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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방치 김해 병원부지 아파트로 돌연 용도변경..백병원 243억 매각 차익

    입력 : 2024.11.22 08:00

    [땅집고] 학교법인 인제학원이 백병원을 짓겠다며 분양받았으나 28년 동안 빈 땅으로 방치한 경남 김해시 삼계동 종합의료시설부지. /김해시

    [땅집고] 경남 김해시가 최근 28 년 동안 빈 땅으로 남아있던 삼계동 백병원 부지를 용도변경해 총 670가구 규모 아파트를 지을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지난 몇 년간 김해시가 이 땅에는 반드시 병원을 지어야 한다며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의 용도변경 신청을 거절하고 소송전까지 벌였는데, 돌연 정반대 행보를 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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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 6일 경남 김해시는 이른바 ‘삼계동 백병원 부지’로 불리던 삼계동 1518번지 일대 3만4139㎡ 종합의료시설을 폐지하는 대신, 해당 부지 용도를 공동주택용지 3만3156㎡과 도로 983㎡로 변경하는 ‘도시관리계획(북부지구 지구단위계획) 결정(변경)’을 고시했다.

    이번 고시에 따라 그동안 종합병원 등 의료시설만 지을 수 있던 삼계동 백병원 부지에 건폐율 25% 이하, 용적률 225% 이하를 적용받는 21층 이상 공동주택을 건설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이 곳에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가 총 670여가구 규모 새아파트를 건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

    ■인제학원, 김해 백병원 짓겠다더니 민간업체에 땅 넘겨…차익 243억

    [땅집고] 경남 김해시 인제대 백병원 부지 매각 및 용도변경 사안에 대한 사건일지. /이지은 기자

    해당 부지는 김해시가 1996년 북부지구 택지조성사업을 진행했을 당시, 학교법인 인제학원이 백병원을 건설하겠다며 142억원에 분양 받았던 땅이다. 당시 대학병원이 하나도 없어 의료 사각지대라는 평가를 받았던 김해시에 백병원 건립은 초특급 개발 호재였다. 인근에 분양하는 아파트·오피스텔·상가마다 백병원 호재를 내세우며 분양률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인제학원은 재정난을 이유로 병원 건립을 미루며 이 부지를 20년 넘게 빈 땅으로 방치했다. 그러다 2021년 서울 부동산 개발업체인 ㈜굿앤네트웍스에 385억원에 매각했다. 25년 만에 인제학원이 얻은 시세 차익이 243억원에 달한다.

    삼계동 백병원 땅을 손에 넣은 ㈜굿앤네트웍스는 아파트를 짓겠다며 2022년 11월 김해시에 용도를 종합의료시설에서 공동주택용지로 바꿔달라는 지구단위계획 변경 신청서를 냈다.

    하지만 김해시는 용도변경은 안된다며 완강한 태도를 보였다. 지역 사정상 병원이 필요한 만큼 종합의료시설 부지를 남겨둘 필요가 있고, 용도변경으로 아파트를 분양해 민간업체가 얻게 될 수익이 막대하다는 이유였다. 김해시는 지난해 11월 인제학원을 상대로 토지 가액을 반환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해시 “20년 나대지, 더 이상은 안돼…용도변경에 따른 차익 전부 기부채납 받기로”

    [땅집고] 이달 6일 경남 김해시가 발표한 도시관리계획(북부지구 지구단위계획) 결정(변경)안에서 삼계동 1518번지 일대 백병원 부지 용도가 기존 종합의료시설에서 공동주택용지로 변경됐다. /김해시

    완강했던 김해시가 갑자기 입장을 바꿔 올해 11월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해 삼계동 백병원 부지에 아파트를 짓도록 허용하는 용도변경 결정을 내린 것이다. 김해시 입장이 손바닥 뒤집듯 변한 데 대해 어리둥절해하는 지역 사회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에 대해 김해시는 20년 이상 장기간 나대지로 방치되고 있는 삼계동 백병원 땅이 도시 경관을 해치고 있어, 이미지 개선을 위해 빠른 개발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 땅을 아파트로 개발하는 것이 토지 이용 효율성을 높이는 길이라는 설명이다.

    송홍열 김해시 도시관리국장은 지난 11일 김해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시가 학교법인 인제학원을 상대로 낸 백병원 부지 관련 가액 반환 청구소송에서도 1심 기각이 결정돼 여건이 변화했다"며 "이에 행정절차 결과, 도시기본계획, 시의회 의견, 주민공청회, 북부동 주민 총회, 공공기여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변경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단 김해시는 민간 개발업체가 거두게 될 수백억원대 분양수익 중 일부를 기부채납 받기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용도변경 조건으로 ▲지구단위계획 변경 전·후 토지 감정평가 차액의 100%를 공공기여 받고 ▲공동주택 단지 내 상가에 29병상 규모 아동전문의원 700㎡도 기부채납으로 받기로 했다. 김해시가 거두는 현금은 앞으로 지역 내 교통·주차 문제 개선이나 각종 주민편의시설 개선 등에 쓰일 계획이다. /이지은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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