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10.13 03:34
[땅집고] HDC현대산업개발이 경기 수원시 권선지구에 조성한 ‘수원아이파크시티’ 내 미개발 부지 4곳을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으로 용도 변경해 특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 사업을 통해 수천억원 규모의 개발 이익을 거둘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 부지들은 현대산업개발이 입주자를 위한 업무·문화·편의시설 등을 짓겠다고 약속했다가 10년 넘게 방치한 땅이다. 입주민들은 “당초 ‘미니 신도시’로 조성한다고 홍보해 엄청난 분양 수익을 올린 것도 모자라 오래 방치한 땅마저 주거시설로 바꿔 수천억원대 개발 이익을 독차지하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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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는 지난 9월 현대산업개발이 10년 넘게 방치한 미개발 부지 4곳에 대한 개발 계획을 변경해 줬다. 당초 연립주택 용도였던 C8블록은 아파트로 바꾸고, 최고 층수는 기존 8층에서 14층으로 높였다. 판매시설 용지였던 F1·F2블록에는 업무시설(오피스텔)을 짓도록 허용하고. 층수도 당초 8층에서 13층까지 높여줬다. 현대산업개발이 10년 넘게 분양 홍보관으로 사용하고 있는 D1블록에는 주상복합을 짓게 해줬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4개 부지(3만9524㎡)에 아파트와 오피스텔 1000여가구를 추가 분양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매출 1조원, 분양수익이 최대 5000억원 정도가 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인근에 분양을 앞둔 권선6 재개발구역의 경우 30평대 아파트 일반분양가가 약 6억5000만원 수준으로 책정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파트와 오피스텔 1000가구 분양으로만 6500억원, 여기에 상업시설 분양가까지 더한다면 매출이 1조원에 육박한다는 것. 현재 수원아이파크시티 30평대 아파트 시세는 8억원 안팎이다. 권선동 S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용도변경을 추진 중인 4개 부지는 권선지구에서 전철 1호선 세류역과 수원버스터미널이 가장 가까워 알짜로 꼽힌다”면서 “수원 군공항 이전 이슈와 맞물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언제 개발할지 관심이 높아 분양만 하면 완판은 따놓은 당상”이라고 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이 4개 부지 외에 남아있는 7개 부지(G1, G2, P1, S1, K1, L1, L2)는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지들에는 당초 병원과 소방서, 근린생활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매각을 추진 중인 7개 부지 총 면적은 2만993㎡에 달한다. 지난해 교육부가 권선지구 내 다른 부지를 공시지가 기준 평당 620만원에 거래한 사례를 참고하면, 7개 부지 땅을 팔아서 얻는 토지 매각 수입도 최소 1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현대산업개발은 이미 권선지구에 ‘수원아이파크시티’ 아파트 9개 단지 총 6700가구를 분양하면서 2조원 이상 매출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아이파크시티는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총 5차례에 걸쳐 분양했다. 2009년 첫 분양한 1차(1·3단지) 분양가는 평당 1245만원, 같은 시기에 분양한 2차(2·4단지) 분양가도 1250만원이었다. 당시 수원에서 가장 높은 분양가였고, 현재 수원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광교신도시 분양가(평균 평당 1200만원)보다도 높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수원아이파크시티 4차에서 분양 수익을 크게 얻고 미분양이 발생했던 1~2차 사업장에서 미분양이 해소되면서 2015년 4분기에만 1조원이 넘는 판매수익이 반영됐다”면서 “결과적으로 2015년에만 영업이익 3900억원을 거두면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고 했다.
수원아이파크시티 입주민들로 이뤄진 발전위원회는 지난 6월 현대산업개발을 상대로 민사상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수원아이파크시티 발전위원회 관계자는 “지난 10년 동안 약속했던 편의시설을 짓지 않은 이유가 이렇게 주민들을 속이고 매각하려고 했다는 것이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먹튀’를 넘어 사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권선지구를 양호한 환경으로 만들기 위해 계획안을 변경해 유휴부지 개발을 촉진 중인 것”이라며 “현재 소송 중이어서 정확한 입장 표명은 어렵다”고 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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