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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텅텅" 코로나 후폭풍…미국마저 '좀비 빌딩'에 골머리

    입력 : 2023.07.11 11:58 | 수정 : 2023.07.11 12:00

    [땅집고]코로나19가 한창이던 작년8월 미국 뉴욕 맨해튼의 중심가인 3번가의 한 상업용 건물에 목 좋은 상가를 임대한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재택근무 확산과 경기 둔화 등으로 공실률이 치솟으면서 뉴욕 상업용 건물 가격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

    [땅집고] “코로나 이후 오피스 빌딩 거래가 뚝 끊기면서 해외 부동산 시장은 사람이 없는 ‘좀비 빌딩’에 완전히 먹혔습니다. 부동산 시장 판도가 바뀔 겁니다. ”

    엔데믹 국면에 들어선 이후 해외 부동산 시장은 공실률이 높은 ‘좀비 빌딩’이 넘쳐나 골치를 앓고 있다. 미국을 필두로 프랑스, 호주, 홍콩 등 주요국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은 20% 가까이 치솟고, 가격은 비슷한 폭으로 뚝뚝 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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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부동산 정보업체 ‘커머셜엣지’(CommercialEdge)가 지난달20일(현지시간) 발표한 내셔널 오피스 리포트 자료에 따르면 미국 전국 공실률은 17%에 달한다. 1991년 저축대부조합(S&L) 사태로 19.3%를 찍은 이후 2000년대 2010년대 바닥을 찍은 뒤 코로나 사태를 기점으로 다시 치솟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 ‘언택트’(비대면) 근무 문화가 정착하면서 오피스 시장은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

    비대면 근무 비중이 높은 지역일수록 공실률이 높다. 미국 텍사스주 남동부에 있는 휴스턴의 경우 공실률은 23.20%에 달한다. 이밖에 오스틴, 덴버 대도시 권역, 샌프란시스코는 각각 20.70%, 20.20%, 20.05%로 20%를 넘어섰다. 이 지역들은 재택 근로자 비중이 높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올 1분기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전 분기 대비 0.76% 하락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전 분기 대비 내려간 것은 2011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미국 부동산 시장 판도는 완전히 변했다. 출근을 기피하는 문화가 생기자 빌딩 시장뿐 아니라 오피스 내 상권도 죽고 있는 반면, 재택근무 일상화로 도시에서 떨어진 외곽 집값은 치솟았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이른바 MZ세대들이 주택 시장의 주역으로 등장, 생애 첫 주택 마련에 나서며 고금리 상황에서도 집값 상승을 떠받쳤다.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이 은행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일부 미국 은행에서는 ‘돈 빼기’ 타이밍을 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부 은행은 임차인이 상환을 완료한 이후에도 금액을 낮춰 상업용 부동산 매물을 매각해 대출 규모를 줄이려고 한다”고 최근 보도했다. 상업용 부동산을 전문으로 하는 리서치 회사 코스타(CoStar)의 애널리스트 채드 리텔은 “지난 10년 사이 그 어느 때보다도 은행들이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BCG빌딩

    글로벌 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이하 BCG)은 ‘좀비빌딩의 부상’이라는 보고서에서 “코로나 이후 업무 방식이 영구적으로 전환했다”며 “사무실 이용률은 코로나 이전 기준선의 50~60%까지 정상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좀비빌딩 가격 재조정 이후에는 다가구 주거용, 생명 과학ㆍ의료시설, 도심 내 정부 기관 사무실 등 새로운 자산군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런던, 파리, 시드니, 홍콩, 중국 등 다른 주요국들도 상황이 안 좋긴 마찬가지다. CBRE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3월 기준 전 세계 오피스 공실률은 12.9%에 이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13.1%에 육박하는 수치다. LA와 시카고 등 미국 주요 도시의 공실률은 20%를 넘어섰고,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프랑스 등 유럽 등 중국 주요 도시 공실률은 20%에 육박한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국내 기관투자자도 위기에 처했다. 만기가 코앞인 실물자산을 보유한 이들은 디폴트(채무불이행)라는 최악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고금리를 감수하고 자본 재조달을 추진할지를 고민 중이다. 펀드 만기를 연장하더라도 대출금리가 너무 오른 데다가 일부 손실을 감수하고 추가 출자에 나서야 하기 때문. 업계에서는 포트폴리오가 해외 부동산에 쏠려 있는 기관투자자들의 손실이 올해 말부터 가시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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