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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엔 모던한 그림? 생각 바꾸면 집 분위기 살죠

    입력 : 2017.02.25 06:30

    [그림@인테리어] “가격보다 공간과 어울리느냐가 중요”

    올해 그림 인테리어 열풍이 불면서 그림을 집에 걸어두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 막상 나도 그림을 걸자니 막막하다. 우리 집이 그림을 걸 만한 환경인지조차 의심스럽다.

    김현성 아트브런치 앤 키스갤러리 대표는 그림을 선택하기 전 가족들과 충분히 대화하고, 그림 뿐만 아니라 작가에 대해서도 공부하라고 권한다. 그림은 습기에 취약하다. 화장실이나 비가 들이치는 창문 옆은 피해야 한다. 아이들 낙서가 우려된다면 아크릴박스나 액자 안에 그림을 넣으라고 했다.

    땅집고(realty.chosun.com)가 김현성 대표를 만나 그림을 선택하는 요령, 집에 걸어둘 때 조심할 점 등을 들어봤다.

    작가 지히의 작품인 '생각의 감정'. /아트브런치 제공

    ■‘아파트엔 모던한 그림’은 편견

    -무조건 큰 작품이 좋은 것은 아니라고요.
    “보통 벽을 꽉 채우는 큰 그림을 생각하고 고르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큰 그림보다 작은 그림이 더 빛날 때도 많다. 그림 크기는 예산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가족들과 사전 대화는 중요하죠.
    “자신의 취향 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좋아할 만한 그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가족과 그림에 대한 취향을 얘기하면서 그동안 모르고 지냈던 서로의 미적 취향이나 성격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한 50대 여성 고객은 ‘큰 딸이 이런 그림을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딸이 고른 그림을 보면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다’고 얘기했다. 자식에 대해 모든 걸 안다고 생각한 것이 결국 자만이었다는 것이다. 가족 중 누군가의 반대가 있는 작품을 선택하면 부부싸움 가능성도 높아진다. 그림이 고가일수록 더욱 그렇다.”

    -그림 뒤에 있는 작가를 보는 게 중요하다?
    “작가에 대해 더 알고 나면 그저 그랬던 그림도 이상하리만치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작가의 연대별 작업 흐름이나 고민의 흔적들을 추적하다보면 작품의 이해도가 높아져 그림이 더 좋아진다.”

    하은영 작가의 '라일락을 담다'. /아트브런치 제공

    -아파트에 어울리는 그림은.
    “아파트라고 미니멀하고 모던한 그림만 생각한다면 편견이다.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중요한 것은 그림과 공간이 얼마나 어울리느냐이다. 서재 공간은 사색이 필요한 표현주의 계열 추상작품, 아이방은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초현실주의적인 작품이나 팝아트 작품이 좋을 듯 하다. 거실이 다소 복잡하다면 미니멀하고 단순한 그림, 반대로 거실이 심플하다면 강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나 스토리가 있는 작품도 좋을 것 같다. 침실이라면 차분히 하루를 정리하면서, 마음을 가라앉게 만드는 한국화 작품이 제격일 것 같다. 물론 모두 개인적 소견이다.”

    -요즘 고객들이 선호하는 스타일은.
    “고객이 이제 막 입문한 사람인지, 그림 애호가인지, 컬렉터인지 등에 따라 선호하는 스타일이 다르다. 그림을 처음 접하는 사람은 풍경화나 꽃정물 작품을 좋아한다. 젊은 사람들이나 초보 컬렉터는 팝아트 작품이나 신인작가의 재기발랄한 상상력을 선호한다. 작품을 여러 점 소장해 본 컬렉터일 경우에는 표현주의나 해체주의 같은 반구상이나 추상작품을 선호한다. 이들은 현대미술일수록 작가의 생각이나 개념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창균 작가의 '명경지수'. /아트브런치 제공

    ■아크릴박스나 액자에 넣는 게 좋아

    -아이들 손이 무섭다면.
    “아이들이 그림에 낙서하는 경우는 정말 최악이다. 연필로 자기 이름을 쓴다거나 그림 위에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때가 있다. 이 경우 복원도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아이 부모에게도 손해배상이라는 원치 않는 추억이 만들어진다. 그림을 높이 걸거나 낙서할 수 없도록 아크릴박스, 액자 등을 씌워놓는 것이 최선이다.”

    -그림도 언제든 떨어질 수 있다?
    “작품에 따라 액자 안에 넣을 수 있는 것도 있고, 캔버스 상태인 것도 있다. 유리 액자 안에 있는 큰 작품의 경우 무게가 제법 나간다. 시멘트벽에 피스로 고정시키는 경우는 큰 문제가 없지만, 합판으로 된 가벽일 경우엔 못이 헐거워지지 않았는지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픽처레일(천장이나 벽 등에 설치해 못을 박지 않고 그림을 걸 수 있는 제품)에 그림을 걸었을 때도 그림을 거는 와이어의 조임 부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가끔씩 살펴봐야 한다. 소파 위에 걸어놓은 그림이 떨어진다면 소파에서 TV를 보던 가족의 머리는 책임질 수 없다.”

    한경자 작가의 '사유의 공간'. /아트브런치 제공

    -습기를 조심하라는데.
    “유리 액자가 아닌 캔버스 상태의 그림은 습기에 약하다. 주기적으로 실내 공기를 환기해야 한다. 특히 그림 거는 곳이 지하라면 통풍에 더 신경써야 한다.”

    -화장실과 창문 앞은 피해야겠죠.
    “그림이 습기에 약한 만큼 화장실이나 그 근처에 그림을 거는 것은 피해야 한다. 직사광선을 오랫동안 받는 장소도 좋지 않다. 색감이 변질될 수 있다. 창문 바로 앞에 걸어도 곤란하다. 자칫 비가 들이치면 그림이 젖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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