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8.16 06:00
[땅집고] 아파트 관리실에서 7년 근무한 직원이 투병으로 일을 그만둔다는 소식에 자발적으로 치료비 1600만원을 모금했던 서울 용산구 대표 고가 아파트 ‘래미안 첼리투스’ 근황이 전해졌다. 입주민들이 전달한 성금 덕분에 해당 직원이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완치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우리 사회에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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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 첼리투스’는 1974년 준공한 옛 렉스아파트를 최고 56층, 3개동, 총 460가구 규모로 재건축한 단지다. 임대주택 하나도 없이 1대 1 방식으로 재건축해 과거 정비업계 주목을 받기도 했다. 모든 가구를 대형평수인 전용 124㎡(50평)으로만 구성했다. 2015년 입주해 올해로 12년째다. 시공은 삼성물산이 맡았다.
용산구 한강변에는 재건축 사업을 앞둔 낡은 단지들이 많은 가운데, ‘래미안 첼리투스’가 유일한 초고층 신축이라 단연 대장주로 꼽힌다.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핵심으로 통하는 용산구 입지와 함께 영구 한강뷰가 가능한 상품성으로 올해 7월 30층 주택이 55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임대차거래의 경우 같은 기간 41층 주택이 보증금 25억원에 전세 거래됐으며, 월세는 지난 6월 39층 아파트가 보증금 13억원에 임대료 420만원 조건으로 계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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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래미안 첼리투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올해 4월 주민들에게 단지 내 시설기사로 근무하던 A씨를 위한 성금을 모금하자는 내용을 알렸다. 2019년 3월부터 약 7년 동안 이 아파트에서 근무하던 A씨가 골수증식 종양으로 퇴사하게 되었는데, 골수이식 치료비만 3000만원이며 추가 간병비까지 부담해야 해 이중고에 시달리게 되었다는 것. 입주자대표회의는 “참여 금액은 자율이며, 정성의 마음으로 소액이라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모금을 독려했다.
그 결과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4월 20일부터 30일 총 11일 동안 각 동 안내데스크를 통해 성금을 전달받은 결과, 총 460가구 전체와 입주자대표회의, 노인회를 비롯해 내부 관리·시설팀, 미화팀, 보안팀 등 동료들이 동참해 무려 1600만원이 모인 것. 목표 모금액이었던 3000만원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짧은 기간 동안 타인을 위해 이 정도 금액이 모였다는 사실 자체가 대단하다는 칭찬이 쏟아졌다.
이로부터 약 4개월 만인 이달, 입주자대표회의는 시설기사 A씨의 근황과 모금액 사용 내역을 공개하는 게시문을 부착했다. 공문에 따르면 골수이익 수술은 성공적이며, A씨는 7월 중순에 퇴원한 후 자택해서 요양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꾸준히 치료를 받으면 1년 후에는 정상적인 일상·사회생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추적 검사를 거쳐 5년 후에도 이상이 없을 경우 최종 완치된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입주민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따뜻한 사랑과 위로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근로자에게 큰 희망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아파트 공동체의 귀감이 되는 뜻 깊은 사례가 되었다”면서 “성원을 보내주신 모든 입주민분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래미안 첼리투스’ 직원 일동은 입주민 여러분의 쾌적하고 안전한 주거 환경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래미안 첼리투스’ 입주민들의 성금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요즘 세상에 보기 드문 미담이라는 칭찬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아파트 관리실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폭언·폭행하는 입주민 사례가 종종 전해지는 것과 정반대라는 것. 댓글창에선 “한강뷰 50억원 아파트에 사는 입주민들의 품격이란 바로 이런 것 아니겠느냐”, “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주다, 생판 남을 위해 거액을 모금하다니 정말 감동이다”라는 등 반응을 보이고 있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