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1년은 부동산 현장을 직접 조사하며 느껴 보라. 시기를 좀 늦춘다고 부동산이 어디로 달아나지 않는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최근 발간한 책 ‘박원갑의 부동산 투자 원칙’에서 “부동산 재설계에 앞서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해 각자 맞춤형 정답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령 소형 아파트 3채나 오피스텔 5채를 사서 월세를 받는 사람이 있고, 아예 월세가 나오는 2개의 상가를 매입해 노후를 준비하는 사람도 있다. 아파트, 오피스텔, 상가를 적절히 섞거나 아예 자금을 모아 소형빌딩이나 물류창고를 구입하는 사람도 없지 않다.
박 위원은 충분히 조사한 뒤 스스로에게 주는 답안지를 만들라고 조언한다. 그는 “‘왜 하필 그 부동산으로 노후설계를 하려는 건가’ 라고 물으면 금세 답변할 수 있을 정도로는 논리적 무장이 되어야 부동산 재설계 방안을 제대로 수립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부동산 재설계, 3~5년 로드맵 갖고 실행”
부동산 재설계를 위해선 3~5년 정도 로드맵을 짜는 것이 필요하다. 보유 가치가 없는 것은 처분하고, 가치가 있다면 더 매입 하는 것이다. 생각보다 부동산이 팔리지 않을 수 있다. 너무 서두르면 오히려 일을 그르치거나 중도에 포기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기회를 침착하게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부동산을 사고 팔 것인가? 박 위원은 3가지 포인트를 제시했다.
첫째, ‘자산’(asset)인 부동산을 가져라. 자산이란 내 자신의 소유 욕망이 아니라 여러 시장 참여자들의 소유 욕망을 더 고려하는 것이다. 즉 ‘내가 아니라 다수의 타인이 적어도 같은 것을 하나 더 갖고 싶어 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지하철역 출구에서 1m 이내에 있는 1층 편의점 가게를 소유한 B씨. 수익률이 5.5%이고 유동 인구가 많아 공실 가능성이 낮다. 마침 바로 옆 화장품 가게가 매물로 나왔다. 만약 B씨가 자금여유가 있다면 화장품 가게를 매입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가게는 자산의 범주에 해당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고령화·저출산 시대에도 강한 ‘도심’의 부동산을 사라. 저성장 시대의 키워드는 지독한 양극화이다. 적어도 남들보다 덜 손해 보기 위해서는 도심에 부동산을 사는 것이 좋다. 젊은 사람들이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오가는 곳, 사람의 온기가 있는 곳이 대표적인 도심지역 부동산이다. 새·물소리가 들리는 곳보다는 차 소리가 잘 들리는 곳, 공기가 좋은 곳보다 공기가 나쁜 곳이 도심에 가까울 것이다.
셋째, 은퇴이후 부동산 재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금흐름’인 월세이다. 월세가 잘 나오는 부동산은 사고, 월세가 잘 나오지 않는 부동산은 버려라. 다만 현직이라면 지금 당장 월세받기는 실익이 없을 수 있으니 치밀한 준비과정을 거쳐 은퇴이후 안정적인 월세를 받을 수 있는 전략을 짜라. 월세가 잘 나온다는 뜻은 최소 연 4% 이상의 임대수익률을 뜻한다.
아마도 ‘현금흐름’이 잘 나오는 ‘도심’의 부동산은 남들이 같은 것을 하나 더 갖고 싶은 대상인 ‘자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자산은 가격 변동성이 심한 게 문제다. 시장 참여자들이 선호하는 부동산은 쏠림현상에 따른 과열로 가격이 일시적으로 오버슈팅(고평가)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느긋하게 저가에 매수한다는 전략을 갖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박 위원은 말한다.
■ 방향을 명확히 설정하고, 아는 대로 실천하라
부동산 재설계의 첫 출발은 방향을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다. 박 위원은 “목표 없이는 나침반 없이 떠나는 항해나 다름없다. 목표가 명확해야 의식적으로 얻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될 뿐만아니라 우왕좌왕하지 않고 중도하차도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우선 부동산을 사는 목적이 분명해야한다. 목적에 따라 고르는 적합한 부동산이 다를 수 있어서다. 가령 시세 차익용 인지, 월세 받기용 인지, 아니면 자녀 증여용 인지를 구분해야 한다. 시세차익이라면 서울이 낫겠지만 월세수익만 생각한다면 지방이 유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전문가들은 특별한 정보를 갖고 있을 것으로 지레짐작한다. 하지만 박 위원은 “부동산전문가들이 갖고 있는 정보는 대부분 인터넷에 나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 사람들은 부동산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런저런 핑계로 막상 실행하지 않는다. 하지만 실행력을 담보하지 못하는 답안은 무용지물이다. 작은 지식이라도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박 위원은 “아는 지식을 10%만 실천해도 부자가 된다는 말이 있다. 참 지식은 반드시 실행이 따라야 한다는 성현의 말씀을 잊지 말자”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박원갑의 부동산 투자 원칙’ 서적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