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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위층은 시니어타운" 3기 신도시에 어르신 아파트 속속

입력 : 2025.06.14 06:00

3기 신도시, 하남 교산·부천 대장 고령자복지주택 공급


[땅집고]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는 나라’ 한국에 노년층까지 아우르는 신도시가 등장한다. 바로 하남 교산·부천 대장 등 3기 신도시다. 신혼부부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주택을 공급했던 1, 2기 신도시와 달리, 어르신 대상 주거시설을 다수 품을 예정이다. 정부는 노인 인구 급증으로 ‘시니어타운 난민’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만큼, 3기 신도시에 ‘고령자복지주택’을 순차적으로 공급하면서 초고령화 시대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땅집고] 금호건설이 경기 하남 교산신도시 A3블록에 공급하는 민간참여 공공주택 완공 후 예상 모습. 총 1100가구 중 100가구는 고령자복지주택으로 조성한다. /금호건설

■ 하남 교산 ‘아테라’ 적용한 고령자주택 들어서나

가장 빠르게 윤곽이 드러난 곳은 경기도 하남시 천현동 일대에 들어서는 교산신도시다. 업계에 따르면 경기주택도시공사(GH)는 최근 ‘하남 교산 A3블록 민간 참여 공공주택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금호건설을 선정했다. 금호건설의 새 주택 브랜드 ‘아테라(ARTERA)’ 적용 가능성이 높다.

지하 2층~지상 29층, 전용면적 31㎡~59㎡로 이뤄진 총 1100가구 임대주택을 짓는 사업이다. 구체적으로 ▲31㎡ 537가구 ▲33㎡ 32가구, ▲59㎡ 531가구인데, 31∙33㎡ 100가구는 65세 이상 고령자를 위한 복지주택으로 공급한다. 물리치료실과 헬스케어 시설 등 사회복지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땅집고] 고령자복지주택 공급 규모 및 방법. /국토교통부

‘고령자복지주택’은 무주택 노인가구를 위한 임대주택으로, 복지관을 복합 설치해 식사와 여가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가구 내에는 높낮이 조절 세면대 등 무장애 설계를 적용한다. 현재 전국에 3730가구(2024년3월 기준)가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3월 ‘어르신 1000만 시대,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대책’ 발표를 통해 고령자복지주택 공급 규모를 연간 1000가구에서 3000가구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공급 방법도 다양화한다. 건물 신축 뿐 아니라, 노후임대주택 개·보수하고, 민간 공모 후 신축 가구를 매입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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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새로운 유형의 노인주거 시설도 선보인다. 만 60세 이상 중산층 고령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기업형 장기임대주택 ‘실버스테이’다. 식사와 청소, 세탁, 안부확인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최초 사업지는 경기 구리 갈매역세권지구 B2블럭이다. 시범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우미건설은 전용면적 60~85㎡725가구 규모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10년)을 공급하면서 이중 약 300가구를 장기민간 임대주택(20년 이상) ‘실버스테이’로 운영한다. 2027년도 1월 착공, 2029년 말 분양 예정이다.

땅집고] 경기 용인시 기흥구 중동 '스프링카운티자이'. 단지 바로 앞에는 용인 세브란스병원이 있다./강태민 기자

■ 3기 신도시 시니어타운, 접근성·편의성 갖춰야 성공

그렇다면 3기 신도시 노인 주거 시설 공급 대책이 어르신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실효성을 최대한 높이려면 인프라 접근성과 편의성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병원이다. 고급화 시니어타운 서울 광진구 ‘더클래식500’, 아파트형 시니어타운 경기 용인 ‘스프링카운티자이’는 각각 건국대병원과 동백세브란스병원이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

‘스프링카운티자이’에 거주하는 류모씨(87세)는 “주기적으로 공복 상태를 유지하고 병원에 가 채혈하는데, 금방 걸어갔다오니 자주 가도 부담이 적다”며 “나이 든 사람에게는 병원 가까운 것이 최고”라고 했다.

3기 신도시 고령자복지주택의 경우 병원 접근성이 양호하다는 평가받을 전망이다. 교산 첫 고령자복지주택이 들어설 전망인 A3블록은 약 6㎞ 거리에 강동경희대병원이 있다. 중앙보훈병원도 가깝다. 고양 창릉신도시는 은평구 성모병원까지 약 6㎞ 떨어져 있다. 남양주 왕숙1·2와 양정역세권은 2033년 개원 예정인 경기동북부 공공의료원을 이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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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산 시니어타운에서는 5호선 타고 자녀 만나러 간다

대중교통 접근성도 시니어타운 성공 여부를 좌우한다. 나이가 들수록 자녀나 동창 등을 만나는 빈도가 높은데, 대개 대중 교통을 이용해서다. 수도권의 경우 만65세가 지나면 무임 승차 등 대중교통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사고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도 대중 교통을 선호하는 이유다.

현재는 교산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다. 이미 서울 지하철 5호선 하남검단산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창릉의 경우 추후 GTX-A 신설역이 생기면 접근성이 대폭 향상된다. 남양주 왕숙, 부천 대장지는 각각 9호선과 대장홍대선 개통을 기대할 수 있다.

■ 합리적 가격·평형 외에 ’님비’ 해결책도 필요

넉넉한 가구 내 면적, 적정한 이용료 등도 시니어타운 설계 과정에서 반드시 고려할 부분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문을 연 한 도심형 시니어타운의 경우 10평대를 주력 평형으로 선보였다가 ‘좁다’는 평가를 받아 부랴부랴 20평대로 방 크기를 바꿨다”고 했다.

세대 간 화합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신도시는 대개 30·40 젊은 층 비중이 높아 세대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도 조심스레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우리 사회는 노인복지주택을 비롯한 노인요양시설 등은 소위 님비(NIMBY·Not In My Back Yard) 대상으로 보고 있다”며 “고급화한 시니어타운이라도 예외가 아니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해 송파구에 문을 연 도심형 시니어타운 ‘위례심포니아’의 경우 사업 초기 일부 지역 주민들이 문제를 제기했으나, 건물 내에 어린이집을 마련하면서 사업을 마쳤다. 한미글로벌디앤아이 관계자는 “아이들이 많이 줄었어도 위례는 30·40 세대가 많이 거주해 여전히 어린이집 수요가 높다”며 “세대를 아우르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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