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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학군 모두 대치동 앞선다" 2년 연속 수능 만점자 나온 이 동네

    입력 : 2025.12.16 06:00

    [편집자주] 강남과 비강남의 집값 격차가 무려 21배로 벌어지는 등 서울 전반에 부동산 양극화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 전통 학군이 여전히 강세지만, 학군보다 차익을 우선시하는 수요자가 늘어난 배경이다. 그 결과, 서울 도심에서 학군 수요를 흡수해 성장하는 지역이 하나 둘 나타나고 있다.

    [신흥 학군지] ② 서울 최고가 주거지 학원가 ‘서초구 반포동’

    [땅집고]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삼호가든사거리를 찾았다. ‘삼호가든5차’ 맞은편 고무래로에 진입하니 학원 간판이 줄줄이 보였다. 수학과 과학, 영어는 물론, 발레와 코딩, 연기, 줄넘기 등 예체능 학원 간판도 많았다. ‘반포리체’ ‘반포래미안아이파크’ 사거리에서는 신호가 바뀔 때 마다 수십명이 도로를 건넜다. 엄마 손을 잡은 유치원생부터 친구들과 무리지어 가는 학생들까지 연령대가 다양했다. 골목은 학생들과 노란색 학원 셔틀버스 행렬로 채워졌다. 셔틀에는 A영어학원의 연령별 모집 일정이 빼곡히 적힌 현수막이 펄럭이고 있었다. 서울 부동산 시장 최상급지로 불리는 서초구 반포동의 저녁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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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집고]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래미안아이파크' 아파트에서 학원가로 향하는 사거리 모습. /김서경 기자

    ◇유딩부터 고딩까지 바쁘다…수능 만점자 나온 반포동 학원가 풍경

    반포동 학원가는 2010년 전후로 일대 정비사업이 이뤄지면서 더욱 수요가 높아졌다.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전문직과 사업자가 몰렸고, 이들의 자녀를 대상으로 하는 학원이 점점 증가한 영향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반포주공1단지 3주구(래미안 트리니원), 1·2·4주구(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가 이주 및 철거에 들어가면서 일대 학원가가 옮겨왔고, 더욱 규모가 커졌다는 평가다.

    이 일대는 대치동처럼 도보권 학원가다. 일대 초중고교가 모두 대단지 사이에 위치해 걸어서 10분 이내로 학교와 학원, 집을 오갈 수 있다. ‘반포자이’ 내에는 원촌초·원촌중이 있다. ‘반포리체’ ‘반포써밋’ ‘반포래미안아이파크’ 사이에는 서원초와 원명초, 반포고가 있다.

    학원가가 성장하면서 일대 입시 결과 더욱 좋아지는 추세다. 자율형사립고교인 세화고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재학생 수능 만점자를 배출했다. 세화여고는 ‘의학계열 강자’, 반포고는 ‘균형 잡힌 일반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땅집고]서울 서초구 반포동 학원가에 유명 과학 학원이 '의치대관'을 운영 중이다./김서경 기자

    ◇ ”대치동·사립초? 안가요~” 달라진 반포동 학원가

    최근에는 ‘상위 1%’ ‘서초관’ ‘의대반’ 등 대치동에서 볼법한 글자도 목격된다. 대치동 소재 유명 학원의 분점이 여럿 생긴 것이다. 의대진학반 등 최상위권 수험생이라면 필수적으로 대치동에 가야했으나, 도보권 학원으로 충분히 수능을 준비할 수 있는 상황이다.

    반포동 한미공인중개사 사무소 김유진 실장은 “일대가 신축 아파트로 바뀌면서 정보력을 갖춘 젊은 중산층이 대거 유입됐다”며 “이들을 중심으로 반포동 학원가가 더욱 활발해졌고, 최근에는 대치동에 안 가도 된다는 분위기”고 했다.

    압구정 등 타 강남권보다 국제학교나 사립초 진학 비율도 낮은 편이다. 서원초는 전교생 수가 1636명이다. 학급 당 학생 수가 30.9명으로 과밀(학급 당 학생 수 28명)에 해당한다. 인근의 원명초, 원촌초 전교생 수도 1151명, 948명으로 많은 편이다. 서울 일부 초교가 폐교 위기에 놓였으나. 이 일대는 전학생 수가 매년 늘고 있다.

    [땅집고]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학원가에서 '반포리체' '반포래미안아이파크' 아파트를 향하는 학생들의 모습. /김서경 기자

    ◇ “더 공고해졌다” 부동산 양극화로 더욱 높아진 반포의 벽

    2020년 이후 나타난 아파트 가격 상승세와 부동산 시장 양극화, 고강도 부동산 규제는 반포동 학원가에도 영향을 줬다. 과거에는 반포동에서 나고 자란 이른바 ‘반포키즈’ 외에도 용산과 성동 등 강북권에서 넘어오는 이들이 있었으나, 이제는 이마저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현장에는 변화가 나타난 배경으로 입시 제도보다 부동산 시장의 영향을 꼽는 이들이 많았다. 반포동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부동산 양극화로 인해 전반적으로 반포동 진입 장벽이 공고해진 느낌”이라라고 했다. 반포동 D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역시 “10·15대책 이후 대출이 더욱 어려워지면서 수십억 자산가만 올 수 있는 동네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강남 한강변 아파트는 무서운 가격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2018년 준공한 ‘반포래미안아이파크’(829가구) 전용 84㎡는 2020년 12월 28억원(8층)에 팔린 뒤 올해 7월에는 45억원(14층)에 매매 계약을 체결해 5년 간 가격 상승폭이 17억원에 이른다. 상승률 60%다.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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