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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건 구원투수 이선주,'차석용 신화' 재현할까.."아직은 글쎄"

    입력 : 2026.05.20 06:00

    [지지부진 주가 LG생활건강 집중 탐구] ② 이선주표 혁신, K-뷰티 열풍 속 LG생건을 깨울 수 있을까

    이선주, 넥스트 ‘차석용’이 될 것인가
    더후 부진·중국 의존도 탈피가 최우선 과제
    자사주 소각부터 조직개편, 희망퇴직까지
    [땅집고] LG생활건강은 2025년 연결기준 매출 6조3555억원, 영업이익 170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6.7%, 영업이익은 62.8% 급감한 수치이다. /LG생활건강 로고

    [땅집고] “LG생활건강을 과학적 연구에 기반한 뷰티, 건강 기업으로 재도약시키겠습니다”

    이선주 LG생활건강 대표이사 사장이 2026년 신년사에서 던진 말이다. 로레알에서 키엘 매출을 7년 만에 50배 키운 ‘미다스의 손’이 2025년 10월 LG생활건강 수장으로 낙점된 배경엔 절박함이 있었다. 6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 감소, 창사 이래 최대 뷰티 적자. 이선주는 그 한복판에 투입된 인물이다.

    [땅집고] 차석용 LG생활건강 전 사장(좌), 이정애 LG생활건강 전 사장(우). /조선DB

    ◇ 호시절을 이끈 차석용, 그리고 내리막

    LG생활건강의 황금기 중심에는 차석용 전 부회장이 있다. 1985년 P&G에 입사해 14년 만에 한국P&G 총괄사장에 오른 그는 2001년 해태제과 대표이사를 거쳐,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의 영입으로 2005년 LG생활건강 사장에 취임했다.

    차 부회장은 이례적으로 7차례 연임에 성공하며 회사 성장을 이끌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매출 8조915억원을 기록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17년 연속 증가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썼다. 그러나 팬데믹 여파로 실적이 꺾이기 시작했고, 차석용 전 부회장의 용퇴 후 LG생활건강의 목표주가는 165만원(2021년 10월 8일)에서 65만원까지 내려갔다.

    관련기사 : '주당 170만원→26만원' LG생활건강…몰락한 황제주,부활 가능할까

    후임은 LG그룹 계열사 최초의 여성 CEO인 공채 출신 이정애 대표였다. 2011년 생활용품사업부장으로 선임된 이후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시장 1위 지위를 굳힌 이 전 대표는 그룹 공채 출신 최초의 여성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잇따라 승진하며 주목받았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원재료 가격 급등 등 예기치 못한 외부 변수가 겹치며 부진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했다. 당시 이 대표가 소방수로 투입된 후 LG생활건강의 주가는 2023년 6월, 48만원 선까지 내려갔다.

    부진한 결과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LG생활건강은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6조3555억원, 영업이익 170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6.7%, 영업이익은 62.8% 급감했다. 4분기 충격은 더욱 컸다. 매출 1조4728억원에 영업손실 72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화장품 사업은 4분기에만 81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코카콜라음료가 속한 음료 사업부도 2007년 인수 이후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냈다.
    [땅집고] 이선주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LG생활건강 사업에 본격 투입됐다. 올해 1분기 실적 반등이 이루어지며, 이 사장이 구원투수 역할을 하러 왔다는 평이 나온다. /LG생활건강

    ◇ 이선주의 등장, 그가 꺼낸 카드들

    이런 배경 속에 등장한 이선주 사장에게 시선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 1970년생인 이 사장은 한국화장품 홍보실을 시작으로 로레알코리아 사업부장, 로레알USA 키엘 국제사업개발 부사장, 로레알코리아 부사장을 거쳤다. 이후 엘엔피코스메틱 글로벌 전략본부 사장 겸 미국법인장, 유니레버 뷰티&웰빙 한국총괄, 카버코리아 CEO를 겸직했고, 테라로사커피 CEO를 역임한 뒤 2025년 LG생활건강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이 사장은 취임 두 달 만에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뷰티와 HDB 2개 사업부 체제를 럭셔리뷰티, 더마·컨템포러리뷰티, 크로스카테고리뷰티, 네오뷰티, HDB 등 5개 조직으로 재편했다. 핵심은 ‘네오뷰티사업부’ 신설이다. 두피케어 브랜드 ‘닥터그루트’와 구강케어 브랜드 ‘유시몰’을 차세대 성장 엔진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초기 수치는 고무적이다. 닥터그루트의 2025년 상반기 북미 온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00% 급증했다. 미국·캐나다·멕시코 코스트코 입점으로 오프라인 유통망도 넓히는 중이다. 유시몰은 태국 라자다 입점 첫날 억대 매출을 올렸다.

    주력 브랜드 더후는 고급화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2025년 10월 경주 APEC 정상회의 국빈 선물로 채택됐고, 2026년 2월에는 노화방지 성분 NAD 기술력으로 장영실상을 수상하며 기술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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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짝 반등, 그러나 지속성은 미지수

    다만, 아직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북미 시장에 60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기존 인수 브랜드들이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고, 면세, 백화점 분야에서의 재편 효과가 소멸되기 전에 신성장 동력이 실적으로 연결돼야 하는 시간 싸움이 시작됐다.

    한화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23만원에서 28만원으로 올리면서도 투자의견은 ‘중립’을 유지했다. 한유정 연구원은 “북미 매출 증가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적자를 동반하고 있고, 일본 매출 감소로 해외 사업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남는다”며 “여러 브랜드가 신규 국가와 채널로 확장을 시도하고 있지만, 실제 소비자 판매가 안정적으로 확인되기 전까지는 성장의 질을 높게 평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여기에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도 변수다. 이란·이스라엘 갈등이 격화돼 국제 유가가 오를 경우, 나프타를 원료로 하는 포장재 가격과 물류비가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비용 증가 요인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손익에 반영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ks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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