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재벌총수' 뺨치는 JB금융 회장…내규 바꿔 9년 연임, 은행장 인사 좌우

    입력 : 2025.12.30 06:00

    [부패 이너서클 의혹 받는 JB금융지주 집중탐구 ②] 내규 바꿔 3연임, 은행장 인사까지 좌지우지

    [땅집고] JB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선임과 관련해 업계 안팎에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올해 3월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은 3연임에 성공했는데, 회사 내규를 바꿔가면서까지 무리하게 연임을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금융당국의 업무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금융기관 지배구조와 관련해 “가만 놔두니 부패한 이너서클이 생겨 멋대로 소수가 돌아가며 계속 지배권을 행사한다. 회장 했다가 은행장 했다가 왔다 갔다 하면서 10년, 20년씩 하는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이 지적에 대응해 내년 금융감독원이 벌이는 검사에 JB금융이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관련기사 : JB금융 회장, 제왕적 인사권?…'김건희 집사 게이트' 의혹에도 측근 은행장에 단독 추천

    ◇ 내규까지 고쳐 3연임…김기홍 회장, 9년 장기 집권 길 열어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은 2019년 3월 처음 JB금융 수장에 올랐다. 2022년 한 차례 연임해 지금까지 6년간 JB금융을 이끌어왔다. 올해3연임까지 성공해 앞으로 3년 더 총 9년간 JB금융 회장을 역임하게 됐다.

    [땅집고]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JB금융

    김 회장은 1957년 1월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 경동고를 졸업하고 미국 바랏칼리지에서 경영학 학사를, 미주리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조지아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조세연구원 전문위원과 보험개발원 연구조정실장을 거쳐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로 재직했으며, 이후 충북대학교 국제경영학과 교수로 활동했다. KB국민은행에서 전략그룹 부행장과 수석부행장을 지내며 지주회사 설립을 주도했다. 이후 JB자산운용 대표이사, 팬아시아리컨설팅 대표 등을 역임한 뒤 2019년 J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에 선임됐다.

    하지만 JB금융은 무리하게 CEO 나이 규정을 바꿔가면서 김 회장의 3연임의 길을 터 놓았다. JB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에는 사내이사 선임과 재선임시 연령을 만 70세로 제한하고, ‘재임 중 만 70세가 도래하면 최종 임기를 정기 주총까지 제한한다’는 문구가 있었다. 그런데 이를 ‘선임·재선임 시점에만 만 70세 미만이면 된다’고 바꿨다. 김 회장은 올해 만 68세이고, 남은 임기를 채우면 70세가 넘어가지만, 남은 임기 3년을 모두 마칠 수 있게 된다. 기존 규정에 따르면 2027년 3월 열리는 정기주총이 임기 종료 만료시기이지만, 이로부터 1년 더 회장직을 유지할 수 있는 것. 전문 경영인이 아니라 재벌 총수처럼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최근 ‘김건희 게이트’에 연루된 박춘원 JB우리캐피탈 대표를 계열사 전부은행장 후보로 추천하는데, 김 회장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전임인 백종일 은행장이 이끌어온 전북은행은 최근 수년새 예대금리차 전국 1위라는 오명을 얻고 있었다. 또한 전북은행장 취임 전 캄보디아의 프놈펜상업은행장을 역임했는데, 강민국 국회의원실에 따르면 캄보디아 범죄집단인 프린스 그룹과 국내 은행 거래액 2100억여원 중 절반인 1250억원이 전북은행을 거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후보자로 단독 추천을 받은 박 대표 역시 김기홍 회장의 신망이 두텁다는 점이 은행장 선임의 배경으로 지목돼 비판을 받고 있는데, 전임 백 행장 역시도 김 회장의 추천이라는 말이 나온다. 은행장 후보로 결격 사유들이 많은데도 인사를 밀어붙였단 지적이다.

    ◇전북은행장 인사도 김 회장 뜻이었나…백종일·박춘원 인사 논란

    JB금융그룹은 지역 건설 경기 침체로 대출 연체율이 급등하며 자금 건전성도 타격을 받고 있다. 전북은행은 기업대출 업종별 포트폴리오에서 부동산·건설업 비중이 48.7%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하지만 지방 건설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연체율이 높아진 상황이다. 계열사 광주은행의 지난 3분기 말 기준 연체율은 0.86%로 1년 전 대비 0.28%포인트 상승했으며, 전북은행 연체율은 1.27%로 같은 기간 0.49% 높아졌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연체율이 모두 1%를 넘어서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분석이다.

    광주은행 노조는 지난해 김 회장 연임과 관련해 내부 규정을 ‘셀프 개정’으로 규정하고 강력한 공개 반대에 나섰다. 노조는 “김 회장이 지역은행의 금융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이익 목표 할당 금융상품 파생으로 기반 고객 이탈을 가속화시켰다”며 “은행의 영속과 발전을 위해 노동조합은 금융노조 연대 등을 통해 강력히 3연임 저지 투쟁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ykimhp206@chosun.com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