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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는 반토막 났는데 6연임 추진…호텔신라, 자택 방문해 주총 표 단속 논란

    입력 : 2026.02.25 06:00

    코스피 6000 시대에 4만원대 갇힌 주가
    호텔신라, 위임장 확보에 주주 불만 확산
    위임장 자택 방문해 ‘표 단속’ 주주 분통

    [땅집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호텔신라

    [땅집고]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호텔신라가 이부진 대표이사의 6번째 연임을 추진하면서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코스피 6000포인트를 앞둔 가운데 호텔신라 주가는 수년째 제자리인 상황에서 사내이사 연임 안건 통과를 위해 대행사를 동원해 자택 방문까지 나선 방식이 주주 정서를 자극했다는 지적이다.

    호텔신라는 다음 달 19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삼성전자 장충사옥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안건에는 ‘사내이사 이부진 선임의 건’이 포함됐다.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이부진 대표이사 사장은 향후 3년간 사내이사직을 유지하며 6번째 연임을 하게 된다. 이 사장은 2010년 사장 취임 이후 2011년부터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맡아왔다.

    관련 기사 : 코스피 5000에도 주가는 반토막" 개미 투자자 무덤 된 호텔신라

    ◇주주가치 외면, 위임장 확보에 주주 불만 확산

    최근 호텔신라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의결권 대행사를 통한 자택 방문 위임장 요청에 대한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주주 A씨는 “일요일에 갑자기 자택 벨을 눌러서 호텔신라 위임장을 달라고 하더라”며 “내 이름과 주식 보유 사실까지 알고 있는 게 당황스러웠다”고 전했다. 주주 B씨 역시 “부모님과 함께 사는 집에 불쑥 찾아와 노부모님이 피싱 사기인 줄 알고 겁을 먹으셨다”며 “주주 명부에 기재된 정보를 바탕으로 한 절차라지만, 요즘 세상에 사전 통지도 없는 방문은 삼성답지 않은 구태”라고 비판했다.

    [땅집고] 지난 21일 의결권 대행사에서 소액 주주들의 자택 방문 후 부재 안내문을 붙여뒀다./독자 제공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를 위해 대행업체를 선임했다. 행위 자체는 공시된 절차지만 확보된 주주의 주소 정보가 주주 권익이 아닌 경영진의 연임을 위한 ‘표 모으기’에 활용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주주들이 더욱 분노하는 지점은 호텔신라의 경영 현주소다. 호텔신라 주가는 현재 4만8250원(24일 기준) 선이다. 코스피가 5800선을 넘어 6000을 바라보는 흐름과 달리, 호텔신라 주가는 코스피가 2000대이던 시기와 큰 차이가 없다. 인천공항 면세점 철수로 인한 1900억원의 위약금 발생, 6분기 연속 면세사업 적자 등 경영 실책이 뼈아프지만 주주 환원 정책은 전무하다시피 하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재무 구조를 개선해 수익성 개선 등 기업 및 주주 가치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지분 0% 전문경영인 6연임 도전

    특히 이부진 사장은 호텔신라 지분을 단 1주도 보유하지 않은 전문경영인 신분이다. 호텔신라의 주주 구성은 2025년 9월 기준으로 삼성생명(7.3%), 삼성전자(5.11%), 삼성증권(3.1%)등 계열사 지분(16.9%)과 국민연금(7.02%) 등으로 이뤄져 있다. 소액주주 비율은 73.4%다. 지분 구조상 절대적 과반을 확보한 주체가 없는 만큼, 주주총회에서는 소액주주 표심이 적지 않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구조다.

    결국 주가 폭락으로 고통받는 개미투자자들에게 경영 실패에 대한 사과나 자사주 소각 등 구체적인 보상안을 내놓는 대신 20년 가까이 장기 집권을 위한 ‘위임장 확보’라는 손쉬운 길만 택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주주는 “위임장을 써주면 결국 회사가 유리한 쪽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텐데, 주가는 반토막 내놓고 표만 달라는 건 염치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시장에서는 이번 논란이 호텔신라의 경직된 거버넌스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논란이 호텔신라의 경직된 거버너스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상법 개정과 주주가치 제고가 화두인 현재의 자본시장에서 주주를 진정한 파트너로 인식하고 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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