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홈스타일링] 셀프의 완성은 조명
셀프 인테리어가 보편화됐다 해도 조명만큼은 쉽게 넘보지 못했다. 전기 배선 등 위험한 작업이 많고 조명 종류와 기능도 복잡한 탓이다. 이미 설치된 조명을 바꿀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이유도 있다.
시대가 변했다. 셀프 인테리어의 완성은 ‘조명’이 됐다. 별다른 인테리어를 하지 않고 조명만 바꿔 달아도 공간이 살아난다.
그러나 여전히 어렵다. 전구를 고르려니 색온도니 연색지수니 전문 용어 투성이다. 집안에 조명이 수십개인데, 어느 공간에 어느 조명을 달아야 할 지 막막하다. 우리집 조명, 어떻게 바꿔야 할까.
■소파 옆엔 은은한 플로어 스탠드
거실은 온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가장 활발하게 이용하는 공간이다. 필립스라이팅코리아 관계자는 “거실은 다양한 조명을 사용 목적에 따라 어떻게 조화롭게 배치하느냐가 포인트”라며 “공간 전체를 밝히는 전반조명과 부분조명, 장식조명 등을 필요에 따라 적당히 혼합한 형태가 바람직하다”고 했다.
전반조명은 거실 천장 중앙에 설치해 실내에 어두운 부분이 없도록 해야 한다. 벽에 걸린 그림을 강조하거나 책을 읽는 곳엔 부분조명을 설치한다. 소파 옆엔 은은한 빛을 내뿜는 플로어 스탠드가 좋다.
인테리어를 새롭게 손본다면 거실 천장 중앙이 아닌 군데군데 간접조명을 설치하는 것도 방법이다. 신길훈 필룩스 프로젝트팀 차장은 “간접조명으로 전체 조명을 밝히고, 빛이 더 필요한 부분은 스탠드 조명을 활용하면 인테리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대부분 아파트의 경우 이미 조명 위치가 정해져 위치, 종류를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 신 차장은 “요즘 조명은 발광다이오드(LED)로 돼 있어 밝기 조절과 광색 변동이 가능하다”며 “가족간 대화, 손님맞이 등 다양한 이벤트에 맞춰 조절할 수 있는 상품이 많으니 거실 천장의 전반조명 하나만 LED로 바꾸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형광등, 오히려 숙면 방해한다
방의 조명은 대개 밝은 형광등을 단다. 그러나 필립스라이팅코리아 관계자는 “백색의 밝은 조명은 정서적으로 휴식을 취하기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자연스런 수면상태로 유도하는 것을 방해한다”고 지적한다.
숙면하려면 적당한 조도의 조명으로 아늑하고 편안한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흔히 ‘전구색’이라 불리는 3000캘빈(k) 조명을 추천한다. 5500k를 표준태양광선으로 본다. 5700k 이상은 투명감과 청량감이 느껴지는 백색이며, 4000k 이하는 따뜻한 느낌의 색으로 오후 태양빛과 비슷하다.
침실에서는 잠만 자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기도, 화장을 하기도 한다. 필립스라이팅코리아는 “침실 전체를 밝혀주는 조명을 기본으로 하되 휴식, 독서, 화장 등을 위해 침대 머리맡이나 화장대 거울 뒷면 등에 부분조명을 설치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식탁 위엔 펜던트 조명을
주방은 음식을 조리하는 공간과 먹는 공간으로 나뉜다. 먼저 조리 공간의 경우, 칼과 불을 사용하는 위험한 공간인 만큼 충분한 밝기의 전반조명을 천장에 설치해야 한다. 조리대와 개수대, 싱크대 상부에 보조등을 달아주는 것도 좋다. 보조등 매립이 어렵다면 간단한 부분조명 제품을 이용하면 된다.
음식을 먹는 공간, 즉 식탁에는 펜던트 조명을 사용한다. 펜던트 조명이란 천장에 체인, 파이프, 전선 등을 달아 늘어뜨린 조명을 말한다. 한샘 관계자는 “음식의 질감을 잘 살릴 수 있고, 가족끼리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부드러운 색감의 감성적 디자인 펜던트 조명을 추천한다”고 했다.
식탁에는 먼저 연색(Ra) 지수가 높은 조명이 필요하다. 연색지수란 조명 밑에서 사물을 봤을 때 얼마나 자연 색감에 가까운지를 나타내는 지수다. 100에 가까울수록 자연광으로 본다.
신길훈 차장은 “연색지수가 가장 높은 것은 백열전구”라며 “이 때문에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여전히 백열전구를 많이 사용한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백열전구는 에너지를 많이 잡아먹어 친환경적이지 않은 탓에 연색지수가 높은 LED를 추천한다”고 했다. 전구 포장 겉면에 보면 연색지수가 표기돼 있는데 이 지수가 80 이상은 돼야 한다.
이케아 관계자는 “식탁 위에 펜던트 조명을 달아두고, 기능성을 갖춘 심플한 분위기의 독서등과 함께 벽에 부착하는 무드등을 더해보는 것도 추천한다”며 “조명 자체로 멋진 인테리어 소품이 될 뿐만 아니라, 그날의 분위기나 상황에 맞춰 사용하면 다양한 빛의 조합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했다.
■축축한 욕실, 방습형 조명은 필수
욕실 조명은 습기가 많은 장소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된 방습형 조명을 사용해야 한다. 욕실 조명으로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전구를 완전히 덮을 수 있는 고정된 천장등이나 벽에 매립된 다운라이트다. 필립스라이팅코리아 관계자는 “펜던트 조명은 젖은 손이 닿을 염려가 있고, 스팟 조명도 습기에는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거울의 윗부분이나 그 주위에 부분조명을 따로 설치하면 면도나 화장할 때 얼굴에 그림자가 생기지 않으면서도 매력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 욕실이 좁다면 중앙조명을 과감하게 생략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샘 관계자는 “조명을 잘못 설치하면 거울에 빛이 반사돼 눈부심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적절한 밝기로 조정하되, 기호에 따라 주광색(6500k), 주백색(5000k) 등을 선택하면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