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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유산의 민낯"…서부간선도로 공사, 교통지옥에 민원 폭주

    입력 : 2025.09.03 14:17 | 수정 : 2025.09.03 14:42

    [땅집고] 서울시가 지난 6월 자동차 전용도로였던 서부간선도로를 일반 도로로 바꾸는 공사에 착수하면서 ‘교통지옥’이 현실화했다. 출퇴근길 정체가 극심해지자 시민 불만이 폭발했고, 급기야 온라인에는 “오세훈 시장을 살해하겠다”는 협박 글까지 올라와 경찰이 20대 남성을 긴급 체포하는 사태로 번졌다.

    민원도 폭주하고 있다. 지난달 23일까지 서울시에 접수된 항의 민원은 182건으로 하루 평균 세 건꼴이다.

    문제의 발단은 박원순 전 시장 시절인 2013년부터 추진된 ‘서부간선도로 일반도로화 및 친환경공간 조성공사’다. 서울시는 총 1256억원을 투입해 올해 11월까지 중앙분리대와 지하차도를 없애고 평탄화 작업을 진행한다. 자동차 전용도로로 단절된 공간을 안양천과 연계해 공원·보행로·자전거도로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이다.

    관련기사 : '상습정체' 서부간선도로 지옥도로 전락…결국 유료도로만 배 채우나

    [땅집고]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일대 서부간선도로 오목교 동측 지하차도 구간. 성산대교 방면 지하차도가 평면교차로 전환 공사로 막히면서, 상부도로에 차량이 길게 막혔다. /온라인 커뮤니티

    하지만 현장은 사실상 아수라장이다. 차로가 줄어든 상황에서 서울시가 우회로로 제시한 국회대로마저 공사 중이어서 ‘쌍공사’ 상태에 갇혔다. 광명~서울고속도로 개통은 2027년으로 늦춰져 분산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대체도로로 기대했던 서부간선지하도로도 무용지물이다. 화물차는 진입할 수 없고, 중간 출구도 없다. 2800원의 통행료 부담까지 겹쳤다. 지난 3일 오전에는 지하도로에서 차량 화재가 발생해 1시간 반 동안 전면 통제가 이뤄지면서 출근길은 그대로 마비됐다.

    서울시는 단절된 생활권을 잇고 보행 안전을 확보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운다. 그러나 신호가 생기면 직진 흐름이 끊겨 주행 속도가 급감할 수밖에 없다. 시민이 체감하는 편익보다 교통 불편이 훨씬 크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시는 “서울광명고속도로 개통으로 교통량이 분산될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여론은 가라앉지 않는다. 결국 시는 “오목교 구간 공사만 마무리하고 나머지는 교통 상황을 지켜본 뒤 추진하겠다”며 계획을 조정했다.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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