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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주공10단지 잡아라" 롯데 불법홍보 논란…진흙탕 수주전

    입력 : 2023.09.19 07:45 | 수정 : 2023.09.19 10:22

    [땅집고] 지난달 말 롯데건설 OS요원이 과천주공10단지 재건축 조합원에 '르엘' 디퓨저를 선물하고 있는 모습. /독자 제공

    [땅집고] 부동산 시장이 초양극화로 혼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건설업계에서 알짜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지 수주를 위한 치열한 물밑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서울 강남권 등이 아닌 지역이라도 사업성이 좋은 단지에서는 무리수를 두며 홍보에 나서는 건설사도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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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법 홍보 논란에 공사비 경쟁도 치열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경기 과천 주공10단지 재건축 사업지에서 수주를 둘러싸고 건설사간 잡음이 잇따르고 있다. 당초 수주전에 참여했던 DL이앤씨가 빠지면서 그 자리에 후발주자로 들어온 롯데건설과 이미 입찰을 준비 중이던 삼성물산 건설부문 간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롯데건설의 경우 조합원들을 개별 방문해 롯데건설이나 르엘 로고가 박힌 갑티슈나 디퓨저 등 선물을 주고, 조합 내부정보를 활용한 영상물 사전 홍보에도 나서고 있다. 국토교통부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제14조 4항에는 입찰에 참여한 자는 토지등소유자 등을 상대로 개별적인 홍보를 할 수 없다.

    홍보 목적으로 토지 등 소유자에게 사은품 등 물품ㆍ금품ㆍ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을 약속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했다. 입찰 전까지 조합원을 개별 접촉해 선물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의미다. 또 같은 기준 34조에 따르면 조합은 입찰공고나 현장설명회 전까지는 정확한 공사비와 기본설계 내역을 공개할 수 없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불법적인 요소가 있다면 그 부분은 조합에서 확인하고 판단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땅집고] 과천주공10단지 재건축 조합원이 롯데건설로부터 선물받은 갑티슈와 물티슈. '르엘' 디퓨저를 받은 조합원도 있었다. /독자 제공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직원이 과천 10단지 조합원과 동네 카페에서 대화를 나누거나 래미안 로고가 박힌 갑티슈를 옮기는 정황이 포착됐지만 “조합 지침을 준수하고 있다”고 부인했다.

    과천10단지는 과천시내 마지막 재건축 단지인 데다가 현재 용적률이 86%로 낮아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1984년 6월 준공했으며 84~125㎡(이하 전용면적) 632가구로 이뤄진 단지로, 재건축 후엔 지하 2층~지상 28층, 총 1339가구 규모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재건축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 곳곳에서 수주전에 뒤늦게 참여한 업체들이 홍보나 가격 측면에서 무리수를 두면서 재건축 수주 시장이 혼탁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저가 공사비를 내세워 수주전에 나서는 건설사도 있다. 사실상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 2파전으로 예상되는 서울 여의도 한양아파트에서는 포스코이앤씨가 3.3㎡(1평)당 780만원 수준의 공사비를 내걸었다. 경쟁사인 현대건설보다 평당 50만원가량 낮다.

    최근 아파트 공사비가 3.3㎡당 800만원대로 오른 점을 감안하면 저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 광진구 중곡아파트 재건축도 평당 800만원을, 중구 신당9구역도 평당 840만원대 공사비를 책정했다. 업계에서는 여의도 한양이 중대형 고급 단지라는 상징성 등을 감안해 포스코이앤씨가 무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땅집고]강남구청이 압구정4구역에 보내온 공문./독자 제공

    ■“재건축 대어 잡아라” 각축전 이어질 듯

    알짜 재건축 단지의 경우, 설계사사무소 간 역대급 진흙탕 싸움도 펼쳐졌다. ‘재건축 최대어’로 꼽힌 서울 강남구 압구정3구역에서는 조합이 서울시 기준을 초과한 ‘360% 용적률 설계안’을 제시한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를 선정하면서 서울시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경쟁사였던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는 희림 측 설계안이 공모지침 위반이라며 홍보관 운영을 중단하고 조합을 상대로 ‘설계사 선정 및 계약체결 무효’를 주장하며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시도 입찰방해 혐의 등으로 희림을 경찰에 고발했다. 압구정3구역 조합 측은 서울시가 실태조사까지 들어가자, 결국 설계사 선정을 취소하고 10월 재공모에 나기로 했다.

    압구정3구역 설계 수주전 불똥은 압구정4구역으로 튀었다. 서울시와 강남구청은 지난 16일 설계업체 선정 총회를 앞둔 압구정 4구역 재건축조합에 이미 설치한 홍보부스를 즉각 철거하라고 지침을 내린 것이다. 결국 4개 설계업체는 조합원 질문에만 짧게 응답하는 순수 전시관 형태로 운영했다. 설계업체로는 압구정2구역과 같은 디에이건축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주요 도시정비사업지 중심으로 건설업체간 치열한 수주전이 펼쳐질 것으로 본다. 서울 강남과 여의도 일대 대형 재건축 단지들이 이달 잇따라 시공사 선정에 돌입하고, 재건축·재개발 시공사 선정 시기도 앞당겨진 영향이다. 이달만 해도 강남구 개포주공5단지, 송파구 가락프라자, 영등포구 여의도 한양과 공작아파트 등 재건축 단지에서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값·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급증 후폭풍이 부동산 시장을 흔들고 있지만, 서울시 도시정비조례 개정 등의 영향으로 핵심 사업지는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면서 “시공사 선정 시기가 ‘사업시행계획인가 이후’에서 ‘조합설립인가 이후’로 앞당겨지고,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이나 여의도 지구단위계획 등으로 사업성도 높아졌다”고 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정비사업 관련 독자 제보를 받습니다 ☎(02)6949-6168, 이메일 hbch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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