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이 유독 많이 불었던 지난 겨울, 현관문이 무섭다는 이들이 많았다. 누군가 들어오기라도 하면 쌩하니 불어오는 바람은 한껏 데워놓았던 실내 공기를 순식간에 얼려버렸다.
이럴 때 ‘효자 아이템’이 바로 중문(中門)이다. 중문은 현관문으로 유입되는 차가운 공기를 막아 겨울철 실내 온도를 2도 정도 높여주고, 밖에서 들려오는 소음도 막아준다. 현관을 가려 실내 분위기를 정돈시켜주는 효과는 덤이다.
중문을 달면 집이 보일까 걱정하는 이들도 있다. 이럴 땐 중문을 흰색 등 밝은 색으로 선택하고, 큰 유리를 삽입하면 답답함을 덜 수 있다. 다만 유리가 깨지는 것을 막으려면 유리 안에 철망을 넣은 ‘망입유리’가 좋다.
중문은 한짝짜리 여닫이문부터 양쪽으로 활짝 여는 양개문, 옆쪽으로 밀고 당기는 미닫이문 등 종류가 많다.
■“문을 벽안에 숨기는 미닫이문 인기”
코발트 블루 컬러에 골드 색상으로 포인트를 준 미닫이 문이다. 유리는 망입유리를 사용했다. 삼플러스디자인 측은 “주거 공간이 아닌 카페 등 상업적 공간의 느낌을 자아내는 역발상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미닫이문은 옆쪽으로 문을 열기 때문에 열어놓아도 동선(動線)을 방해하지 않는게 장점이다. 다만 문을 옆으로 열어야 해 충분한 벽면 공간이 필요하다. 요즘엔 문을 밀어넣는 공간을 벽안으로 숨기는 ‘포켓도어’ 방식도 인기있다. 포켓도어는 하자가 생겼을 때 점검이 불편한 것이 단점이다.
단순하면서도 자연미를 살린 미닫이문이다. 오랜 세월을 견딜 만큼 뒤틀림없는 고재(古材) 원목과 유리 소재인 브론즈경을 이용해 제작했다. 카민디자인 측은 “좌우측 나무 판넬은 도장의 유지관리가 힘든 점을 고려해 현관장과 균형을 맞춰 디자인했다”며 “바닥에도 같은 고재 판넬을 시공해 넓은 현관이지만 신발장까지 맨발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벽면에도 통일감을 주기 위해 고급 고재원목으로 포인트를 줬다.
흰색 벽면에 검은색 중문으로 깔끔함을 극대화했다. 현관 입구에 앞뒤 공간이 부족한 대신 옆 공간에 다소 여유가 있어 미닫이문을 선택했다. 선데이프로젝트 측은 “이 집은 원래 주방을 거실 방향으로 확장해 현관 입구에서 바로 식탁이 보이는 단점이 있었다”며 “이를 가리기 위해 파티션을 설치했고, 파티션과 중문 사이 공간이 좁아 미닫이 중문을 달았다”고 했다.
■“여닫이문은 단열 좋고 좁아도 설치 가능”
자칫 평범할 수 있는 블랙 계열 중문이지만, 아랫쪽에 금색 서스헤어라인(스테인리스 소재의 일종)을 처리해 고급스런 느낌을 준다. 이 문은 양개문 중에서도 안팎 모든 방향으로 열고 닫을 수 있는 ‘스윙도어’다. 삼플러스디자인 측은 “양개문은 미닫이문보다 단열 효과가 높고 상대적으로 좁은 곳에도 설치할 수 있다”며 “다만 문을 열어뒀을 때 동선을 방해할 수 있으니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화이트와 골드 색상의 조화는 깨끗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자아낸다. 선데이프로젝트 측은 “자칫 무거워보일 수 있어 투명한 유리로 집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도록 프레임을 최소화했다”며 “양방향 모두 열고 닫을 수 있는 스윙도어라 양손에 짐을 들고도 쉽게 출입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817디자인스페이스가 자체 제작한 아쿠아 강화유리 중문이다. 아쿠아유리는 마치 물방울이 퍼져있는 듯한 모양의 불투명한 유리를 말한다. 현관 입구가 길쭉해 낯선 사람이 초인종을 눌러도 집안까지 들어올 수밖에 없도록 돼 있어 집주인에게는 부담스러웠다. 기존 체리색 중문을 철거하고 현관 중간에 중문을 달았다. 817디자인스페이스 측은 “벽과 바닥의 자연스러운 질감이 도드라지는 타일 마감과 월넛 이다메결(물결무늬) 신발장을 매치해 내추럴한 느낌을 살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