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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50번 오가며 만든 '집 짓는 로봇'…"30평 벽체 4시간이면 끝"

    입력 : 2026.07.23 06:00

    [박정진 공간제작소 대표 인터뷰]① "사람 손에 맡겼던 집, 공장 생산으로 전환
    "건축비, 철근콘크리트 절반 수준인 3.3㎡(1평)당 550만원"

    [땅집고] 박정진 공간제작소 대표가 경기 화성시 공장에서 목재 모듈러주택의 생산 방식과 자동화 공정을 설명하고 있다. /강태민 기자

    [땅집고] “지금처럼 사람과 현장에 의존해 집을 짓는 방식으로는 공사비를 더 이상 낮출 수 없습니다. 원자재값과 인건비는 계속 오르는데, 현장 건축은 공종별 단가가 이미 정해져 있어 비용을 줄일 여지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합리적인 가격에 균일한 품질의 주택을 공급하려면 집도 자동차처럼 공장에서 생산해야 합니다. 건축 공정을 공장으로 옮기고 로봇 자동화를 적용해야 가격과 품질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박정진 공간제작소 대표)

    목재 모듈러주택 제조업체 공간제작소의 박정진 대표는 2004년 모듈러 건축 시장에 뛰어든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공간제작소는 경기 화성시 공장에서 목재를 재단하고 벽체와 바닥, 지붕을 제작한 뒤 건축 현장으로 운반해 조립하는 방식으로 주택을 짓는다. 국내에서 로봇을 이용해 목재 모듈러주택의 주요 구조체를 생산하는 업체는 공간제작소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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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집고] 경기 화성시 공간제작소 공장 내부. 자동화 설비와 로봇을 활용해 목재를 재단하고 모듈러주택의 벽체 등 주요 구조물을 생산한다. /강태민 기자

    로봇 제작 공정을 구현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국내에서 적합한 장비와 기술을 찾기 어려웠던 박 대표는 독일 장비업체와 생산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현지를 50번가량 오갔다. 공장 건설과 로봇 주문·설치에 수년을 들인 끝에 지난해 1월 화성 공장을 본격 가동했다.

    공간제작소가 지금까지 지은 주택은 3000채가 넘는다. 박 대표는 토목설계사무소에서 일하며 건설업계에 첫발을 들인 뒤 토지를 매입해 타운하우스를 개발·분양하는 시행사업에 뛰어들었다. 사업 실패를 겪은 뒤에는 소규모 주택을 직접 설계하고 시공하는 일을 시작했다.

    이후 건축사사무소와 철근콘크리트 주택 시공회사를 운영하며 현장 건축의 품질 관리와 공사비 구조를 경험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공장에서 주요 구조체를 미리 만드는 목재 모듈러주택 제조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다음은 박 대표와의 일문일답.

    [땅집고] 경기 화성시에 있는 공간제작소 목재 모듈러주택 공장 전경. 이곳에서 목재를 재단하고 벽체와 바닥, 지붕 등 주택의 주요 구조체를 생산한다. /강태민 기자

    -모듈러주택 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약 20년 전 토목설계사무소에서 철근콘크리트 방식으로 소규모 건축물을 지었다. 현장에서 집을 짓다 보니 품질관리와 하자 문제가 반복됐다. 작업자를 관리하는 사람을 두고 그 관리자를 다시 감독해야 제대로 된 품질이 나오는 구조였다.

    건축비도 마찬가지였다. 현장에서는 골조와 전기, 설비 등 공종별 단가가 이미 정해져 있다. 협력업체에 단가를 조금 깎아 달라고 요청하는 것 외에는 전체 공사비를 낮출 방법이 거의 없다. 공정을 공장 안으로 가져오면 인력을 직접 고용하고 설비와 자재 사용 방식을 개선할 수 있다. 품질을 관리하면서 가격도 낮출 수 있다고 판단해 모듈러주택 사업을 시작했다.”

    -처음부터 로봇으로 주택을 생산했나.

    “처음에는 경기 가평의 빈 땅에서 사람이 직접 모듈을 만들었다. 하지만 수작업으로는 치수를 정밀하게 맞추기 어려워 공장에서 집 전체를 조립했다가 다시 분해해 운반해야 했다.

    이후 평택 실내 공장으로 옮겨 장비를 사용하면서 공사비를 현장 시공의 약 80% 수준까지 낮췄다. 완전 자동화를 위해서는 별도의 로봇 생산설비가 필요했다. 국내에 적합한 기술이 없어 독일을 50번가량 오가며 장비업체와 생산 방식에 맞는 설비와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수년간 준비한 끝에 지난해 1월 화성 로봇 공장을 본격 가동했다.”

    -로봇 생산 방식은 무엇이 다른가.

    “사람이 만들면 같은 벽체를 제작하는 데 며칠이 걸리지만 로봇은 4시간이면 30평대 주택에 필요한 벽체를 만들 수 있다. 치수도 정확하기 때문에 모듈을 각각 생산해 현장에서 바로 결합할 수 있다.

    각 모듈에는 고유한 QR코드를 부착해 자재와 생산 과정, 작업 이력을 관리한다. 3000채 이상을 지으며 쌓은 데이터를 통해 어떤 시공 방식에서 누수나 타일 탈락, 문틀 불량이 발생하는지도 분석하고 있다. 불량이 반복되는 자재는 제조사를 바꾸는 방식으로 개선한다.”

    -빠르게 짓는 만큼 구조적으로 약하다는 인식도 있다.

    “모듈러 건축은 일반 건축과 건축 순서만 다를 뿐이다. 현장에서 만들던 벽과 바닥, 지붕을 공장에서 먼저 만든다. 사용하는 구조재와 결합 방식의 기본 원리는 현장 건축과 같다. 오히려 모듈러주택은 운반하고 모듈끼리 결합해야 하기 때문에 구조재가 더 많이 들어간다. 일반 주택에서는 벽 하나만 필요한 부분도 모듈이 만나는 지점에는 벽이 두 개 들어간다. 모듈을 서로 당겨 붙이고 구조용 스크루로 결합하기 때문에 접합부도 단단하다.”

    -목재주택은 화재에 취약하지 않나.

    “공간제작소 주택은 2시간 내화 성능을 확보한다. 내화 성능은 불이 전혀 붙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화재가 발생한 뒤 건물이 일정 시간 무너지지 않아 거주자가 대피할 시간을 확보한다는 뜻이다. 철근은 고온에 노출되면 강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휘어질 수 있다. 목재는 열전도율이 낮아 불꽃이 직접 닿지 않는 부분까지 열이 빠르게 전달되지 않는다. 목재라는 이유만으로 철골이나 철근콘크리트보다 위험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모듈러주택을 지으려면 어떤 땅이 필요한가.

    “건축주가 건축허가를 받을 수 있는 대지를 보유해야 한다. 도로와 상하수도, 전기 등이 이미 갖춰진 평탄한 토지가 유리하다. 산속의 저렴한 토지는 진입로를 만들고 옹벽을 쌓거나 수도와 전기를 끌어오는 데 추가 비용이 들 수 있다. 모듈러주택이라고 해서 토지 인허가 기준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 건축비는 얼마인가.

    “기본형 기준 3.3㎡(1평)당 약 550만원이다. 최근 철근콘크리트 단독주택이나 소규모 건물은 3.3㎡당 1000만~1200만원 수준에서 공사가 시작된다. 현장에서 짓는 목조주택도 750만~800만원 정도다. 철근콘크리트 주택의 절반, 현장 목조주택의 약 70% 수준이다. 30평대 주택은 대략 1억5000만~2억원에 지을 수 있다. 다만 대리석이나 고급 목재 등 마감재를 선택하면 가격은 올라간다.

    -공사비를 낮게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대량생산이다. 같은 인건비로 20채를 생산하느냐 50채를 생산하느냐에 따라 한 채당 제조원가가 크게 달라진다. 생산량이 많아야 현재 가격을 유지할 수 있다. 그래서 개인 고객은 물론이고 건설사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기업 간 거래와 해외 수출까지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생산라인이 멈추지 않고 계속 돌아가야 가격 경쟁력이 생긴다.”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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