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2.08 06:00
현장에서는 기피시설 된 임대주택
정부는 ‘집값 안정화’ 카드로 활용한다
청사 부지는 100%·과천·태릉·용산도 임대
정부는 ‘집값 안정화’ 카드로 활용한다
청사 부지는 100%·과천·태릉·용산도 임대
[땅집고] “인식이 바뀌면 임대주택으로도 얼마든지…”
6만 가구 공급 대책이 첫 단계인 부지 확보부터 주민 반대 벽에 부딪힌 가운데, 정부가 물량 절반을 기피 대상인 임대주택으로 짓겠다고 밝혀 논란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이미 용산 등 물량이 집중된 지역에서는 근조화환 릴레이가 펼쳐지는 등 반대 여론이 극심하다. 현장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대책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안정화보다 정치적 효과 극대화를 노린 포석이라는 의견마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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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대 주택으로 집값 잡는다’ 확신하는 정부
정부가 ‘1·29 주택공급대책’을 통해 임대 주택을 통한 집값 안정화를 시사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임대주택은 집값을 잡는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에 “시장 상황과 국민 인식이 바뀌고 양질의 임대주택이 공급된다면 얼마든지 (집값)은 바뀔 수 있다”고 했다. 이날 김 장관은 총 519가구를 공급할 서울 강남구 서울의료원 부지를 시찰했다.
정부는 6만 가구 중 절반가량을 임대주택으로 공급한다. 현행 노후공공청사 복합개발 기준에 따르면 새로 짓는 청사·공공시설 등을 제외한 주거 공간은 전체를 청년이나 고령자를 위한 임대주택으로 활용해야 한다.
과천 경마장(9800가구)과 태릉CC(6800가구) 등 대규모 사업지도 임대 가구 비중이 상당하다. 관련법에 따르면 국공유지에 들어서는 주택은 전체의 35% 이상을 공공임대로 배정해야 한다. 도시개발법을 적용받는 용산국제업무지구도 25% 이상이 임대주택으로 채워야 한다. 도합 2만6500만가구다. 총 물량의 45%가 임대주택이라는 말이다.
◇물량 폭탄, 근조 화환 폭탄으로…전문가 “실효성 0”
정부의 자신과 달리, 현장에서는 실효성 우려 목소리가 일찍부터 나온다. 첫 단추인 부지 확보부터 가로막혔다. 용산과 과천 등 수천가구 물량 폭탄이 예고된 해당 부지에는 정부 대책 발표 직후 근조 화환이 폭탄처럼 날아들고 있다. 정부가 지자체와 협의 없이 주택 공급을 발표한 데다, 대부분이 임대 주택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대 주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 공공임대주택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공급돼 기피시설로 꼽힌다.
이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초기 부동산 정책과 비슷하다. 문 전 대통령은 임대 주택 공급에 집중한 결과, 집값 폭등이라는 결과물을 받았다. 다주택자 중심의 민간 임대 시장을 축소하면서 국가의 공공임대를 대폭 늘리는 정책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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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6만 가구 공급 대책을 ‘무늬만 공급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시장 안정화를 위해 공급이 필요한 상황인데, 임대 주택은 실질적으로 공급 물량이 아니다.
필명 ‘빠숑’을 쓰는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분양(공급) 임대로 바꾸면 사실상 시장에 나오는 분양 물량이 더욱 줄어든다는 의미”라며 “균형가격을 내리려면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했다.
매우 신속한 주택 공급이 이뤄질 경우에는 임대 주택으로도 충분히 집값 안정화를 이룰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의 김인만 소장은 “매년 6만 가구를 공급하면 임대주택으로도 집값을 잡을 수 있으나, 다소 이상적인 측면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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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부동산 안정화보다 정치적 효과 극대화를 노린 포석이라는 의견마저 제기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이번 대책으로 정부가 실제 공급 주택 수 보다 ‘큰 수’를 중요시한다는 걸 보여줬다”며 “2030을 상대로 ‘집을 짓겠다’는 메시지를 보내 표심과 멀어지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했다. /westseou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