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단독] 한남3구역, 1년 만에 조합원 분양가 2억 올라…내분 조짐

입력 : 2021.09.09 06:54 | 수정 : 2021.10.06 17:50

[땅집고]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에서 작성한 주택형별 조합원 분양가 추산액. /장귀용 기자

[땅집고] 역대 최대 재개발 사업인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조합원 분양가(추정치)가 불과 1년여 만에 갑자기 최대 2억원까지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조합원의 종전자산 평가액이 예상보다 높아지자, 사업비를 맞추기 위해 분양가를 올렸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게 된 단독주택 보유 조합원들이 반발 조짐을 보여 조합 내부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우려된다.

한남3구역은 용산구 한남·보광동 일대 38만6400㎡에 아파트 5816가구(임대 876가구 포함)를 짓는 재개발 사업이다. 총 사업비만 8조3000억원으로 역대 재개발 사업 중 최대 규모다.

땅집고가 9일 입수한 한남3구역 분양계획 문건에 따르면, 한남3구역 조합은 최근 조합원 분양가를 주택형에 따라 3.3㎡(1평)당 4072만~4495만원으로 책정했다. 당초 예상보다 많게는 평당 800만원 정도 높였다. 주택형별로 전용 59㎡는 10억~11억원, 전용 84㎡는 14억~16억원 수준으로 당초보다 2억원 정도 올랐다.

조합원 분양가가 급등한 이유는 종전자산 평가액(감정평가액)이 예상보다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한남3구역은 지난해 총 4조5000억원으로 추산됐던 종전자산 평가액이 올해 5조2065억원으로 7000억원 정도 증가했다. 재개발 사업에서는 종전자산 평가액이 높아지면 조합원이 낼 분담금이 줄고, 일반분양 수익으로도 공사비를 충당하지 못하면 사업 진행이 어려워지게 된다. 이에 따라 조합 측이 조합원 분양가를 올려 분담금을 더 받아 공사비를 충당하기로 한 셈이다.

☞[관련기사] "지분 50평인데 25평 준다니" 한남3구역 깜깜이 분양 논란
☞[관련기사] 조합원 폭증에 날아간 수천억…한남3구역 사업성 흔들
☞[관련기사] 20억이 된 물딱지…한남3구역 정관 변경 미스터리
☞[관련기사] [단독] '불법 증축' 방 하나에 아파트 한 채?…한남3구역 휩쓴 투기 광풍

한남3구역의 경우 조합원 분양가 증액분과 감정평가 증액분이 거의 같아 조합 전체 분담금에는 변동이 없다. 문제는 종전자산 평가액 증액이 다세대주택 등 공동주택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과거 종전자산 평가에서는 공동주택과 단독주택 자산평가액 비중이 3대 7이었는데, 이번에 4.5대 5.5로 바뀌었다. 종전자산 평가액이 상대적으로 작아진 단독주택 조합원은 결국 분담금이 큰 폭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게 된다. 단독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한 조합원은 “원래 권리가액이 커 집을 1채만 신청하면 청산금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면서 “조합 계획대로 분양가가 올라가면 수억원대 부담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주장했다.

[땅집고] 현대건설이 지난해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에 제출한 제안서. 조합원 분양가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장귀용 기자

이에 따라 일부 조합원들은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조합원 분양가 관련한 약속를 어겼다며 반발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6월 수주 과정에서 “조합원의 프리미엄을 최대로 키우기 위해 조합원 분양가는 낮추고, 일반분양가는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전용 59㎡ 조합원 분양가를 최고 10억5000만원으로, 84㎡는 14억2800만원으로 제시했다. 실제 조합원 분양가는 이보다 최대 2억원 정도 높아진 셈이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은 조합 내부 사정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조합원 분양가 책정은 조합이 알아서 결정하는 것으로 시공사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제시된 조합원 분양가는 관리처분계획 총회와 지방자치단체 최종 승인을 거쳐 확정된다. 익명을 요구한 조합 이사 A씨는 “일반 조합원 뿐 아니라 대의원이나 조합 비상근 이사 대부분이 이번 조합원 분양가 자료 작성 과정에서 의견이나 토론한 적이 없다”며 “분양가가 오른 이유에 대해서도 속 시원한 설명이 없었고, 이사 중에서 누구도 자신이 관여했다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조합원 분양가 증액 문제가 내달 16일로 예정된 조합장 선거 결과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조합장 후보에는 초대 조합장으로 4회 연임에 도전하는 이수우 현 조합장과 조창원 조합 상근이사, 강지훈 대의원이 올라있다. 아직까지 이 조합장과 조 이사의 지지세가 높지만, 조합원 분양가 증액과 무관할 수 없는 위치인 만큼 ‘책임론’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땅집고는 조합원 분양가 산정과 관련한 조합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 대신 조합 측은 조합원들에게 “제안서가 제출될 당시보다 땅값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조합원 분양가가 증액될 수밖에 없었다”면서 “절차상으로 위법한 부분은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장귀용 땅집고 기자 jim332@chosun.com,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 보유세 또 바뀌었다. 종부세 기준 11억으로 상향. 올해 전국 모든 아파트 세금 땅집고 앱에서 확인하기. ☞클릭! 땅집고앱에서 우리집 세금 확인!!

땅집고는 독자 목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개별 아파트와 지역, 재개발·재건축 조합 소식과 사업 진행 상황·호재·민원을 제보해주시면 기사에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기사 끝 기자 이메일로 제보.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