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1.11 07:30
[영상뉴스] 제2 둔촌주공 사태 맞나… 재개발 공사중단 '은평 대조1구역' 추가분담금만 1억 5000만원 달해
[땅집고] 공사 현장 정문에 커다랗게 붙은 ‘공사 중단’이라는 안내판. 유치권 행사 중으로 사전 허가 없이 무단출입을 금한다는 ‘유치권자’ 현대건설 명의의 경고문도 함께 붙어 있다.
올해 1월 1일부로 공사가 전면 중단된 이곳은 2451가구 규모 재개발 사업지인 서울 은평구 대조동 대조1구역이다. 약 2500가구 규모로 강북 대표 재개발단지이다. 그런데 2022년 10월 착공과 동시에 진행됐어야 할 분양이 1년 넘게 미뤄졌고, 공사도 중단됐다. 현장을 둘러보니 타워크레인은 멈춰 섰고, 인근 함바집도 문을 닫은 상태였다.
새해 첫날부터 공사가 중단된 이유는 다름아닌 조합의 공사비 미납. 대조1구역 조합이 현대건설에 지불해야 할 1년 치 공사 분 1800억원을 단 한 푼도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조1구역은 조합 설립 이후 12년 동안 조합설립 변경인가를 13번이나 신청하며 사업 초기부터 순탄치 않았다.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된 것은 지난 2017년 6월. 이후 2019년 5월에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이주 및 철거 작업이 진행됐다. 이 시기에 일반 분양가를 두고 조합 내분이 일어나면서 착공 시기가 2021년 말에서 2022년 10월로 늦춰지기도 했다. 분담금 증액 반발 등 조합장 소송까지 가며 우여곡절은 계속 됐다.
대조1구역 조합장 자리는 지난 2월 이후 지금까지 공석인 상태다. 조합 집행부가 제 기능을 못 하는 상황에서 현대건설은 그간 ‘외상공사’를 해온 셈. 현대건설 측은 조합 집행부 부재로 공사를 안정적으로 진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재개발 조합이 정상화하지 않을 경우를 고려해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보통 일반 분양을 진행하고 이후 재원 조달을 통해 공사비를 지급하는데, 대조1구역은 일반분양을 못 해 지급이 불가능했다"며 "공사가 중단됐더라도 안전 문제 등의 이유로 최소 인원은 현장에 상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조1구역 공정률은 지난해 12월 기준 22%다. 현재 일반 분양은 기약 없는 가운데 공사중단에 따른 공사 지연 비용은 계속 불어나고 있다. 중재를 위해 서울시까지 나섰지만, 언제 해결될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이를 두고 ''제2의 둔촌주공 사태'라는 말도 나온다. 둔촌주공 재건축의 경우 2022년 4월부터 반 년간 공사가 중단되면서 공사비가 1조원 이상 늘었고 입주 시기는 약 2년이나 지연됐다. 조합원 1인당 분담금도 기존 4000만원에서 1억2000만원으로 3배 뛰었다. 대조1구역의 경우도 최소 1억5000만원의 추가 분담금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감안하면 대조1구역의 공사가 다시 시작되더라도 분담금에 따른 갈등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익명을 요구한 조합원 A씨는 “조합 집행부가 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정상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해 벽두부터 공사비 증액으로 인한 시공사와 조합의 갈등이 생기면서 공사 기간이 연기되는 사업지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강남 알짜 입지로 불리는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 진주아파트 재건축 사업도 급제동이 걸렸다. 총 2700여 가구 규모로 잠실권역에 17년 만에 공급되는 신축 아파트 단지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었다.
최근 재건축 조합은 임시총회를 열고 총 공사비를 기존 7947억원에서 1조4492억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조합원 과반수 반대로 부결됐다. 시공사 측은 문화재 발굴, 원자재값 인상 등으로 공사비 증액을 요청했으나 조합은 2021년에 한 차례 공사비를 인상했기에 추가 인상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 김혜주 땅집고 기자 0629a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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