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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는 1주택자…다주택자 겨냥한 규제 폭탄은 현실 모르는 것"

    입력 : 2026.02.21 06:00

    85%는 1주택자, 규제는 연대책임?
    “진짜 투기꾼은 따로 있다”
    [땅집고]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 /김진우 교수 연구실

    [공급 해법 인터뷰 ②] 서울 주택 350만호 중 절반이 임대…“전월세 줄이면 시장 더 불안”

    [땅집고] “임대 물량을 줄이면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는 접근은 단순합니다. 서울 주택의 절반은 전월세입니다. 이 축이 흔들리면 시장 전체가 불안해집니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 교수는 “국내 전월세 시장의 구조적 위험이 크다”고 진단했다. 다주택자를 일괄적으로 압박해 매물을 유도하는 방식은 단기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임대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진유 교수는 주택과 부동산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그는 ‘전세의 역사와 한국과 볼리비아의 전세 제도 비교분석’(2015), ‘아파트 실거래가와 거래량이 시세에 미치는 영향’(2012) 등 다수의 논문을 통해 전세 제도와 주택시장 구조를 분석해왔다. 최근에는 연구 범위를 도시와 공공임대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다. 저서로는 ‘도시의 미래: 진단과 처방’, ‘공공임대주택의 수요자와 사업자, 그리고 지역사회’ 등을 펴내며 도시정책과 공공임대주택의 역할을 심층적으로 다뤘다. 또한 국내에서는 ‘전세사기 예방을 위한 제도 개선방안 연구’(2025)를 통해 전세사기 문제에 대한 제도적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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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은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

    - 현 정부 ‘다주택 임대사업자 비판’ 발언, 어떻게 보나.

    “단기적으로는 매물이 늘어 가격 안정 효과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구조를 봐야 한다. 서울에는 약 350만호 주택이 있고, 이 중 절반가량이 전월세 등 임대다. 만약 임대사업자들이 매물을 대거 내놓아 임차인 5~10%가 단기간에 자가로 이동해야 한다면, 그 수요를 시장이 흡수할 수 있을까. 상당수는 어렵다.

    결국 전월세 시장이 더 불안해질 가능성이 높다. 서민에게 더 필요한 것은 자가 확대가 아니라 안정적인 전월세 공급이다.”

    - 전월세 시장 전망은.

    “매매시장은 착공 물량 증가로 2년 정도의 고비를 넘기면 2028년쯤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전월세 시장은 다르다. 전월세는 구조적으로 줄어드는 흐름이다. 전세가 줄어드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내다본다.

    [땅집고] 2023년부터 2025년까지 근 3년간 우상향을 그리고 있는 전국과 수도권, 서울 전세가격지수. /김진유 교수 연구실

    전세금 자체가 너무 높아졌다. 전세사기 위험까지 겹치면서 월세화가 고착화 되고 있다. 주거비가 구조적으로 상승하는 흐름이다. 다음으로 공공임대 부족이다. 대규모 단지를 공급해도 공공임대 비율은 제한적이다. 이 물량으로 전체 전월세 수요를 감당하기는 어렵다. 마지막으로 정책 기조가 실거주 중심으로 굳어지면서 신규 분양 단지에서도 전세 물량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 예전엔 1만호 입주하면 상당량이 전세로 풀렸지만, 이제는 실입주가 원칙이 되면서 전세 공급이 줄어든다.”

    - 다주택자 규제는 어떻게 봐야 하나.

    “단순히 ‘다주택자는 투기꾼’으로 보는 접근도 현실과 다르다. 소유 건수별 주택 소유자수 통계를 보면 85%가 1주택자, 12%가 2주택자, 3%만 3주택 이상이다. 수십수백 채 보유자는 극소수다. 그 소수를 정밀하게 규제해야 한다. 모든 문제를 소수에게 돌리는 방식으로는 시장을 설득할 수 없다.

    [[땅집고] 2015년부터 2023년까지 1주택이상 3주택 이하 소유건수별 주택소유자수 추이. /김진유 교수 연구실

    HUG 자료를 보면 6채 이상 보유자의 보증보험 사고율이 6%까지 오른다. 5채 이하는 1~2% 수준이다. 6채 이상은 의무적으로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고 회계감사를 받도록 하는 식의 ‘디테일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

    - 전세사기 예방 대책은.

    “전세사기를 막으려면 사후 지원보다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10주택 이상 보유자가 11번째 주택을 매입할 경우 전세를 끼더라도 최소 30%는 자기자본을 넣도록 하는 전세가율 상한제를 검토할 수 있다. 또 전세계약 등록 의무화를 통해 임차인 정보와 보증금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제도도 필요하다. 일부 국가에서는 계약 내용을 등기부에 의무 등록한다.

    현재 평균 전세가율은 약 70%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통상 80% 이상이면 ‘깡통전세’ 위험 구간으로 본다. 80%를 넘기면 집을 팔아도 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렵지만 70% 선은 평균 수준이면서도 안전장치 역할을 할 수 있다.”

    - 깡통전세·전세난·역전세 등 용어도 혼란스럽다.

    “깡통전세는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높거나, 통상 전세가율 80% 이상인 고위험 상태를 말한다. 역전세는 신규 전세가격이 기존 계약가보다 낮아지는 경우이고, 역전세난은 임대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앞으로는 역전세난보다 전세난 가능성이 더 크다. 임대 물량이 줄고, 비아파트 시장이 전세사기 여파로 위축됐기 때문이다.”

    - 정부에 조언한다면.

    “현재 규제 정책이 너무 포괄적이다. 3주택 이상을 동일하게 묶어 종부세, 양도세 패널티를 부과하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 정말 잡고 싶은 투기적 다량 보유자는 따로 있다. 그 집단을 정밀하게 정의하고, 세제와 거래 허가를 차등 적용해야 한다. 집을 갈아타거나 전세를 끼고 매수하는 일반적인 사다리 이동까지 범죄시하는 접근은 위험하다. 주택 시장은 단일한 길만 있는 구조가 아니다. 다양한 경로를 알아보고 파악해서 경로 중 위험 구간만 정밀하게 관리하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존의 경직된 용도 규제에서 벗어나야 한다. 주거 수요가 늘면 주거로, 상업 수요가 늘면 상업으로 유연하게 전환할 수 있어야 한다.” /ks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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