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4.06 06:00
치솟는 급행 혼잡도…수송력 한계 직면
원인은 민간·공공 분리 운영…증차·투자 지연
신호체계 개선에도 근본적 구조 문제는 그대로
원인은 민간·공공 분리 운영…증차·투자 지연
신호체계 개선에도 근본적 구조 문제는 그대로
[땅집고] 서울 지하철 9호선 급행 노선이 출근길마다 극심한 혼잡으로 압사 우려까지 제기되며 ‘지옥철’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혼잡의 배경으로는 크게 ‘수요예측 실패’와 하나의 노선을 민간과 공공이 나눠 운영하는 ‘이원화 운영 구조’가 지목된다.
실제 9호선은 서울 지하철 노선 가운데 혼잡도가 가장 높은 노선으로 꼽힌다. 서울시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출근시간대 9호선 급행열차 최고 혼잡도는 199%로, 일반열차 최고 혼잡도(128%)를 크게 웃돈다.
☞관련기사: 누가 지하철 9호선을 영원한 '지옥철'로 만들었나....엉터리 수요 예측의참사
이 같은 과밀은 초기 설계 단계에서부터 누적된 구조적 한계의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9호선은 건설 당시 보수적인 수요예측을 전제로 4칸 열차 체계로 출발했다. 급행열차 도입 이후 김포·인천 등 서부권에서 유입되는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2015년 2단계 구간 개통 이후 일부 구간 혼잡도는 230%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후 서울시는 열차를 6칸으로 늘리고 운행 대수도 확대했지만, 서부권 인구 유입과 급행 쏠림 현상이 이어지면서 혼잡은 좀처럼 완화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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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잡의 원인을 단순한 이용객 증가만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급행과 완행이 동일 선로를 사용하는 구조 탓에 열차 간격을 더 좁히기 어려운 데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확장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영향이 누적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운영 구조 문제도 지적된다. 9호선은 개화~신논현 구간은 민간사업자인 서울시메트로9호선㈜이, 언주~중앙보훈병원 구간은 서울교통공사가 각각 맡고 있다.
이 같은 이원화 구조는 사업 추진 방식에서 비롯됐다. 초기 구간은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민간투자 방식으로 추진됐고, 이후 연장 구간은 수익성 문제 등으로 서울시가 직접 건설·운영을 맡으면서 현재의 형태가 고착됐다.
운영 주체가 나뉘면서 혼잡 대응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열차 증차나 차량 도입, 설비 개선 등을 추진하려면 비용 분담과 책임 범위를 두고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민간은 수익성을, 공공은 공익과 안전을 우선하는 만큼 의사결정이 늦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개통 이후 혼잡이 빠르게 심화됐음에도 열차 증차와 차량 도입 과정에서 서울시와 민간 운영사 간 협의가 길어지며 대응이 늦어졌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또한 노선 전체를 기준으로 한 일관된 운영 전략을 세우기 어렵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열차 운행 간격 조정이나 설비 투자 등이 구간별로 나뉘어 추진되면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현재는 선로 용량 한계도 뚜렷하다. 기존 신호 방식으로는 열차 간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해 배차 간격을 더 줄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서울시는 열차와 관제 시스템이 무선으로 실시간 통신하는 신호체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열차 간 간격을 줄여 수송력을 약 20%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현장에서는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급행·완행 혼재 구조와 운영 주체 분리 문제가 그대로인 만큼, 신호체계 개선만으로 혼잡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 도시교통 전문가는 “하나의 노선을 두 운영 주체가 나눠 맡는 구조에서는 신속한 의사결정이 어렵고 대응 시기를 놓치기 쉽다”며 “운영 체계 일원화와 함께 향후 교통 인프라 구축 시 확장성을 충분히 반영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mjba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