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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금융 회장, 제왕적 인사권?…'김건희 집사 게이트' 의혹에도 측근 은행장에 단독 추천

    입력 : 2025.12.26 06:00

    [부패 이너서클 의혹 받는 JB금융지주 집중탐구 ①] 전북은행장 선임 절차 갑자지 중단된 이유

    [땅집고] JB금융지주와 전북은행이 차기 회장과 은행장을 선임 중인데, 내년 금융감독원의 검사 대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관련업계에서 제기된다. JB금융지주 회장 후보자로 오른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회사 내규를 바꿔가면서까지 3연임에 성공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전북은행 최고 경영자 후보에 오른 박춘원 JB우리캐피탈 대표는 김건희 집사 게이트에 연루됐단 의혹을 받고 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금융당국의 업무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금융기관 지배구조와 관련해 “가만 놔두니 부패한 이너서클이 생겨 멋대로 소수가 돌아가며 계속 지배권을 행사한다. 회장 했다가 은행장 했다가 왔다 갔다 하면서 10년, 20년씩 하는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이에 대응해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 테스크포스를 출범하고 내년 1월까지 산하 금융기관 검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JB금융지주와 전북은행은 최근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선임하는 과정에 있는데, 금감원의 검사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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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건희 집사 게이트’ 연루 의혹 박춘원 은행장 후보…전북은행장 인사, 이너서클 논란 확산

    최근 JB금융은 진행중이던 박춘원 JB우리캐피탈 대표에 대한 전북은행장 인사 절차를 중단했다. 박 대표가 일명 ‘김건희 집사 게이트’에 연루됐단 의혹을 받고 있어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업무보고에서 “요새 저한테 투서가 엄청 들어온다. 무슨 은행에 행장을 뽑는다던가, 그런데 ‘누구는 나쁜 사람이고 누구는 선발 절차에 문제가 있다’ 등 엄청나게 쏟아진다”며 “주장이 단순히 경쟁 관계에서 발생하는 음해가 아니라, 상당히 타당성이 있는 측면이 있다. 똑같은 집단이 이너서클을 만들어서 돌아가며 계속 해 먹더라”고 지배구조에 대한 문제점을 짚었다.

    이를 두고 박춘원 대표의 은행장 선발 절차를 겨냥한 것 아니냔 이야기가 나온다.

    [땅집고]박춘원 전북은행장 후보. /JB우리캐피탈

    박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일가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이 운영하는 ‘IMS모빌리티’에 투자한 의혹을 받고 있다. 투자 과정과 관련해 지난 7월 김건희 특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적도 있다. IMS모빌리티는 자본잠식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을 고리로 대규모 투자 유치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회사 대표이자 김예성의 동업자인 조영탁은 지난 6일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박춘원 JB우리캐피탈 대표는 서울대 자원공학과 출신으로 시카고대 MBA를 수료한 뒤 삼일회계법인 공인회계사, 베인앤드컴퍼니 컨설턴트 등을 거쳐 캐피탈 업계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2021년 JB우리캐피탈 대표로 취임한 이후 실적 성장을 주도하며 2회 연임에 성공했다. 전북은행장 후보로 최종 확정됐지만, 사법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거취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캐피털사 대표가 자본잠식 회사 투자했는데도…“탁월하다” 단독 추천

    JB금융은 지난 7월부터 6차례에 걸쳐 자회사CEO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박 대표를 단독 추천했는데 김기홍 JB그룹회장과 JB금융 대주주인 삼양홀딩스 관계자 등 추천위원회 위원 3명이 작성한 추천 사유에는 탁월한 경영 성과, 수익성 개선, 자산규모 확대 등 장점 만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진다.

    통상 은행장 인사에서 후보자의 내부 통제 능력이나 여신·리스크 관리 경험을 중시하는데, 박 대표처럼 캐피털 회사 대표 출신 후보를 내세운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무엇보다 수익성을 중시하는 캐피털 회사가 자본 잠식된 회사에 투자했다는 것 자체가 의문으로 제기되는 상황이어서 공정하게 평가된 것이 맞느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JB금융 내부에서는 은행 경험이 전무한 박 대표가 은행장 후보자로 선정된 배경에 의문을 제기한다. 은행관련 이력이 전무한 박 대표가 은행장 후보까지 된 것은 결국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의 신임이 결정적이라는 분석이다. 김 회장이 직접 박 대표를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지주 회장이 재벌 총수처럼 제왕적 인사권을 행사한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정부 여당에서도 박 대표의 인사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조지훈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특보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북은행은 전북을 대표하는 금융기관인 만큼 금융의 공적 기능과 지역사회 공헌에 충실한 인사가 은행장을 맡아야 한다”며 박춘원 대표의 전북은행장 선임에 반대 입장을 공개 표명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부 출신이라는 형식만 빼면 이번 인사는 전형적인 ‘이너서클 재생산’이라는 평가가 나온다”이라며 “특정 인물들이 추천권과 의사결정 구조를 쥔 채 성과 위주로만 후보를 추려 돌려막는 구조라는 점에서 대통령이 지적한 이너서클 문제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고 했다.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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