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수도권 주택시장에 급매물이 늘고 있다고 한국경제가 12일 보도했다. 상반기 집값 상승이 지속되면서 매물을 거둬들였던 집주인들이 지난달부터 주택가격이 약보합세로 돌아서자,차익실현을 위해 서둘러 물건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최근 은행권 대출규제 확대와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장세 여파로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자 급매물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매수세가 없어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게 중개업계의 전망이다.
특히 상반기에만 2억~3억원까지 치솟았던 잠실권 신규 입주 단지들에서는 한 달 전 실거래가보다 최대 7000만원 이상 떨어진 매물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강북권에서도 '동북권 르네상스' 계획 발표로 가격이 올랐던 노원구를 비롯해 집값이 올랐던 곳을 중심으로 매물이 늘면서 가격 하락세가 확산되는 추세다.
지난 8월 10억5800만원에 실거래됐던 서울 송파구 트리지움(잠실주공3단지 재건축)의 전용면적 85㎡(공급면적 32평)짜리 아파트는 이달 초 9억3000만원에 급매로 나왔다. 저층이긴 하지만 비슷한 층수를 기준으로도 7000만원 이상 매매호가가 내렸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중간층 물건도 10억원 안팎에 매물로 나오고 있다. 두 달 새 5000만원 이상 빠진 가격이다. 트리지움 이외에 인근 신규 입주단지도 상황이 비슷하다. 지난 8월 11억원 선에 팔렸던 '엘스(잠실주공1단지 재건축)'의 85㎡형 역시 지난달에 5000만원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상반기 서울시의 '동북권 르네상스'계획 발표로 집값이 2000만~3000만원 올랐던 도봉구 창동 '북한산 아이파크'의 전용면적 85㎡짜리 아파트는 최근 4억8500만원에 저층 급매가 나왔다. 7월까지만 해도 5억4000만원에 팔렸던 아파트다. 그나마도 매수자가 없어 호가가 4억6000만원 선까지 빠져야 팔릴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최근 매물 증가와 관련,향후 집값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대세 하락보다는 상반기 오름세 기간과 맞먹는 정도의 '약보합 조정국면 지속'을 전망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지난 8월까지 상반기 내내 너무 빨리 반등한 데 따른 피로감과 정부의 금융규제, 계절적 비수기 등의 3요소가 겹쳐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