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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건설사, 35년여 된 홍제동 교회 110억에 사들인 이유

    입력 : 2026.05.19 06:00

    1992년 지은 홍제동 충성교회, 경매서 110억에 팔려
    의정부 건설사가 채권자 겸 낙찰자…방어 입찰한 듯
    홍제3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으로 아파트 분양 계획
    [땅집고]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충성교회 건물. /네이버 거리뷰

    [땅집고]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일대 재개발 예정지에 있던 교회 건물이 이달 약 110억원에 낙찰됐다. 교회 새 주인은 구역 내 부지와 건물들을 매수한 뒤 주상복합아파트를 지어 분양할 계획을 세운 수도권의 한 건설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

    땅집고옥션(▶바로가기)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306-8 일대 ‘충성교회’ 건물이 이달 12일 진행한 경매에서 109억7100만원에 낙찰됐다. 2019년 1월 경매 개시 결정이 내려진 이후 9년여 만인 올해 낙찰자를 찾은 것이다. 사건번호 2018타경7470.

    1992년 준공한 충성교회는 대지면적 811㎡(약 245평), 건물 연면적 2662.8㎡(약 806평)로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다. 지하철 3호선 홍제역까지 불과 100m 정도 떨어진 역세권 입지면서, 현재 추진위원회 설립 단계인 홍제3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구역에 포함돼있어 앞으로 재개발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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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교회는 지난해 9월 경매에서 167억8500만원에 낙찰된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 낙찰자가 대금을 미납하면서 건물이 올해 재경매를 진행하게 됐다. 이달 진행한 경매에선 최저입찰가가 109억998만원까지 떨어졌다. 그 결과 응찰한 2명 중 최고가(109억7100만원)를 써낸 경기 의정부시 소재 건설사 원흥주택건설이 낙찰자가 됐다.

    ☞관련기사: "재개발구역 교회는 알짜" 6년 버틴 끝에 167억에 팔린 홍제동 교회

    주목할 만한 점은 원흥주택건설이 충성교회에 총 97억8500만원 상당 채권액을 보유한 핵심 채권자라는 것.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원흥주택건설은 그동안 홍제3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구역 일대 부지와 건물을 하나 둘 사들이면서 핵심 지주가 됐다. 현재 구역 내 보유한 토지만 지난해 말 기준 13개 필지며, 총 면적 4285㎡에 취득가액이 도합 310억3892만원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사업보고서에 “당사는 분양 사업을 위해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일대 토지를 지속적으로 매입하고 있다”는 내용도 함께 공시됐다.

    [땅집고] 원흥주택건설이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일대에서 분양 사업을 위해 토지를 매입해왔다는 사실이 기재돼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대법원 등기부등본을 보면 충성교회와 원흥주택건설 간 채무 관계가 2019년부터 시작된다. 원흥주택건설은 2019년 1월 충성교회를 상대로 89억원 상당 가압류를 설정했고, 약 2년 만인 2021년 1월에도 추가로 8억8500만원 가압류를 걸었다. 그러다 2022년 가압류를 본압류로 전환하면서 강제경매를 신청해 교회 건물이 경매 시장에 등장한 것이다.

    김기현 땅집고옥션 연구소장은 “한 마디로 채권자인 건설사가 직접 낙찰자가 된 경매 사건”이라며 “채권을 회수하는 것과 동시에 담보물 확보를 겨냥한 방어 입찰인 셈”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선 채권액을 고려하면 원흥주택건설이 충성교회에 단순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 가압류를 걸었다기 보다는, 홍제3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추진을 목적으로 교회 건물을 직접 확보하기 위한 매매거래 협의 과정에서 양측 의견이 틀어지며 채무 관계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2021년 가압류 등기에서 원흥주택건설의 주소가 기존 경기 의정부시가 아닌 충성교회 건물로 기재돼있는 점이 핵심이다. 단순 채권자가 아니라 한 때 교회 주소까지 사용하면서 매수·개발·점유 등 재개발 사업 추진과 관련해 깊숙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땅집고] 서울 서대문구 홍제3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현장 위치와 관련 연혁. /서대문구청

    한편 홍제3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은 2003년 10월 재래시장재건축특별법에 의해 조합을 설립하면서 등장했다. 하지만 사업을 조합에서 토지 등 소유자 방식으로 변경하기 위해 2006년 8월 조합을 해산하고, 같은해 9월 도시환경정비법에 따라 서대문구청으로부터 조합설립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는 등 사업을 전면 정비했다. 당시 용적률 570%를 적용받아 지하 8층~지상 최고 35층, 총 197가구 규모 아파트를 지을 계획을 세웠으나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최근에는 원흥주택건설이 핵심 지주가 되면서 2024년 서대문구청장과 추진위원장 간 면담을 진행하는 등 사업 재추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서울 새아파트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홍제동 일대에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여럿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이 구역도 개발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연구소장은 “앞으로 홍제3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이 용적률 상향 등을 적용받아 고층 아파트로 지어진다면, 건설사가 확보하는 분양 수익이 더 불어날 것”이라고 했다.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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