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포인트레슨] 전세 지렛대를 활용한 투자의 정석
‘수학의 정석(定石)’이 국민 수험서로 자리매김한 비결은 수학의 기본과 문제풀이 원칙을 충실히 풀어준 덕분일 것이다. 부동산 시장은 이론대로 돌아가지는 않는다. 세계 경제와 국내 정책에 따라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하지만 김원철 골드앤모어 대표는 “한 번 배워 평생 써먹고 10년 후에도 변하지 않는 부동산 투자의 기본과 원칙이 있다”고 말한다.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 ‘테마게임’의 방송작가로 활동하던 김 대표는 집필 목적으로 부동산 투자법을 취재하다 재미를 느껴 부동산 투자에 발을 들였다. 이후 1998년부터 크고 작은 부동산 경매회사, 부동산 컨설팅회사, 공인중개사사무소 등 현장에서 경험을 쌓은 그는 아예 전업 투자자로 전향했다.
최근 ‘부동산 투자의 정석’을 출간한 김 대표를 땅집고(realty.chosun.com)가 만났다.
■정석① “자산 규모를 꾸준히 키워라”
-부동산 투자의 정석은 무엇인가.
“매년 소액으로 전세 끼고 부동산을 매입한 뒤 전세 보증금 상승분을 지렛대 삼아 다시 부동산을 사들여 자산 규모를 점점 늘리는 겁니다. 예를 들어 1년 동안 모은 3000만원의 종자돈으로 전세 낀 부동산을 매년 1채씩 구매하고 2년에 한 번씩 나오는 전세 보증금 상승분으로 다시 비슷한 부동산을 사들이기를 10년 반복하는 것이죠. 이것이 투자의 정석입니다. 저는 이 방법을 ‘전세 레버리지(지렛대) 투자’라고 부릅니다.”
-갭(gap) 투자를 말하는 건가요.
“전세금과 매매가의 차이(갭)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외형적으로는 같습니다. 하지만 갭 투자자는 전세금과 매매가 차이가 적다면 곧 매매가 상승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부동산을 삽니다. 전세 레버리지 투자자는 전세금이 오를 만한 곳을 고르죠. 출발점이 다른 셈입니다. 전세 레버리지 투자의 원칙은 자기 자본의 70%, 예컨대 3000만원을 투자했을 때 2년 후 2000만원 정도를 회수할 수 있는 곳에 투자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회수율을 계속 이어갈 만한 성장성이 있는지도 중요하죠. 갭 투자와 작은 차이밖에 없는 것 같지만 실제론 아주 큰 차이가 납니다.”
-이건 부동산 활황기에나 가능한 투자법 아닌가요.
“물론 언제, 어느 곳에서든 전세 레버리지 투자법이 통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불황기에도 2년마다 전세금이 2000만~3000만원씩 오르는 지역은 반드시 있습니다. 투자자라면 매의 눈으로 그곳을 골라내야 합니다.”
-자산규모를 키운 후에는요.
“어느 정도 자산 규모를 갖추면 투자 구조를 바꿉니다. 전세 보증금 상승분으로 생긴 수익을 수익형 부동산이나 배당주에도 투자하는 것이죠. 이런 식으로 자산을 변신시키고 재투자하면서 돈이라는 열매를 맺어주는 ‘머니 트리(money tree)’를 만드는 것이 부동산 투자의 정석입니다. 전세 레버리지 투자법을 따르면 10년 만에 23그루의 머니 트리가 완성됩니다.”
■정석② “위기에 강한 핵심 부동산을 사라”
-전세금이 꾸준히 오를 곳은 어떻게 찾나.
“핵심에 집중해야 합니다. 새 아파트와 역세권, 소형 평형, 강남권, 임대료가 지속해서 상승할 수 있는 곳, 이렇게 다섯 가지가 앞으로 20년 동안 부동산 시장을 좌우할 핵심입니다. 장기적으로 평균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어떤 위기에도 폭락하지 않는 곳이죠.”
-지금 투자한다면.
“서울 역세권 소형 아파트 중 매매가와 전세금 차이가 크지 않은 곳과 신규 분양권, 강동 재건축 아파트 등 세 가지입니다. 특히 강동은 강남권 확장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강남은 점점 확장되면서 송파는 거의 강남권이 돼버렸습니다. 앞으로 강남권이 더 확장한다면 산을 넘어서 가야 하는 방배, 사당보다는 강동입니다.”
■정석③ 매수 타이밍을 알려주는 7가지 신호
-매수 타이밍은 어떻게 잡죠.
“부동산 경기가 나빠진 지 3년 이상 지났고, 미분양 물량과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금 비율)이 사상 최대로 증가하고, 분양 물량과 경매 낙찰가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폐업하는 중개업소가 속출하고,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 등장하면 그때가 바로 투자 적기입니다. 부동산 가격이 머지않아 상승으로 돌아선다는 신호죠.”
-그렇다면 지금은 어느 시기죠.
“딱 잘라서 얘기하면 지방 상승장은 끝났습니다. 지방은 공급 물량이 충분하고 가격도 이미 많이 올라서 더 오르기 어렵습니다. 서울과 공급 물량이 적은 수도권 일부 지역은 상승 중 조정기입니다. 집값이 상승한 기간이 2년 정도로 짧았고, 내년과 내후년 공급 물량도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서울과 일부 수도권은 내년과 내후년 강세로 갈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