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5.10.24 06:00
[땅집고] A씨는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 ‘텐즈힐1단지’ 전용 59㎡를 감정가 12억3000만원보다 3억원 이상 높은 15억3190만원에 낙찰받았다. 낙찰가율 124%로, 최근 1달 새 마·용·성 낙찰가율 중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이는 현재 매물 최저 호가인 18억2000만원보다 3억원가량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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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법원 경매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강남권은 물론, 한강벨트 지역을 중심으로 수십 명 응찰자가 몰리거나, 감정가를 크게 웃도는 고가 낙찰 사례까지 나왔다. 이러한 분위기는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이 단기간에 가파르게 오른 영향이다. 상승세가 커지자,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집을 살 수 있는 경매 시장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경매 나온 2채 중 1채 낙찰…서울 아파트 낙찰률 50% 돌파
땅집고옥션에 따르면 9월(이하 1~26일 기준)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50.7%로, 전월 40.3% 대비 10.4%포인트(p) 올랐다. 이는 2022년 6월(56.1%) 이후 3년 3개월 만에 최고치다. 특히 마포·용산·성동구 등 한강벨트 지역 낙찰률은 100%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격 비율)은 평균 97.3%로, 6·27 대출 규제 전인 지난 6월(98.5%) 이후 석 달 만에 가장 높았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85㎡는 최저감정가 24억9000만원보다 8억8000만원 비싼 33억7000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이 135%에 달한다.
땅집고옥션에 따르면 마포·용산·성동구 등 한강벨트 지역 낙찰률은 100%를 기록했다.
용산구 한강변 아파트인 이촌동 ‘현대한강’ 전용 59㎡(10층)는 최저감정가 17억3000만원보다 2억4000만원 이상 비싼 19억7011만원에 낙찰됐다. 이 낙찰 가격은 현재 매매 시장에 나와 있는 19억9500만원 저층 매물보다 2000만원가량 낮다.
◇ 지방 경매 시장은 찬 바람 쌩쌩
반면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과 지방 아파트에서는 두 지수가 하락하는 등 경매시장에서도 서울과 비(非)서울 아파트 가격이 양극화하는 추세다.
경기도는 낙찰률(38.5%)이 전월 대비 0.2%포인트, 낙찰가율(86.9%)은 0.3%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인천은 낙찰가율(78.6%)은 2.7%포인트 올랐으나 낙찰률(31.8%)은 3.2%포인트 내렸다.
이들 지역의 경우 평균 응찰자 수도 줄었다. 경기도는 6.9명으로 2022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전국으로 대상을 확대하면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물건이 늘었지만, 매수세가 쪼그라들면서 낙찰률이 전월보다 3.0%포인트 하락한 34.9%를 기록했다. 2023년 9월 이후 2년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westseou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