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6.16 09:38
영업익 70% 급감한 파이브가이즈
매각 앞두고 ‘외형 키우기’
한화, 몸값 방어용 대치동 출점?
매각 앞두고 ‘외형 키우기’
한화, 몸값 방어용 대치동 출점?
[땅집고] 미국 유명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운영사인 에프지코리아(한화갤러리아 자회사)가 지난해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매출은 늘었지만 내실은 사실상 처참한 수준이다. 이 가운데 파이브가이즈가 출범 이후 첫 폐점과 올해 첫 신규 출점을 동시에 단행하면서 사모펀드(PEF)로의 매각을 앞두고 기업 가치(몸값)를 방어하기 위한 꼼수성 전략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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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선 신사업 ‘먹구름’
에프지코리아는 지난해 외형 성장에는 성공했지만 수익성은 크게 악화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538억원으로 전년(465억원) 대비 15.7%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0억원으로 전년(34억원) 대비 69.8%나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2억원에 그치며 전년(21억원) 대비 90.5% 줄었다. 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감소했다. 지난해 EBITDA는 약 63억원으로 전년 대비 13.3% 줄어들었다. 외형은 커졌지만 내실은 사실상 크게 흔들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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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프지코리아는 한화갤러리아가 지분 100%를 보유한 파이브가이즈 국내 운영 법인이다. 파이브가이즈는 한화그룹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부사장)이 주도해 들여온 브랜드로 국내 진출 초기부터 화제성을 모았다.
업계에서는 높은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 프리미엄 버거 시장 경쟁 심화 등을 원인으로 꼽는다. 파이브가이즈는 서울 강남권과 핵심 상권 위주로 출점하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본사에 지급하는 로열티와 원재료 비용 부담도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거론된다.
◇몸값 수백억 떨어지나
출시 4년 차에 접어들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하고 재무부담이 가중되면서 김 부사장의 매각 작업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당초 한화갤러리아는 파이브가이즈 매각 대금을 확보해 향후 그룹 내 신규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려 했으나, 실적 쇼크로 인해 구상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현재 사모펀드(PEF) 운용사 H&Q코리아(H&Q에쿼티파트너스)의 파이브가이즈 한국 운영사 인수 작업은 계속 진행 중이다. 최근 한화갤러리아는 H&Q와 맺은 지분 매각 양해각서(MOU)를 재체결하고 매각 절차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번 재체결은 지난해 12월 17일 양사가 체결했던 기존 MOU의 우선협상기간 만료일이 도래함에 따른 조치다. 한화갤러리아는 매수우선협상권을 가진 H&Q와의 협상 기한을 연장함으로써 매각 프로세스를 계속 고수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본실사 과정에서는 최종 가격을 둘러싼 치열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매각 측인 한화갤러리아가 희망하는 파이브가이즈 한국 사업의 몸값은 700억원 안팎으로 거론된다. 올해 예상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인 100억원에 약 7배의 멀티플을 적용한 수치다.
반면 에프지코리아의 지난해 실제 EBITDA는 전년 대비 13.3% 줄어든 약 63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몸값 산정 기준을 지난해 실제 실적인 EBITDA 63억 원으로 낮춰 잡을 경우, 파이브가이즈의 기업가치는 약 440억 원 수준까지 뚝 떨어진다. 한화의 희망가와 시장의 냉정한 평가 사이에 무려 260억 원에 달하는 간극이 존재하는 셈이다.
◇대치동 출점, 꼼수성 외형 방어 지적
이처럼 기업 가치가 반토막 날 위기에 처하자, 파이브가이즈는 최근 강남 상권 갈아타기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해 4월 말 개관한 압구정점은 1년 만에 문을 닫았다. 동시에 첫 신규 출점지로 강남구 대치동(은마아파트 사거리 인근)을 낙점했다. 대치동은 학원가 중심의 고소득 상권으로 유동인구가 풍부하고 소비 여력이 높은 고객층이 밀집해 있어 안정적인 매출 확보가 가능하다는 판단이 깔렸다.
부동산업계와 IB 업계에서는 이번 대치동 출점을 두고 M&A 본실사를 앞둔 몸값 방어용 외연 확장으로 해석한다. 파이브가이즈는 오는 2028년까지 국내 매장을 최소 15개점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글로벌 본사와 계약한 상태다. 실사 기간 중 매장 수가 줄어들면 성장성 점수가 깎여 매각 가격 협상에서 완전히 주도권을 잃게 된다.
결국 압구정점 폐점으로 생긴 공백을 대치동 신규 출점으로 다급히 메우며 현재의 9개 매장 타이틀을 유지하고, 사모펀드 측에 여전히 확장성이 있다는 점을 어필해 몸값 깎기를 막으려는 고육지책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내년까지 15호점 출점 계획에 변함이 없다”며 “매각 앞두고 몸값을 띄우는 의도는 전혀 사실무근이다”고 했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