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4.21 11:28
700명 임금체불한 신명주 회장 소유 부동산 줄경매
‘나인원한남’ 115억에 이어 ‘세바른병원’도 291억 낙찰
현재는 ‘반포자이’ 거주 중…여전히 고가아파트에 산다
‘나인원한남’ 115억에 이어 ‘세바른병원’도 291억 낙찰
현재는 ‘반포자이’ 거주 중…여전히 고가아파트에 산다
[땅집고] ‘700명 임금체불’ 논란에 휩싸였던 신명주 전 대한사격연맹 회장 소유의 서울 서초구 병원 건물이 290억원대에 경매로 팔렸다. 앞서 그가 서울 용산구에 보유하던 고가주택 ‘나인원한남’이 경매로 넘어가 약 115억원에 낙찰된 데 이어, 병원 건물도 새 주인을 찾게 된 것이다.
☞관련기사: 임금체불 회장님의 그집 115억에 낙찰…피해자들에게 우선 변제
땅집고옥션(▶바로가기)에 따르면 이달 7일 2회차 경매를 진행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세바른병원’ 건물이 291억7889만원에 낙찰됐다. 이 건물은 대지 353.2㎡(110평)에 지하 3층~13층 규모로, 지난해 11월 감정가 351억5513만원에 첫 경매 입찰을 받았으나 응찰자가 한 명도 없어 유찰됐다. 이후 감정가의 80% 수준에 재경매를 진행한 결과, 서울 동작구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한 건설사가 최고가를 써내면서 낙찰받아간 것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번에 경매를 진행한 ‘세바른병원’ 소유자가 신명주 전 대한사격연명 회장이라는 것. 그는 2015년 이 건물을 신축한 뒤 10년 넘게 보유하며, 동업자인 A대표원장과 함께 척추·관절에 대한 비(非) 수술 치료를 중점으로 하는 병원으로 키웠다. 건물 소유권을 가진 신 전 회장이 A원장으로부터 보증금 3억원에 월세 1억650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임대차계약을 맺고 운영하는 형태였다.
하지만 신 전 회장이 경기 용인시에 운영하던 또 다른 병원 ‘명주병원’에서 임금체불을 하면서 ‘세바른병원’이 경매로 넘어갔다.
실제로 ‘세바른병원’ 건물 등기부등본을 보면 2024년 11월부터 거주지가 용인시로 등록되어있는 사람들이 대거 가압류를 걸어둔 이력이 있다. 이 중 대부분이 ‘명주병원’에서 일하면서 임금을 받지 못한 직원으로 추정되는데 개인 및 단체 명의로 된 가압류가 170건에 달한다.
지난해 5월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은 신 전 회장이 ‘명주병원’을 운영하며 의사와 간호사 등 직원 700여명에게 임금 150억원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근로기준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이 임금체불 문제로 신 전 원장은 불구속 송치됐으며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신 전 회장은 2024년 파리올림픽 개막 2개월을 남겨둔 시점인 2024년 6월 대한사격연맹 수장 자리에 올랐다. 회장사였던 한화가 연맹을 떠난 뒤 6개월간 지도부가 공석이던 상황에서 등장한 신 전 회장은 사격계의 희망으로 불렸다. 실제로 그가 회장으로 취임한 뒤 파리올림픽에서 사격 대표팀이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 등 총 6개 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파리올림픽 성과를 낸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은 2024년 8월, ‘명주병원’에서 대규모 임금체불 논란이 터지자 신 전 회장은 돌연 사임 의사를 표시했다. 당시 그는 대한사격연맹 측에 '병원 운영으로 인해 한국 사격에 부담을 줄 수 없어 회장직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신 전 회장이 사임하면서 그가 연맹에 지급하기로 했던 기여금 3억원과 메달리스트 포상금 등 약속은 물거품이 됐다.
한편 ‘세바른병원’ 건물에 앞서 신 전 회장이 보유하던 서울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 아파트도 경매를 진행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신 전 회장은 2021년 ‘나인원한남’ 전용 206.9㎡(4층)를 41억원에 매입했다. 하지만 임금체불 문제로 지난해 11월 아파트가 경매로 넘어갔다. 감정가 115억원에 시작한 첫 경매에 2명이 응찰에 나섰고 이 중 최고가인 115억9900만원을 써낸 사람이 새 주인이 됐다. 대한민국 공동주택 경매 역사상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삼성’(전용 269㎡·130억4352만원)에 이어 두 번째로 비싸게 팔린 기록이다.
업계에선 신 전 회장의 ‘나인원한남’이 약 116억원에 경매 처분된 데 이어, ‘세바른병원’ 건물까지 290억원대에 경매에 팔리면서 임금 체불 피해자들이 그동안 못 받았던 돈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신 전 회장이 경매로 굵직한 부동산을 뺏기고 있긴 하지만, 등기부등본상 그는 현재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등록돼있다./leejin050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