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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담금만 10억, 집 뺏기고 쫓겨날 판" 서울 모아타운 반발 확산

    입력 : 2024.03.22 07:30

    [땅집고] 이달 6일 서울시 모아타운 사업에 반대하는 강남3구 등 주택 소유주와 임대사업자들이 서울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모아타운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땅집고] 이달 21일 서울시가 오세훈 시장이 내세운 소규모 정비사업 모델인 ‘모아타운’ 사업에서 투기를 전면 차단하기 위한 대책을 내놨다. 최근 서울 곳곳 모아타운 구역마다 외부 투기꾼이 개입해 원주민 재산권이 침해될 우려가 크다는 불만이 나오자 대응책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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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업계에선 이런 서울시 조치에도 앞으로 모아타운 사업에 동력이 더 붙기는 역부족일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이 일대 주택 소유주나 건물주들이 대부분 임대수익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어 재개발을 굳이 환영하지 않는 점, 지분이 작은 다세대·다가구주택 거주자의 경우 수억원에 달하는 추가분담금을 우려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원주민들이 모아타운 사업으로 실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모아타운 하느니 월세 수익 올리는게 더 낫다”

    이달 6일 서울시청 앞에선 이른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를 비롯해 광진·강동·마포 등 서울 12개동 주민 500여명이 모여 모아타운 사업을 결사 반대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은 상가·단독·다가구주택 등을 보유 중인데, 모아타운 사업 때문에 재산권이 침해당할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땅집고] 서울의 한 주택 외부에 모아타운 사업이 주민들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항의 문구가 걸려 있다. /딜라이브티비 캡쳐

    특히 대지지분이 큰 주택이나 꼬마빌딩 등 상가를 보유한 주민들의 반대가 극심하다. 부동산을 세 놓아 임대수입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장년·노년층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이들 입장에선 모아타운 사업을 수년간 진행해 새 아파트 1~2채를 받는 것보다, 이 기간 동안 매달 월세 수백만원 이상을 받으면서 수익을 올리는 것이 이득일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땅값이 비싼 강남3구 등 지역일수록 모아타운 사업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큰 것이다.

    실제로 이달 초 시위에 참여한 강남3구 주민들 중에선 ‘보상적고 갈 곳 없고, 임대소득 사라진다’ 등의 피켓을 든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광진구청이 지난해 7월 공개한 자양4동 주민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전체 토지 면적 기준으로 총 7만1050㎡ 중 1만695㎡(15.1%)가 모아타운 사업에 대해 찬성하는 반면, 과반수에 가까운 3만4234㎡(48.2%)가 반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대 이유로는 ‘현재 상태로 만족한다’는 답변이 1위였고, ‘사업성 부족’과 ‘임대수입이 사라져 생계가 어렵다’가 뒤를 이었다.

    추가분담금 수억원 폭탄도 부담스러워

    최근 재건축·재개발 사업지마다 ‘추가분담금 폭탄’이 떨어지고 있는 점도 모아타운 사업 발목을 잡는 요소로 꼽힌다. 일반분양 물량을 많이 확보해 사업성이 높다고 평가받는 구역이더라도, 최근 정비구역마다 시공사와 공사비 증액 문제를 두고 갈등을 벌이면서 분담금이 크게 불어나는 사례가 많아 걱정하는 원주민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땅집고] 서울 강동구 둔촌동 일대에 모아타운 사업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지난해 4월 진행한 송파구 삼전동 모아타운 사업 추진위원회가 진행한 설명회에선 대략적인 추가분담금이 공개되면서 사업을 반대하는 주민 여론이 커지기도 했다. 총 5개 구역(A1~5)으로 구성하는 삼전동 모아타운 비례율이 구역마다 135~146%으로 추정됐다. 추진위 측은 만약 A4구역에서 4억원으로 평가받는 주택을 보유한 조합원이라면 권리가액 5억8400만원(비례율 146%)을 인정받는다고 했다. 이 조합원이 국민평형인 84㎡ 아파트를 조합원 분양가로 분양받는다면, 분양가가 15억7600만원을 감당하기 위해 추가분담금으로 10억원 정도를 감당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왔다.

    서울시는 2026년까지 모아타운 사업지로 100곳을 선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금까지 총 86곳이 사업지로 정해졌으며, 강북구 번동에선 총 1242가구 규모인 1호 사업지가 이주를 시작해 올해 6월 착공, 2026년 7월 준공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모아타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각 구역마다 주민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 새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하는 곳은 손에 꼽을 것이며, 특히 이권 다툼이 심한 강남권에서 모아타운을 통해 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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