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6.01.14 06:00
국내 1호 실버타운 ‘유당마을’
‘스마트 체험실’에서 본 스마트한 노후
‘스마트 체험실’에서 본 스마트한 노후
[땅집고] 경기 수원 광교중앙역에서 영동고속도로 북수원IC를 빠져나와 광교신도시 방향으로 10분쯤 들어서자, 광교산자락을 배경으로 한 12층 규모의 건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1989년, 노인복지라는 개념조차 낮설던 시절 빨간 벽돌 건물로 문을 열었던 국내 1호 실버타운 유당마을이다.
◇ 신관과 본관, 케어홈까지…생애주기 맞춤 돌봄
올해로 서른여덟 살이 된 이곳은 세월의 흔적 대신 세련된 활기가 넘쳤다. 로비에 들어서자 노후 시설 특유의 냄새 대신 호텔 로비 같은 쾌적함이 느껴졌다. 유당마을은 2023년부터 공실이 생길 때마다 리모델링을 진행, 현재는 신축 단지 못지않은 깔끔한 주거 공간을 갖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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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관과 본관, 케어홈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입주민의 건강 상태에 따라 세심하게 나뉜다. 스스로 활동이 가능한 분들을 위한 신관, 돌봄이 필요한 분들을 위한 본관, 그리고 24시간 밀착 케어가 필요한 초고령층을 위한 케어홈까지. 입주자 개별 생애 주기에 맞춘 돌봄이 가능한 구조다.
◇ 식당은 단순한 식사 공간이 아니다…기회의 공간
유당마을에서 가장 중요하게 운영하는 공간은 식당이다. 한 달 의무식 90식을 고수한다. 이 원칙은 유당마을이 개관한 이후 한번도 바뀌지 않은 원칙이다. 조선화 부원장은 “식당은 300여 명 입주 어르신의 컨디션을 가장 잘 확인 수 있는 기회의 공간”이라며, “잠시 이동 중에라도 운동을 했으면 하는 취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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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은 식사 시간에 어르신의 표정부터 행동, 컨디션 변화를 살핀다. 식당에 나타나지 않으면 즉시 연락하고, 필요하면 간호사가 직접 방문 확인에 나선다. 쉽게 말해 매일 삼시세끼 제공은 이상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는 안전장치로도 활용하는 셈이다.
◇ “일주일 내내 스케줄 꽉 차 있어요”…안하면 손해
유당마을의 프로그램은 요일별로 촘촘히 짜여 있다. 도예, 서예, 실내 골프는 물론 매일 영화가 상영되는 전용 극장과 오후 3시면 사랑방이 되는 ‘고향찻집’까지 운영한다. 오후 4시경 방문한 어르신들 전용 노래방에서는 ‘하모니카 동아리’ 연습이 한창이었다.
가장 독특한 점은 이 모든 비용이 월 생활비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시설을 이용할수록 소위 본전을 뽑는 구조라, 어르신들은 적어도 1~2개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5년 전 입주한 권 씨(76)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스케줄이 꽉 차 있어 심심할 틈이 없다”고 했다.
◇ “시니어는 기술을 싫어한다?”…VR에 푹 빠진다
이곳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는 공간은 ‘스마트 체험실’이다. 스마트 체험실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키오스크 이용법을 익히는 실생활 교육존, 가상현실을 체험하는 VR 존, 치매 예방과 두뇌 자극을 위한 해피테이블·엑서브레인 존으로 구성됐다. 조 부원장은 “시니어들이 신기술에 거부감을 느낄 것이라는 편견이 있지만, 실제로는 적응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며 “익숙해지면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이용한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는 유당마을의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오래된 시설’이 아니라 ‘계속 진화하는 생활공간’이라는 점에서다.
◇ 시설의 규모보다...전문화된 운영 시스템
입주 비용은 평형과 시설에 따라 차이가 있다. 신관 보증금은 2억 2000만~4억 8000만원, 본관 보증금은 1억 6500만~3억 7000만원이다. 1인을 기준으로 한 월 비용은 238만~245만원, 부부가 같이 사용하는 2인실의 경우 월 합산 비용은 368만~409만원 선이다. 케어홈은 24시간 관리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보증금은 낮지만 월 비용은 월 370만~470만원 선으로 상대적으로 높다.
유당마을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실버타운이지만,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요양업계 전문가는 “노후 주거의 정답은 없지만, 초고령사회에서는 시설의 규모보다 얼마나 전문화된 운영 시스템을 갖추었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kso@chosun.com
땅집고가 최근 늘어나는 시니어 부동산 개발 니즈에 맞춰 ‘노인복지주택 관리 및 운영 전문가과정(7기)’을 2월 개강한다. 시니어주거·케어시설을 부동산 투자 개발 관점에서 짚어보고 방향성과 전략, 운영관리의 중요성까지 다루는 실전형 과정이다.
강의는 9주간 총 16회로 진행한다. 강의 시간은 매주 수요일 오후 3시30분~6시며, 수강료는 290만원이다. 땅집고M 홈페이지(zipgobiz.com, ▶바로가기)에서 신청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