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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은 뒷걸음인데 3년 만에 두 배 뛰었다…'작전주 논란' 휩싸인 삼표시멘트

    입력 : 2026.01.09 06:00

    펀더멘털 없는 급등, 삼표시멘트 주가에 쏠린 의문
    3년 만에 두 배 뛴 주가, 실적은 뒷걸음

    [땅집고] 서울 성수동 삼표레미콘 부지. /서울시

    [땅집고] 내수 시장 침체로 시멘트 업계 전반이 불황에 빠졌지만, 삼표시멘트 주가는 정반대 흐름을 보이며 상한가를 기록해 ‘작전주 논란’이 고개를 들고 있다. 모회사인 삼표그룹의 성수동 삼표부지 개발 기대감이 부각됐지만 해당 호재가 삼표시멘트의 실적이나 사업 구조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주가가 급등하면서다.

    ☞관련기사: 현대차장인 삼표그룹 회장 4년 구형 파장, 사법리스크에 5조 개발 사업 어쩌나

    최근 삼표시멘트 주가는 단기간에 치솟으며 3년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간 3000원 안팎에서 횡보하던 주가는 모회사인 삼표그룹이 추진 중인 서울 성수동 삼표레미콘 부지 개발 기대감이 나오면서 지난달 장중 한때 6350원을 넘어섰다. 평균 주가 기준으로 두 배 이상 뛴 수준이다.

    문제는 주가 급등을 설명할 만한 사업 펀더멘털 변화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신규 수주, 실적 개선 전망, 자회사 가치 재평가 등 주가를 자극할 만한 공시나 공식 발표는 전무했다. 시장에서는 “그룹이 성수동 핵심 부지를 보유하고 있다는 기대감 외에 주가 상승을 설명할 근거가 없다”는 반응이다.

    [땅집고] 이달 8일 기준 삼표시멘트 3년간 주가 추이. /네이버 증권

    ◇쪼그라드는 시멘트 업계…단기 회복 불가 전망

    삼표시멘트의 본업인 시멘트 업황은 오히려 악화일로다. 건설 경기 둔화로 출하량이 급감한 데다, 탄소 감축 정책 강화로 설비 투자 부담까지 커지면서 시멘트 업계는 IMF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국면을 겪고 있다.

    실제 내수 판매 시장은 빠르게 쪼그라들고 있다. 지난해 시멘트 내수 판매량은 3600만t 수준에 그치며 3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3년 5024만t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3년 만에 약 1400만t이 줄어든 셈이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내수 절벽과 원가 부담이 겹친 상황에서 건설 경기가 단기간에 회복될 것이란 보장이 없다”며 “정부 주도의 대규모 인허가 물량이나 공공 발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업황 반등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삼표시멘트 실적도 바닥을 쳤다. 8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표시멘트의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5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29억원으로 48.8% 줄었다. 매출 감소폭에 비해 수익성 하락이 더 컸다는 점에서 비용 부담이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모회사 호재 기대어 치솟았으나…단기간 조정 및 급락 가능성 커

    이런 상황에서 삼표시멘트 주가가 급등한 배경으로 거론되는 것은 삼표그룹의 성수동 삼표부지 개발 사업이다. 총 사업비 5조원을 투입하는 이 사업은 연면적 44만㎡ 부지에 최고 79층 규모의 초고층 복합시설을 짓는 대형 프로젝트다. 완공 시 롯데월드타워에 이어 서울에서 두 번째로 높은 랜드마크가 된다. 부지 매입가가 3.3㎡(1평)당 약 4500만원으로 현재 시세(약 1억5000만원)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성수동 금싸라기 땅에 용적률을 최대 800%까지 적용받는다는 점에서 개발 이익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다만 단기간에 실질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해당 사업은 아직 개발계획 수립 단계에 머물러 착공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개발 완료와 분양 수익이 현실화하기까지는 최소 수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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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에 오너 리스크까지 겹쳐 있다. 최근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1호 구형되며 재판에 넘겨졌다. 현재 약 640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 만기가 올해 10월로 10개월가량 남아 있는 가운데, 금융권이 오너의 사법 리스크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되거나 사업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표시멘트 주가 흐름은 개발 기대감에 기대 급등했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개발 수혜주’ 사례와도 유사하다. 동양고속과 천일고속은 재개발 기대감이 부각되면서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같은 대형주를 제치고 코스피 상승률 1·2위를 기록했다. 두 종목 모두 주가가 900% 가까이 오르며 10배 안팎으로 급등했지만, 본업 경쟁력과는 무관한 테마성 상승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컸다.

    삼표시멘트 역시 실적 개선 신호 없이 개발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적 자금 유입과 작전주성 거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 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위적으로 주가가 부풀려질 경우, 매수세가 꺾이는 순간 급격한 조정이나 급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정보 접근성이 낮은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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