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6.26 06:00
주택시장에서 존재감 잃은 SK에코플랜트
하이엔드 열풍 10년 넘었지만 서울서 준공 단지 없어
'나홀로·미니단지' 전락한 SK 드파인의 체급 한계
[땅집고] SK에코플랜트가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드파인’을 앞세워 서울 정비사업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정작 주택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대형 건설사들이 10여 년 전부터 강남권에 압도적인 대단지 랜드마크를 올리며 하이엔드 입지를 굳히는 동안 드파인은 서울에 완공된 입주 단지가 단 하나도 없는 검증되지 않은 브랜드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SK에코플랜트가 환경·에너지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주력하는 사이, 정작 주택사업에서는 소규모 수주에만 안주하며 브랜드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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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플랜트에 쏠린 눈…사명 바꾸고 주택 존재감은 ‘뚝’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1년 사명을 SK건설에서 지금의 이름으로 바꾸며 주택 중심의 전통적인 건설사 이미지 탈피를 선언했다. 이후 수조원을 들여 폐기물 처리 업체를 인수하고 친환경·에너지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급격히 전환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주택사업 부문의 위상과 존재감이 눈에 띄게 약화됐다는 점이다. 타 1군 건설사들이 주택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대대적인 마케팅과 기술 개발에 투자할 때, SK에코플랜트의 전사적 역량과 자금은 환경 신사업에 집중됐다. 결과적으로 주택 시장에서 대형 건설사로서의 영향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 정비사업 수주 실적이나 대형 랜드마크 경쟁에서 타사 하이엔드 브랜드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드파인 서울 입주단지 ‘0’개
드파인의 가장 큰 약점은 서울 내에 검증된 실물이 없다는 점이다. 각 건설사의 하이엔드 브랜드가 나온 지 벌써 10여 년이 지났지만 SK는 준공한 아파트가 없다. 부산 드파인 광안만 있다.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DL이앤씨의 ‘아크로’, 대우건설의 ‘써밋’ 등은 이미 강남권 핵심 입지에 대표 단지들을 성공적으로 입주시켰다. 수요자들은 이를 통해 브랜드의 가치와 고급 상품성을 눈으로 직접 확인한다.
반면 SK에코플랜트의 드파인은 수요자가 눈으로 보고 확인할 수 있는 고유의 상품성이나 특화 설계의 실체가 아직 없다. 이 때문에 정비업계 일각에서는 드파인을 두고 “수주전에서 조합원들의 표를 얻기 위해 급조된 ‘영업용 브랜드’ 아니냐”는 냉소적인 시각까지 나온다. 실체 없이 세련된 팜플렛과 브랜드 설명서, 그리고 화려한 강남 모델하우스의 인테리어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
◇드러나는 브랜드 한계
SK에코플랜트는 한강변 배후 주거지로 꼽히는 동작구 노량진뉴타운 내에서 총 3개 구역(2·7구역 단독 수주, 6구역 컨소시엄)의 시공권을 따내며 나름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이 실적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오히려 브랜드의 한계가 명확히 드러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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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가 확보한 단지들이 대단지가 아닌 소규모 구역들 위주로 쪼개져 있어, 하이엔드 브랜드 타운으로서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선 6구역은 GS건설과 컨소시엄이다. 이번에 분양에 나선 2구역(드파인 아르티아)은 임대를 제외하면 분양 세대가 300가구도 안 되는 주상복합이다. 7구역(576가구) 역시 대단지 프리미엄을 형성하기에는 규모의 한계가 명확하다. 서초구에서도 신반포 20차 재건축을 수주했는데 190가구에 불과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결국 압도적인 단지 규모나 차별화된 랜드마크 조경을 보여줄 수 없는 소규모 사업지 위주로만 수주가 이루어지다 보니, 드파인이라는 브랜드의 체급 자체가 타사 하이엔드에 비해 낮게 평가받는 악순환에 빠졌다”고 했다. /hong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