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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인플레이션' 평당 4000만원 시대…청약? 매매? 그것이 문제로다

    입력 : 2023.08.11 08:00 | 수정 : 2023.08.11 11:48

    [땅집고] “분양가가 올라서 더 이상 로또 청약도 아닌데, 계속 도전하는 게 맞나 싶어요. 나중에 당첨되면 대출도 더 많이 받아야 하고요. 지금이라도 특별공급 기회를 버리고 구축을 매수해야 할까요? 구축 가격도 점점 오르는 것 같습니다.”

    [땅집고]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 네티즌의 고민 글. 신축 청약과 구축 매수를 고민하는 이들 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최근 새 아파트 분양가가 치솟으면서, 청약 대기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시세차익으로 수억원을 거머쥘 수 있어 ‘로또 청약’ 광풍이 불던 때와 달리, 새 아파트 분양가가 시세보다 높은 경우가 늘어서다. 분양 아파트 가격은 철근ㆍ시멘트 등 건설 자재와 인건비 인상으로 연일 오르는 추세다. ‘지금이 제일 싸다’라는 말이 다시 돌 정도로 분양가 인플레이션이 극심하다.

    민간 아파트 분양에선 인플레이션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공사비를 부담하는 조합이 공사비 상승분을 일반분양가에 반영해서다. 문제는 이러한 공사비 인상이 전반적인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라는 점이다. 이에 업계에선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집값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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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집고] 최근 5년간 서울 주요 분양단지 분양가 추이. 용산구의 경우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았으나, 4년간 아파트 분양가가 2배 가까이 치솟았다. /김서경 기자

    ■ 새 아파트 분양가 오른 이유, ‘공사비’ 올라서 그래!

    이달 분양하는 ‘래미안라그란데’ 분양가는 평(3.3㎡)당 평균 3285만원이다. 최고가 기준으로 전용 59㎡는 8억8800만원, 전용 74㎡ 9억8600만원, 전용 84㎡는 10억9900만원이다. 강북이지만 국민평형(전용 84㎡) 기준 10억이 훌쩍 넘는다.

    올 3월 인근에서 분양한 ‘휘경자이디센시아’ 분양가는 이보다 저렴했다. 전용 59㎡는 최고 7억7300만원, 전용 84㎡는 최고 9억6000만원에 분양했다. 두 단지는 약 400m 떨어진 거리에 있지만, 분양 시장 분위기가 달라진 탓에 몇 달만에 분양가가 억 단위로 올랐다.

    [땅집고] 서울 동대문구에 들어선 '래미안 라그란데' 완공 후 예상 모습. /삼성물산

    이러한 분양가 상승세는 앞으로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분양가를 산정하는 요소 중 하나인 아파트 공사비가 연일 오르고 있어서다. 최근 공사비 인상을 결정한 곳으로는 노량진1구역이 대표적. 이곳은 원래 3.3㎡(평)당 공사비 695만원을 제시했으나, 업계가 난색을 표하면서 770만원 수준으로 인상했다.

    서울 한 재개발사업 조합 관계자는 “노량진 1구역은 다른 구역보다 시공사 선정이 늦어지면서 공사비를 많이 내게 됐다“며 “다른 구역에선 ‘더 미뤘다간 큰일 날 뻔했다’는 말이 나왔다”고 했다.

    [땅집고] 여의도 진주아파트 재건축 일반분양가와 공사비 예정표. 공사비가 840만원일 경우엔 3.3㎡(평)당 분양가가 6300만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영등포구청

    여의도에선 3.3㎡(평)당 800만원대 공사비를 부담하는 단지가 나올 전망이다. 영등포구청에 따르면 최고 58층 재건축을 추진하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진주아파트의 3.3㎡당 공사비는 840만원 수준이다.

    지방 정비사업장 분위기도 비슷하다. 부산 해운대구 중동5구역 재개발 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된 DL이앤씨는 조합에 3.3㎡당 공사비 764만원(부가세 제외)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용산구 한남2구역 공사비(770만원)과 비슷하다.

    ■ 시멘트ㆍ철근 가격 무섭게 뛰었다

    공사비가 오른 이유는 시멘트와 철근 등 건설 자재 가격이 줄줄이 올라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건설공사비지수는 2021년 8월 135.08에서 올해 6월 151.41로 올랐다. 이 지수는 2015년 가격을 기준점(100)으로 계산한다.

    공사비는 앞으로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 최근 주요 시멘트 업체들은 가격 인상 소식을 전했다. 지난 5월 쌍용C&E는 벌크 시멘트 가격을 톤(t) 당 10만4800원에서 11만9600원으로 올렸다. 성신양회는 7월 출하분부터 톤 당 가격을 10만5000원에서 12만원으로 상향했다. 두 회사의 가격 인상률은 14%가 넘는다. 한일시멘트와 계열사인 한일현대시멘트도 다음 달 1일부터 시멘트 가격을 약 13% 올릴 예정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나경연 연구실장은 “시멘트를 비롯한 레미콘과 콘크리트 제품은 핵심적인 건자재로 이들의 가격 변동이 건설 원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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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가 “분양가 인플레이션, 공급 위축 가져올수도”

    올해 초엔 분양가 통제 규제도 사라졌다. 정부는 올 초 투기과열지구(강남·서초·송파·용산구)를 제외한 전 지역에 분양가 상한제를 해제했다. 사실상 조합 입장에선 분양가를 무리해서 낮출 이유가 없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분양가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물론, 중장기적으로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된다고 봤다. 단기적으로는 신축 파급 효과에 따라 인근 구축 가격이 오르고, 장기적으로는 신축 아파트 공급을 위축시켜 공급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두성규 목민경제정책연구소 대표는 “금리 등 시장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단기적으로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기인해 분양가가 오르고 비싼 새 아파트가 공급되면 구축 주택 가격이 연쇄적으로 상향 조정된다”며 “장기적으로는 공사비가 계속해서 높아지면 조합이나 시공사 등 공급 주체가 공급을 줄이는 사태가 발생한다”고 했다.

    이어 “현재는 분상제 해제와 대출 규제 완화로 내 집 마련 수요가 아파트 분양이라는 공급을 받쳐주고 있지만, 가격이 지나치게 오르면 미분양이 불가피하다”며 “결국 공급자가 수익이 보장되는 사업만 하면, 공급 부족으로 강한 가격 상승 압력이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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