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7.01 06:00
[땅집고]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신세를 겪은 삼성가(家) 사위,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이 구속된지 6개월 만에 감옥에서 석방됐다.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재판장 김무신)은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임 전 고문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지난해 12월 1심에서 징역 1년 실형을 선고받고 약 6개월 동안 감옥에서 지냈다. 재판에서 임 전 고문은 턱까지 내려오는 장발에 황색 수의 차림으로 내내 고개를 떨구고 있는 등 수척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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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전 고문은 대한민국 재계에서 ‘남자판 신데렐라’로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단국대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한 뒤 1995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는데, 그가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진행하던 ‘한남동 개발 프로젝트’의 일원으로 자택을 자주 드나들면서 운명적인 만남이 시작됐다. 이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눈에 띄어 1999년 끝내 결혼까지 성공한 것. 당시 평사원과 재벌 딸의 결혼은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역대급 화제였다. 삼성가 맏사위가 된 그는 배우자의 재력을 업고 삼성전기 부사장에 이어 상임고문까지 지냈다.
하지만 결혼은 15년 만에 파경을 맞았다. 이 사장이 2014년 10월 이혼 조정 신청을 제기했고, 소송전 끝에 2020년 대법원에서 이혼이 확정된 것. 이 사장이 재산 141억1300만원을 분할해주면서 임 전 고문은 벼락부자가 됐다. 당시 임 전 고문이 요구한 재산 분할은 1조2000억원으로 더 많았지만, 법원은 그의 재산 형성 기여도를 인정하지 않았다. 아들에 대한 친권과 양육권은 모두 이 사장이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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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전 고문은 삼성가 맏사위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야인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무속인 박모(43)씨와 연인 관계를 맺게 됐는데, 지난해 4월 평소 함께 알고 지내던 피해자(84)를 그의 친손자와 함께 경기 연천군에서 감금·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의 수사로 임 전 고문이 연인 박씨를 도와 경찰 수사까지 방해한 혐의도 받았다.
결국 임 전 고문은 특수중감금치상과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 공범으로 기소돼 지난해 징역 1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지난달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평생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살려고 애썼는데 이 나이에 법정에 서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면서 “자유롭게 다니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이제야 알았다, 다시는 이런 일에 휘말리지 않고 봉사하며 살겠다”는 심경을 밝혔다.
이번 판결로 6개월 감옥 생활을 마치고 풀려난 임 전 고문에 대해 재판부는 “방조범이라 하더라도 가담 정도가 가볍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다만 전모를 모두 알고 행동한 것은 아니고 범행으로 이익을 얻은 점도 없어 집행유예로 석방한다”고 판결했다.
한편 임 전 고문과 갈라선 이 사장은 자녀 교육은 물론이고 호텔신라 실적 개선에도 성과를 내고 있다. 아들 임 군은 최근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한 문제만 틀리면서 서울대학교 경제학부에 합격했다. 호텔신라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701억원을 벌어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 대비 1049% 증가한 실적이다.
이에 증권가에선 호텔신라 목표주가를 높이고 있다. 14개 증권사가 추산한 평균 목표주가는 지난 24일 기준 8만2750원으로, 3개월 전(6만727원)과 비교하면 36% 올랐다. 김현석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신라스테이 부문이 하반기에도 객실점유율을 높게 유지하고 객실단가가 지속 상승하는 등 호텔 부문에 우호적인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면세 사업 역시 임차료 절감 효과로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