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삼성이 점찍은 '집 짓는 공장'…다음 목표는 20층 목조 아파트

    입력 : 2026.07.27 06:00

    [박정진 공간제작소 대표 인터뷰 ②] 스마트홈 품은 모듈러주택 생산
    건설사와 손잡고 공동주택·해외시장 노린다

    [땅집고] 박정진 공간제작소 대표가 경기 화성시 목재 모듈러주택 공장에서 로봇 생산설비와 주택 제작 공정을 설명하고 있다. /강태민 기자

    [땅집고] “국내에서는 아직 모듈러 건축이 전체 건축시장의 1~2%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건설 인력 부족과 공사비 상승, 기후 변화까지 고려하면 건축도 공장 생산 방식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습니다. 20년 뒤에는 모듈러 방식으로 지을 수 없는 건물만 현장에서 짓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박정진 공간제작소 대표)

    목재 모듈러주택 제조업체 공간제작소는 지금까지 3000채가 넘는 주택을 지었다. 현재 주력 상품은 단독주택이지만 앞으로 5~10층 규모 공동주택과 호텔, 학교, 군부대 시설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관련기사 : 독일 50번 오가며 만든 '집 짓는 로봇'…"30평 벽체 4시간이면 끝"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협업해 가전제품과 스마트홈 시스템을 모듈러주택 제작 단계부터 설치하는 사업도 시작했다. 주택을 완공한 뒤 가전과 기기를 개별 설치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공장에서 주택을 제작할 때 냉장고와 에어컨, 조명, 커튼, 보안장치 등을 미리 연결하는 방식이다.

    대형 건설사와는 경쟁하기보다 건설사가 인허가와 사업 관리, 전체 품질을 맡고 공간제작소가 목재 모듈 제조를 담당하는 분업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한 줄인 로봇 생산라인을 네 줄로 늘리고, 해외 수출과 중층 공동주택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는 목표다. 다음은 박 대표와의 일문일답.

    '평생 수수료0' 8 말까지500 한정! 지금 단기임대 등록하기

    -모듈러 건축이 앞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는 이유는.

    “건설 현장에서 일할 젊은 인력이 줄고 있다. 기후 변화로 공사가 가능한 기간도 짧아졌다. 겨울에는 추위 때문에, 여름에는 폭염과 장마 때문에 작업이 어렵다. 결국 봄과 가을에만 공사할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스웨덴 등 북유럽에서 모듈러 건축이 발달한 것도 추운 날씨 때문에 현장 공사가 어렵기 때문이다. 목재는 제작 과정에서 물에 젖으면 곰팡이나 부식 등 하자로 이어질 수 있지만 실내 공장에서는 온도와 습도를 관리하며 생산할 수 있다.”

    -주요 고객층은 누구인가.

    “기존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면 50대 이상이 약 70%이고 실거주 목적이 90%다. 별장이나 세컨드하우스보다 실제로 거주할 집을 짓는 고객이 많다.

    하자보수 전담팀도 운영한다. 준공 후 6개월이 지나면 직원이 방문해 고객에게 야외 테이블을 설치해 주면서 불편한 점과 하자를 함께 점검한다. 구조적인 하자보다는 벽지나 문틀 등 마감 문제인 경우가 많다. 기본 무상 하자보수 기간은 3년이다.”

    [땅집고] 공간제작소 화성 공장 내부에서 목재로 만든 바닥과 벽체 모듈이 조립되고 있다. 공간제작소는 주택 건축 공정의 최대 80%를 공장에서 마친 뒤 현장으로 운반해 조립한다. /강태민 기자

    -기존 주택보다 증축이나 리모델링이 쉬운가.

    “목조주택은 콘크리트를 철거하지 않고 벽체를 절단해 보강할 수 있어 공간 변경과 증축이 상대적으로 쉽다. 모듈을 추가하거나 떼어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도 가능하다.

    화성 공장에 설치한 전시주택은 평택 공장과 일산 전시장 등을 오가며 일곱 차례 이상 이전했다. 그래도 구조와 마감에 큰 문제가 없다. 학생 수 변화에 따라 교실을 추가하거나 철거해야 하는 학교, 부대 개편에 따라 건물을 옮겨야 하는 군 시설에 모듈러 방식이 적합한 이유다.”

    -목재 모듈러주택의 한계도 있나.

    “목재는 물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공간에는 적합하지 않다. 지하층은 목재 모듈러 방식으로 만들기 어렵다. 상가처럼 높은 층고와 넓은 창이 필요한 공간도 콘크리트나 철골이 유리하다.

    미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호텔 프로젝트의 경우 1층 상업시설은 콘크리트로 만들고 그 위 6개 층을 목재 모듈러로 올리는 방식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모든 건물을 목재 하나로 지으려 하기보다 콘크리트와 철골을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 현실적이다.”

    [땅집고] 공간제작소와 삼성전자가 공동으로 만든 2층 AI 모듈러주택 외관. 넓은 통창과 유리 난간, 짙은 색 처마와 목재 느낌의 외장재를 적용했다. /강태민 기자

    -삼성전자와는 어떻게 협업하게 됐나.

    “올해 2월 삼성전자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 처음에는 박람회에 함께 참여해 가전제품을 설치하는 정도였지만 이후 공간제작소 쇼룸과 주택에 삼성전자 가전과 스마트홈 시스템을 적용하는 협업으로 확대됐다.

    주택을 제작할 때 냉장고와 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미리 설치하고 스마트홈 시스템에 등록한다. 입주자는 집에 있는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인식하면 가전과 조명, 커튼, 보안장치 등을 한 번에 연결할 수 있다.”

    -현재 단독주택 중심인데 아파트도 지을 수 있나.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경량 목구조는 5~7층까지 가격 경쟁력이 있고 그보다 높아지면 구조재가 두꺼워져 비용이 상승한다. 고층 건물에는 구조적으로 힘을 받는 부분에 철골을 사용하고 나머지 부분을 목재 모듈로 만드는 방식이 적합하다.

    공간제작소의 국내 목표는 5~10층 규모 중층 공동주택을 짓는 것이다. 1층은 상업시설, 2층은 국민평형 주택, 3층은 원룸, 4층은 호텔, 5층은 학교로 구성한 건물도 구상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와 경쟁하게 되는 것 아닌가.

    “경쟁보다는 협업해야 한다. 대형 프로젝트는 대형 건설사가 사업 관리와 전체 품질, 인허가 등 제반 업무를 맡고 공간제작소는 목재 모듈의 제조를 담당하는 구조가 적합하다. 현대건설을 비롯한 건설사와도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

    -회사의 최종 목표는.

    “한국은 아파트 공화국이다. 공간제작소도 결국 목재로 공동주택을 지어야 한다. 올해 목표는 중고층화와 해외 수출이다. 이후 철골과 목재를 결합해 20층 안팎의 건물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국내 모듈러 건축 비중은 아직 1~2% 수준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인력 부족과 건축비 상승, 기후 문제를 고려하면 공장 생산 방식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 20년 뒤에는 모듈러 방식으로 지을 수 없는 건물만 현장에서 짓게 될 것이라고 본다.” /mjbae@chosun.com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