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2.08 10:44 | 수정 : 2024.02.08 10:46
[영상 기사] "포제스한강 평당 1억, 메이플자이 평당 6700만원” 비싸도 청약 완판…지방은 80% 미분양 '참혹'
[땅집고] 여러분, 터졌습니다! 442대 1! ‘메이플자이’ 청약 경쟁률, 완전 박터집니다. 오늘 분양청문회에서는 지난번에 7억원 로또 차익 아파트로 소개드렸던 서울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 청약 결과를 한번 리뷰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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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이런 말 많이 들어보셨을거에요. ‘분양 한파’, ‘미분양 폭탄’. 지금 워낙 부동산 경기가 안좋고 금리까지 높으니까 전국에 분양하는 새아파트마다 청약 미달나고, 미분양 터지는 등 분양시장 상황이 안좋아서 나온 말들인데요. 이번에 메이플자이 청약 결과 보니까 분양시장 한파 이런거 다 거짓말같습니다.
일단 메이플자이 간단히 소개해드리자면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4지구 재건축하는 아파트고요. 총 3307가구 대단지인데 딱 162가구 분양했습니다. 분양가는 25평 기준으로 최고 17억4200만원. 아무리 강남이라지만 분양가가 좀 비싸서 지금같은 부동산 경기 침체랑 고금리 상황에 사람들이 얼마나 청약할까 저도 좀 궁금했었는데요.
이달 5일 특별공급 결과 먼저 보니까, 81가구 분양하는데 무려 1만18명이 청약해서 경쟁률이 123대 1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인 6일 1순위 청약에서도 마찬가지로 81가구 모집에 또 3만5800명 정도가 청약했어요. 경쟁률 계산해보면 442대 1입니다. 도합 4만5000명 넘게 메이플자이에 청약 통장 던진건데요.
지난해에 서울 분양시장 주인공이나 다름없었던 둔촌주공, 기억나시죠. 1순위 청약에 1만3600명 정도 청약해서 평균 경쟁률이 3.69대 1로 낮았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메이플자이 청약에 얼마나 많은 사람 몰린지 감이 오시죠. 새해된지 얼마 안됐긴 하지만 일단 올해 최고 청약경쟁률 기록 세웠습니다.
그럼 우리 국민 여러분들이 어느 주택형에 배팅했나 한번 보니까 49㎡(21평) A타입이 청약자수가 가장 많더라고요. 1만5954명이 몰려서 경쟁률은 569대 1로 높습니다. 이 주택형이 28가구 공급해서 그나마 물량이 가장 많았거든요. 그래서 당첨 확률이 높다고 판단하시고 여기 몰린거 같아요. 집이 좁긴 한데 3베이 판상형이라 설계가 가장 잘 나온 것도 있고요.
가장 큰 집인 25평, 59㎡ 경쟁률도 만만치 않습니다. A타입 딱 1가구만 분양하는데 3574명이 청약하셨구요. B타입 2가구 공급에도 6634명이 도전하셨습니다. 이 25평의 경우 사실상 청약가점이 84점 만점 수준으로 높아야 당첨 가능성 있겠죠.
와 근데 진~짜 신기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특별공급 중에 다자녀유형으로 49㎡ D타입 딱 한 가구만 공급했거든요. 그런데 여기에 청약한 서울지역 신청자도 딱 한명이라 이 분은 몇백대일 경쟁 안뚫고도 바로 청약 당첨되셨습니다. 진짜 선택 잘하신거같아요. 다자녀 유형이 자녀 3명 이상이어야 하는데 가족분들이 모두 21평 모여서 살려면 좁을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대박입니다.
다들 메이플자이 분양가 비싸다고 불만 많았으면서, 어떻게 이렇게 많은 청약자가 몰릴 수 있었을까요. 크게 세 가지로 분석해볼 수가 있겠는데요.
일단 주변 시세보다 너무 저렴하다. 이 아파트가 25평 기준 17억원에 분양하긴 하지만 나름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은 금액이거든요. 그래서 주변 아파트가 다 23억~24억원 수준인거랑 비교하면 7억원 정도 싸서 차익 노리고 청약하신 분들 많은거 같습니다.
그런데 메이플자이 실거주의무 2년이랑 전매제한 3년 규제 있는 점은 기억하셔야 합니다. 청약 당첨되더라도 분양권 바로는 못판다는 얘기에요. 지금 정치권에서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에 적용하는 실거주의무 규제 없애주자는 말이 나오고 있긴 한데, 결론이 어떻게 날 줄은 아직 모르는 상황이라 주의 하셔야겠어요.
두 번째 이유는 분양가가 앞으로 더 오를거라서. 지난해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터지면서 콘크리트, 철근같은 건설자재값이 폭등했습니다. 그리고 인건비도 같이 올랐고요. 그러면 건설사가 아파트 짓는데 드는 돈이 더 많이 드니까 분양가도 자연스럽게 오르는 수밖에 없겠죠.
최근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통계를 내보니까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34평 기준으로 1년만에 6500만원 정도 올랐다고 해요. 특히 서울은 1억7000만원이나 상승했습니다. 메이플자이 분양가 당연히 비싸고 부담스럽긴 한데, 어차피 앞으로 서울 아파트 분양가 더 오를거니까 “오늘이 가장 싸다! 그냥 미루지 말고 청약하자!” 이런 분들 많았던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는 앞으로 금리가 낮아질거라 메이플자이 분양받으면서 대출 많이 받더라도 시간 좀 지나면 이자가 어느 정도 괜찮은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겠다고 판단한 청약자분들도 계실거라고 봅니다. 지금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3.5%죠. 이거에 맞춰서 주택담보대출이라던지 대출 금리가 한 5~6% 정도가 많으니까, 만약 내가 메이플자이 25평 사려고 절반인 8억원 대출받는다고 치면 한달에 거의 400만원이나 이자로 내야하는건데요. 상당히 부담스럽죠.
그런데 미국 연준이 계속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어요. 그래서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쯤에는 우리나라도 미국에 맞춰서 금리가 낮아질 수 있겠다, 그러면 이자 감당 어느정도 괜찮겠다고 계산한 분들도 아마 적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오늘 메이플자이 청약 결과 보는김에 올해 들어서 분양한 다른 아파트들도 한번 어땠는지 보고 넘어가볼까요.
서울에서는 아직 메이플자이랑 ‘포제스한강’이라는 단지 딱 2곳만 분양했는데요. 포제스한강은 서울 광진구 한강변에 들어서는 고급 아파트입니다. 총 128가구 규모구요. 분양가가 평당 1억원이 넘는다고 해서 주목을 좀 받았어요. 가장 작은 34평짜리가 32억~44억원에 분양을 했는데도 경쟁률 평균 10대 1로 모든 주택형 청약 마감했습니다.
사실 포제스한강은 너무 고가 아파트라서 청약하시는 분들도 돈이 좀 많은 분들, 그러니까 수요가 좀 특수하다고 봐야하긴 하는데 어쨌든 올해 지금까지 서울에 분양한 단지들은 다 청약 흥행했죠.
그런데 서울 말고 수도권이랑 지방 분양 결과를 봤더니 꽤나 참혹합니다. 총 14개 단지 분양했는데 4곳만 청약 경쟁률 1대 1을 넘기고, 나머지는 다 청약 미달됐습니다. 그러니까 70% 이상이 미분양 되고 있는겁니다.
특히 지방이 진짜 심각합니다. 10곳 중 8곳, 80%가 미분양입니다. 청약자 수만 봐도 충남 홍산에 ‘홍산2차 승원팰리체 시그니처’ 딱 2명 청약했고요, 전북 익산에 ‘익산 피렌체’도 9명만 신청했습니다.
이렇게 미분양이 터지면 시행사랑 건설사 모두 아파트를 못팔아서 돈이 없으니까 부도나기도 하고 그러면서 하도급업체나 지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거든요. 서울 빼고는 좀 분양시장이 아직 어려운 상황인걸로 보이는데, 올해 다가오는 봄부터 분양 경기가 살아날수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이지은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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