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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달만에 7억 빠졌다" 서울 전역에 번지는 재건축 분담금 공포

    입력 : 2024.02.23 07:20

    [땅집고] ‘똘똘한 한채’라던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고 있습니다. 강남 재건축 대장주인 압구정현대는 반년만에 10억 떨어졌고, 잠실5단지, 대치미도 같은 주요 단지 가격도 예전같지 않은데요. 정부가 올 초 ‘30년 된 아파트,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 착수해 도심공급 확대한다’는 대책까지 내놨지만, 효과가 없습니다. 강남 주요 재건축 단지 가격마저 와르르 무너지는 이유가 무엇일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땅집고]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1·10 대책. /국토교통부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 얼마나 떨어졌나.

    “작년 7월 65억원에 팔렸던 압구정현대 전용 160㎡는 올 1월 무려 13억원 떨어진 52억원에 팔렸다. 이 매물이 1층인 걸 감안하더라도 많이 내렸다. 이 가격은 부동산 가격이 스멀스멀 오르던 2021년 4월 실거래가 54억3000만원보다도 낮다.

    강남구 일원동 개포우성 전용 84㎡도 14억 5000만원에 팔렸는데, 이 집 역시 4달 만에 7억 정도 떨어진 금액이다. 강남 뿐 잠실이나 개포동도 마찬가지다.”

    - 강남이 그정도면 목동이나 상계동 같은 비강남권은 더욱 심각하겠다.

    “목동에서 입지가 제일 좋다는 목동7단지 전용 66㎡은 12월에 18억3500만원에 팔렸는데, 1·10대책 나오고 5일 뒤에 1억3500만원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분담금이 5억이나 내야 해서 화제였던,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 실거래가는 역대 최고가인 8억원에서 반토막 났다.

    - 국토부는 오자마자 대대적인 재건축 대책을 내놨는데, 효과가 미미하다.

    “정부가 보도자료 제목에서도 막 의지가 느껴지는 대책을 냈는데, 지금 시장서는 전혀 약발이 안 먹힌다. ‘알짜’로 불리던 재건축 아파트들이 ‘추가분담금’ 공포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지금 전국 재개발 재건축 현장에서는 이 분담금을 더 내야 해서 분쟁하거나 이런 경우가 많다.“

    - 추가분담금이 사실 정비사업에서 처음 등장한 말은 아닌데, 옛날에는 내는 경우가 잘 없다고 들었다.

    “ 과거에는 5층짜리 아파트를 재건축하면 조합원 중에서는 그 집을 소유했다는 것 만으로도 1채를 더 받거나, 돈을 돌려받는 사람이 있어도 분담금 내는 곳은 별로 없었지 않나. 오히려 재건축하면 돈을 번다고 해서 얻은 이익을 토해내야하는 ‘초과이익환수제 공포’라고 할 정도였는데, 이제는 이런 사례가 정말 안 나올 것이다. 트렌드가 완전히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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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가분담금을 안낼 수는 없는 건가.

    “사실 안내기는 좀 어렵다. 예전에는 5층짜리를 부순 뒤에 그 자리에 15층을 짓고 새로 생긴 10층을 모두 분양해서 공사비로 쓰고 건설사와 조합이 나눠 가졌지만, 앞으로는 이런 구조가 안 된다.

    지금은 공사비로도 빠듯하다. 물가가 오른 만큼, 건설사가 취하는 돈이 늘어난 것도 있겠지만, 먼저 약속했던 공사비로는 사업을 못할 정도로 콘크리트나 골재 같은 자재비, 인건비가 많이 올랐다. 건설사들은 조합에 부족한 공사비를 달라고 하고, 조합원들에게 돈을 내라고 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

    - 집값이 떨어진 틈을 기회로 활용하려는 사람들도 있겠다.

    “그렇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처럼, 누군가에게는 지금이 또 기회다. 실제로 거래량이 늘어난 곳도 있다. 대치미도 전용 84㎡는 지난해 하반기 9건이 거래됐는데, 올 1월에 벌써 5건이 팔렸다. 강남처럼 항상 대기수요가 있는 곳에선 이런 일이 빈번하다.”

    -공사비를 처음부터 높게 잡았으면 어땠을까.

    “논란이 덜 했을 수 있지만 없지는 않을 것. 공사비를 저렴하게 제시하는 것도 영업전략이다. 처음에는 사업을 수주해야 하니까 일단 조합원들이 좋아할 법한 조건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저렴한 공사비로도 다양한 커뮤니티와 자재·외관 고급화를 해준다고 하는 것. 그런데 실전에 돌입해 보면 견적서와 예산 간극이 크다. 뭐가 됐든 고급화를 하려면 그만큼 돈이 들 수 밖에 없다.

    이런 정비사업은 다른 분야처럼 좋을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지만, 지금처럼 공사비가 너무 올라버린 상황에서는 사실 돈을 더 쓰는 것 외에는 해결 방안이 없다. 당분간은 이런 암울한 분위기가 이어질 것 같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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