트까지 걸어서 12분쯤 걸린다. 주변 다른 아파트는 주민들이 지하철까지 걷기 힘들어 마을버스를 탄다. 경남아파트는 걸어서 5분이면 대로변 버스정류장에 도달할 수 있다. 버스 타면 광화문까지 약 40분 걸린다.
경남아파트는 유리한 교통 여건에도 주변 단지보다 가격은 오히려 500만원 정도 저렴하다. 입주시기가 비슷한 삼익세라믹(전용 42㎡)은 1억8500만원 선에 나온다.
■조용한 주거지역…초등학교 바로 앞
쌍문동 경남아파트는 입주 28년차로 겉보기에도 낡았다. 복도식에 지하주차장도 없다. 아파트는 2개 동(棟)인데 동과 동 사이에 있는 작은 정원이나 어린이 놀이터 외에 별다른 커뮤니티 시설은 없다. 요즘 준공한 아파트와 비교하면 편의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이 아파트는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단지 바로 앞에 있어 자녀 교육하기엔 매력적이다. 임대사업을 하려는 투자자들에게도 이 점은 장점이 될 수 있다. 주변 중개업소들은 “경남아파트는 임대용으로 인기가 높다”고 말한다.
전용 44.5㎡ 월세 시세가 보증금 2000만원, 월 50만원 정도인데 매매가 1억7000만원에 사들여 월세를 놓으면 연 4% 정도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서울 아파트의 평균 월세 수익률은 2%대와 비교하면 2배쯤 된다.
단지 주변은 빌라가 많은 전형적인 주거 지역이다. 단지 바로 앞에 ‘쌍문동 공원’이라는 동네 뒷산 같은 공원이 있다.
■매매가 더 오르기는 쉽지 않아…“월세 투자용 괜찮아”
쌍문동 경남아파트 매매가격은 올 들어 가파르게 상승해 이미 2009년에 기록한 고점을 거의 회복했다. 주변 아파트와 가격 격차가 거의 좁혀진 상황인 만큼 실거주 목적이 아닌 시세 차익을 노리는 추격 매수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삼익세라믹 등 주변 아파트가 전 고점대비 1000만~2000만원 정도 낮다는 점도 최근 경남아파트 가격이 유독 많이 올랐음을 보여준다.
또 하나 눈 여겨 볼 대목은 이 아파트의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금의 비율)이다. 현재 나오는 매물은 매도 호가는 1억8000만원, 전세금은 1억4000만원 수준이다.
전세가율(77%)이 주변 아파트들보다 낮다. 올 8월 기준으로 도봉구 아파트 전세가율 평균은 78%, 성북구는 84%이다. 전세를 끼고 사더라도 실투자금이 4000만원으로 적지 않다. 시세 상승을 노리는 투자자라면 망설여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 아파트는 월세 투자에는 유리하다.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단지 바로 앞에 있어 신혼부부와 어린 자녀가 있는 가구에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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