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모래성 된 서희건설, 상장폐지 벼랑 끝…지주택→지옥주택 주범

    입력 : 2025.10.03 06:00

    서희건설 상장폐지 위기 몰아넣은 ‘지주택 리스크’
    지주택 성공으로 시공능력 53위→16위 성장

    [땅집고]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통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16위까지 오른 서희건설이 지주택을 일명 ‘지옥 주택’으로 변질시킨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지주택 리스크로 인해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관련기사 : 서희건설 6.58% 땅 쥐고 '알박기'…화성남양 지주택 올스톱 위기
    관련기사 : "1200가구 통경매행에 뒷돈도…" 논란의 서희건설, 지주택만? 재건축도 피봤다

    [땅집고] 서희건설 사옥./서희건설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희건설은 최근 상장 폐지 위기를 맞았다. 지난달 23일 한국거래소는 서희건설을 상장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통보일로부터 20일(영업일 기준) 이내에 기업심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상장폐지 여부, 개선기간 부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추가할인]애매한 집 사지말고 시세반값 경매로 내집마련, 빅데이터로 분석한 고수익 물건 추천받기

    서희건설을 상장폐지 위기에 몰아넣은 것은 회사를 성장시킨 지주택 사업이다. 최근 서희건설은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해 시작된 지주택 사업을 ‘원수에게나 권한다’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한 주범이었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 지주택으로 큰 서희건설, ‘지주택 리스크’로 최대 위기

    지주택 사업은 일반적인 정비사업과 달리 공동주택 건립을 목적으로 조합을 설립해 추진한다. 낮은 가격에 아파트를 분양 받을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우지만, 토지 미확보 문제로 사업 진행 자체가 힘든 경우도 있다. 그 외에도 조합원 추가 모집, 분양가 허위 홍보, 공사비 인상 등으로 인한 추가분담금 문제가 심각하다. 최근에는 일반분양가보다 조합원이 부담해야 하는 돈이 더 커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서희건설은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지주택 사업에 참여했다. 현재까지 업계 최대 규모인 전국 80여개 단지, 약 10만 가구 사업을 진행 중이다. 주요 건설사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다. 조합원 80% 이상 모집 후 착공, 토지 확보가 완료된 곳만 사업을 추진하는 등 까다로운 내부 기준을 세운 것이 지주택 사업 성공의 비결로 내세운다.

    2008년 서희건설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53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2010년 40위, 2012년 30위로 가파르게 상승한 뒤 꾸준히 성장해 2024년 18위로 처음 20위권 이내에 진입했다. 2025년에는 16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 서희건설은 역대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지난 7월 수원지검 수사결과 발표에 따르면, 서희건설의 부사장 A씨가 경기 용인시 처인구 유방동 ‘보평역 서희스타힐스 리버파크’ 지주택 조합의 전 조합장이 B씨에게 회사자금으로 13억7500만원의 뒷돈을 건넸다. 그 대가로 공사비를 385억원 증액했다.

    여기에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전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씨에게 6000만원 상당의 목걸이를 선물하며 사위인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임명 인사청탁까지 한 것까지 세상에 알려졌다.

    [땅집고] 지난달 2일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하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연합뉴스

    ◇ ‘땅 알박기’로 사업 가로막고, 시세 차익까지

    ‘지주택 비리 백과사전’이라 불리는 사건에 회사의 임원이 연루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간 서희건설 지주택 문제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사업지 내 땅 알박기로 도급계약 관계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조합을 쥐고 흔든다는 의혹이다.

    경기 화성시 남양읍 일대 화성남양 지주택 사업지 내 약 3500평의 토지를 매입해 사업 추진을 가로막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체 사업지 부지의 6.58%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지주택 사업은 사업계획승인을 받기 위해선 조합이 구역 내 95% 이상의 땅을 확보해야 하지만, 서희건설이 소유 중인 토지 없이는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올해 3월 경관심의를 마친 조합 집행부는 5월 15일 직접 서희 본사를 방문해 이 회장과 면담에서 해당 토지를 조합에 매도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때 이 회장은 이를 거부하면서 “이 땅을 건설사가 갖고 있어야 다른 건설사에서 들어오지 못한다”고 말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조합은 서희건설을 설득해 해당 부지를 70억원에 매입하는 매매 계약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서희건설의 오너리스크로 인해 실제 매매는 이뤄지지 않았다.

    화성남양뿐 아니라 674억원 규모의 공사비 인상으로 논란이 됐던 대구 내당3지구 지주택 사업지에서도 알박기 의혹이 제기됐다. 2019년 6월 서희건설과 사업주체 측이 사업약정서를 작성한 후인 같은 해 11월 부지내 토지를 56억원에 매입했다. 2024년 5월 서희건설은 약 2배 수준인 117억원에 조합에 되판 것으로 나타났다. /raul1649@chosun.com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