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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전세가, 집값 더 밀어올릴까

뉴스 이데일리
입력 2009.09.11 11:56

전세가에 보태 집 사려는 사람 늘어
매매가-전세가 차이 커 가능성 낮아

최근 급격한 전세가 상승이 내집 마련을 부추겨 결국에는 매매가 상승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과거에는 전세가가 많이 오르면 전세 거주자들이 매매 수요로 돌아서는 경우가 많았다. 전세가가 급격히 오르고 있는 현 상황이 이미 크게 오른 매매가를 더 밀어올릴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 `아직 낮다`

1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4년 말 3.3㎡ 당 492만원이던 서울의 전세가는 이후 꾸준히 올라 2007년 말 625만원까지 올랐다. 2008년 금융위기로 611만원 선으로 주춤했지만 올해부터 다시 상승해 9월 초에는 652만원에 달한다. (아래그림 참조)
▲ 서울 3.3㎡ 당 전세가격과 전세금 추이(출처: 부동산114)
일부지역 아파트 전세가는 서울지역 중소형 아파트 매매가에 육박한다. 강남구의 3.3㎡당 평균 전세가(공급면적 기준)는 1051만원으로 2001년 694만원에 비해 357만원이나 올랐다. 강남구에서 국민주택규모인 105㎡ 아파트 전세를 얻으려면 3억3618만원이라는 돈이 필요한 셈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전세가는 빠르게 올랐지만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높지 않다는 점이다. 재건축 추진 단지를 제외하고 서울 아파트 전세가는 최근 매매가의 35.7% 수준까지 떨어졌다. 2001년 말 54.7%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무려 19%포인트나 낮아진 것이다.(위그림 참조)

아파트 별로는 중소형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높은 편이다. 서울시 노원구 중계동 건영 79㎡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48%,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42㎡는 48%, 양지마을 한양 59㎡는 52%다.

반면 중대형 아파트는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서울시 서초구 반포래미안 113 ㎡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44%다. 서울시 노원구 중계동 청구3차 107㎡ 46%, 분당 시범단지 삼성한신 108㎡는 41% 선이다.

◇ 집값 너무 비싸 매매 전환 어려워

예전에는 전세가가 가파르게 오르면 전세 거주자들이 매매 수요로 돌아서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특히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소형 아파트에서 이런 경향을 보여 왔다. 중대형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만 보태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전세가 상승이 매매가를 밀어올릴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우선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큰 곳이 많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강남지역 중대형 아파트 매매가가 10억이고 전세가가 4억원이면 6억원을 융통해 집을 사야 한다"며 "이런 경우 전세가가 오른다고 매매가도 오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도권 일대는 예정된 입주 물량이 많아 전세가 상승이 매매가 상승을 야기하지 않을 전망이다. 함영진 부동산 써브 실장은 "경기도와 신도시 지역은 예정된 입주물량이 많아 전세가가 매매가를 밀어올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서울은 소형아파트가 이미 많이 올랐지만 워낙 물량이 부족해 매매가가 싼 지역 위주로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오히려 전세가에 비해 높은 매매가가 다시 전세가를 끌어올릴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박사는 "서울은 매매가격이 전세가격에 비해 너무 비싸 수요자들이 전세시장에 계속해서 머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변시세의 절반 수준인 보금자리 주택 공급을 기다리는 대기수요, 뉴타운 사업 본격화에 따른 이주수요까지 맞물리면 전세가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이나 중소형 아파트는 매매가가 오를 수 있다. 김희선 부동산 114 전무는 "전체적으로 매매가가 오르고 있고 공급 부족 얘기가 나오고 있어 조바심에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 있다"며 "강남 등 전세가가 다른 지역 아파트 매매가에 육박한 곳도 있어 매매가가 저렴한 곳을 중심으로 매매수요가 몰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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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온혜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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