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6년째 방치된 9000억 흉물 카지노 리조트, 심폐소생하나 했더니 결국…

    입력 : 2026.03.22 06:00

    24층에서 멈춘 9000억 사업
    카지노 허가도 취소…텅 빈 회사 된 시행사
    “개발 아닌 땅 투기였나” 계약 구조도 논란’

    [땅집고]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영종국제도시미단시티조성' 사업 현장. 지난 8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영종국제도시 미단시티 내 카지노 복합리조트 사업을 정상화하는 방안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땅집고DB

    [땅집고] “RFKR 부지의 카지노 복합리조트 면허는 아직 만료되지 않았어요. 꾸준히 신규 투자 문의가 옵니다. 이번 연구용역을 통해 사업성을 객관적으로 검토해 나가려고 해요.”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A씨)

    ‘영종도 르네상스’의 핵심 프로젝트로 불렸던 인천 영종국제도시 골든테라시티. 현재 6년째 공사가 멈춘 채 흉물로 방치돼 있다. 약 9000억원 규모로 추진하던 카지노 리조트 사업은 자본 이탈과 공사비 분쟁이 겹치며 사실상 좌초된 상태다. 운북복합레저관광단지에서 미단시티로, 미단시티에서 골든테라시티로 이름을 바꾸었지만 정말 명칭만 바뀌었다.

    관련기사 : 인천공항 옆 짓다만 초대형 흉물 카지노 리조트, 5년 만에 충격 결말

    그러던 중 지난 8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골든테라시티 살리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실제 연구용역에 착수한 것이다. 그러나 사업 재개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부는 차라리 땅 값이라도 버는게 어떻겠냐는 등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 9000억 카지노 리조트…24층에서 멈춘 ‘영종도 흉물’

    인천 영종대교를 건너 영종도 초입에 들어서면 공사가 멈춘 채 방치된 거대한 흉물이 우뚝 서 있다. 이 흉물에 무려 중국 광저우 푸리부동산그룹과 미국 카지노호텔 그룹 시저스엔터테인먼트(CZR)가 50%씩 총 7억3500만 달러가 투입됐다. 약 9000억원 규모다. 9블록(2만5000㎡)과 11블록(5000㎡) 부지에 카지노와 호텔, 공연장, 스파·수영장 등을 조성하는 대형 사업이었다.

    [땅집고]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국제도시 미단시티 조성사업 사업지. /땅집고DB

    호텔 건물은 지상 27층 규모로 계획됐지만 현재 24층 골조만 올라간 상태로 전체 공정률은 24.5%이다. 시행사인 RFKR은 중국 부동산 기업 푸리그룹의 한국 법인으로 인도네시아 화상 기업 리포(Lippo), 싱가포르 기업 OUE, 미국 카지노 업체 시저스와 함께 합작법인을 만들어 사업을 추진했다. 2016년에는 리포가 지분을 매각하며 사업에서 빠졌고, 2020년 2월 11일부터 건설공사가 중단됐다. 2021년에는 카지노 운영을 맡기로 했던 시저스까지 철수했다.

    ◇ RFKR→쌍용건설, ‘280억 공사비 미지급’

    결국 중국 RFKR만 남았지만 자금 조달에 실패하면서 사업은 사실상 좌초됐다. 시공사인 티안리코리아 컨스트럭션이 하도급사인 쌍용건설에 공사비 200여 억을 못 주자 쌍용건설이 유치권 행사에 들어갔다. 이 때문에 국토교통부의 ‘공사중단 장기방치 건축물’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공사 중단 기간이 2년 이상인 건축물이 대상인데, 골든테라시티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땅집고] 인천 영종국제도시 미단시티 복합리조트 사업 타임라인. /강시온 기자

    170 황금알 사업 잡아라…시니어 주거 개발의 모든 배우기

    ◇ 카지노 허가도 취소…텅 빈 회사 된 시행사

    이 카지노 리조트는 문화체육관광부가 2014년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대한 사전심사 제도를 도입한 이후 최초로 ‘적합’ 판정을 받은 1호 사업이었다. 그만큼 기대가 컸지만 문체부가 2024년 12월, 사업계획서상 투자계획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국 푸리그룹의 자회사인 사업자 RFKR 측의 사업기간 연장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RFKR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 사업을 더 이상 추진할 수 없게 됐다.

    심지어 RFKR측은 지난해 1월 직원 전원을 비자발적으로 퇴사 처리했다. 사실상 텅 빈 회사가 된 셈이다. 그럼에도 회사 측은 공식적인 사업 포기 선언이나 부지 매각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후 사업은 개발보다는 ‘땅 투자’ 논란에 휩싸였다. 인천도시공사(iH)가 토지를 매각할 당시 위약벌 조항을 넣지 않은 계약 구조가 문제가 됐다. 이 때문에 외국 기업이 개발 대신 토지를 되팔아 수백억원의 차익을 얻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지역사회에서 제기됐다. 논란 당시 유승분 인천시의원은 “토지 매매계약에 위약벌 조항이 없어 개발사업이 사실상 땅 투기로 전락했다”며 “지역 발전을 위한 복합레저단지 계획이 외국 기업의 이익만 키워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 정상화 연구 착수했지만 가능성 미지수

    최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미단시티 사업 정상화를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오는 6월까지 ‘영종도 복합리조트 정상화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연구용역에는 사업 타당성 확보 전략, 제도 개선 방안, 골든테라시티 기능 재편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업계와 지역주민 내 회의적인 시각은 여전하다. 공사가 멈춘 지 6년이 넘은 데다 시행사 공백, 공사비 소송, 투자자 이탈 등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 영종도 주민카페에 ‘골든테라시티(구 미단시티) 사업이 정상화 된다’는 제목의 글이 게재되자, 누리꾼들로부터 “건설 도중 오래 방치한 철근이랑 기타 부속물이 멀쩡하지 않을 것 같다”, “이제 와서 정상화가 가능할지 의문”이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kso@chosun.com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